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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0/ 칠십 인생을 돌아보며 깨달은 일곱 가지 삶의 지혜 260

lsk 2025. 3. 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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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 인생을 돌아보며 깨달은 일곱 가지 삶의 지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들어가며,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을 마주한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선택이 대부분이다. 젊은 시절에는 나름대로 확신을 가졌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예상과는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다. 칠십 평생을 돌아보며,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된 일곱 가지 삶의 지혜를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배우자 선택에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

우리는 젊은 시절, 배우자를 선택할 때 외모, 학력, 직업, 집안 배경이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였다. 특히 안정적인 직장과 좋은 집안을 가진 사람이 결혼 생활도 원만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살면서 주위를 돌아보니 유전적 요소와 인성, 성향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아왔다. 겉으로 보이는 조건이 결혼 생활을 결정짓지 않으며, 서로의 성향이 조화로운지, 가치관이 맞는지가 더욱 중요한 요소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요즘의 젊은 남여는 '필(feeling)'을 중요시 한다. 필자는 필 개념이 원만한  남여관계를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 양육에 자유방임과 과잉개입 사이에서

젊은 시절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뚜렷한 철학 없이 일을 우선시하였다. 자녀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고, 구체적인 대안없이 그냥 열심히 하기만을 바라면서 일상의 학습태도에 주목하고 과잉개입하였다. 지금 돌아보면 자녀교육은 과잉 개입보다는 자유방임에 가까운 방식 즉, 유연한 개입(nudge)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자녀는 부모의 기대보다는 자기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기보다는 독립적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교수로서의 삶과 균형의 중요성

대부분의 교수들은 교수직을 시작하며 강의, 연구, 봉사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전공, 성향, 사회적 수요, 교육철학에 따라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르게 된다. 필자의 경우,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편향적인 방식으로 38년간의 교수직을 감당하였다. 되돌아보면 잘한 것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교수로서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자산 관리의 안정과 투자 사이에서

대부분의 직장인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분의 자산을 관리하는 방식에 여러 갈래를 경험한다. 안정적인 예·적금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나설 것인가? 필자는 안정적인 방법을 선호했지만, 지나고 보니 포트폴리오 방식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했을 것 같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가 높은 지역과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깨달았다.

일 중심과 관계 중심의 사이에서

인간관계는 개인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는 주로 일 중심의 인간관계를 유지해왔다. 일을 성실히 하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도 형성되었다. 그러나 대개는 일이 끝나면 인간관계도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며, ‘3·3·3 법칙’을 선호하게 되었다. 즉, 세 명 정도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데 편하고 충실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취미와 여가는 젊을 때 시작했어야 했다

나에게 취미란 곧 일이었다. 휴일도 없이 일하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여가도 결국 일과 연결되었다. 그래도 테니스를 십여 년, 골프를 간헐적으로 삼십여 년 해왔지만, 젊은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스포츠를 즐겼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변을 보면, 20대부터 시작한 스포츠나 예술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사람들이 정년 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젊을 때부터 몸과 마음의 관리와 취미와 여가활동을 가졌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이제야 갖게 되었다. 예체능의 취미와 여가활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정년 이후 희망하는 전원생활은  정년 십 년 전에 준비해야 한다

대부분의 고령층이 그렇듯, 나 역시 정년 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 정년을 1년 앞두고 대구 인근 팔공산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년 10년 전부터 미리 준비하고, 삶의 터전을 가꾸는 기간이 필요했다. 특히, 정년 후 전원주택을 짓거나 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팔공산의 전원생활을 임대로 시작했고, 현재 서귀포 혁신도시에서도 임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유보다 사용으로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인생은 지속적인 배움의 과정이다.

칠십 평생을 돌아보며 확신했던 것들이 흔들리고, 다시금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지나간 선택을 후회하기보다 남은 삶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다. 과거를 돌아보며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