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5/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새로운 출발: 이성근 교수님의 은퇴를 축하하며 269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새로운 출발: 이성근 교수님의 은퇴를 축하하며"
백도현 굳윌교회 담임목사
신영(信咏) 이성근 교수님께서 영남대학교에서 38년간 교수로 헌신하시고, 이제 명예로운 은퇴를 맞이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수님께서 뿌린 학문의 씨앗들이 한국 각지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흐뭇한 마음이 드실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을 믿습니다. 오늘 이 순간이 있기까지 교수님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은퇴란 단순히 직임에서 물러나 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마치 자동차의 타이어를 교체하고 더 힘차게 달리는 ‘Retire’라는 의미처럼, 교수님께서는 이제 더욱 자유롭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교수님께서는 칼럼과 강연, 그리고 집필을 통해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시며, 혼돈 속에서 질서를 정립하는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사역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계신 교수님을 제 인생에서 만나 함께 신앙의 길을 걸을 수 있었음은 저에게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감사드립니다.
은퇴 후의 삶은 단순한 직임의 연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삶을 더욱 충만하게 누릴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는 학문과 사역에 헌신하시느라 개인적, 가정적 삶을 많이 희생하셨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시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값지게 여기며, 삶의 참된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교수님과 함께 읽고 싶은 시가 있습니다.
"지금 하십시오"
지금 하십시오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 하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낄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곁에 있지 않습니다.
사랑의 말이 있다면 지금 하십시오.
미소를 짓고 싶거든 지금 웃어 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는 피고 마음이 설렐 때
지금 당신의 미소를 주십시오.
불러야 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작자 미상, 최효섭 목사 설교집에서 옮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맺어진 귀한 인연
벌써 교수님과 가족을 알게 된 지 35년이 되었군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섭리이며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85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계시던 시절, 교수님과 가족이 함께 샴페인 어바나 한인장로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피로 한 가족이 된 순간을 기억합니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변함없는 교제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구 굳윌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신앙의 길을 동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순간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믿습니다.
사람은 책이나 말로 배우기보다 인간관계를 통해 진정한 지혜를 배운다고 합니다. 저는 교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귀한 배움을 얻었습니다.
첫째, 준비성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예배 시간에 성경 봉독이나 기도를 맡으시면 미리 정성스럽게 준비하시고, 여러 번 읽어 뜻을 정확히 전달하시려는 노력을 기울이십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에서 교수님께서 강의와 연구도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셨을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관용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언제나 미소로 사람을 대하시고, 남을 좋게 평가하고, 이해하며 용서하는 넓은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예배 후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강연을 요청드렸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강연이 진행되려던 순간 한 교인이 이를 반대하며 방해하였고, 저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괜찮습니다"라며 유연하게 받아들이셨고, 오히려 그 교인에게 다가가 미소로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관용이야말로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셋째, 메모의 습관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언제나 필기도구를 소지하시고, 중요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시는 습관을 가지고 계십니다. 특히 설교 시간에도 메모하시고, 이후 조용한 시간에 내용을 다시 확인하며 깊이 묵상하시는 모습을 보며, 교수님의 학문적 깊이가 이러한 철저한 기록과 성찰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역을 위한 기도
현재 교수님께서는 순복음교회 신학교인 순총학원의 이사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순복음교회가 신학교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교수님을 관선 이사장으로 임명하였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교수님께서 이 역할을 잘 감당하셔서 순복음교회가 평화를 이루고, 신학교가 바른 길로 회복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역은 단순히 한 교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전체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주님, 이성근 교수님께 지혜와 능력을 주셔서 이 사역을 잘 감당하게 하소서."
저는 하나님의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이성근 교수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앞으로도 같은 순례자의 길을 걸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리타이어 후에도 더욱 힘차게 사역하시기를 바라며, 인생의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아름답게 달려가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동역자로서, 사랑과 존경을 담아
필자 소개
백도현 목사님은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계명대학교 철학과(문학사)를 졸업하셨습니다. 이후 제일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하시다가, 신학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아이오와주의 신학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받은 후, 시카고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하셨으며, 미국 여러 대학 도시에서 한인교회 목회자로 헌신하셨습니다.
마이애미 한인교회를 마지막으로 미국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은퇴하신 후, 귀국하여 경상북도 예천군에 위치한 농촌교회에서 다시 목회 활동을 이어가셨습니다. 이후 대구로 나오셔서 대구굿윌선교회를 설립하여 섬기시다가, 병환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백도현 목사님의 믿음으로 걸어온 길과 사랑으로 남긴 흔적을 기리며"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한 사람의 삶이 그가 남긴 사랑과 헌신의 깊이로 기억된다면, 백 목사님은 참으로 빛나는 흔적을 남기신 분입니다.
백 목사님은 평생을 신앙과 사랑으로 살아오신 하나님의 충성된 종이셨습니다.
이 글은 백 목사님이 믿음으로 걸어온 길과 사랑으로 남긴 흔적을 기리고자 쓴 글입니다.
하나는 오직 믿음으로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너희 믿음대로 되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9:29)
군대에서도, 사역에서도, 모든 일에 하나님을 가장 먼저 찾으셨던 목사님이셨습니다.
사격장에서조차 "하나님께서 맞혀주실 줄 믿습니다"라며 기도하셨던 그분의 모습은,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참된 신앙인의 본을 보이셨습니다.
둘은 변함없는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세월이 흘러도 한결같은 섬김으로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히브리서 13:8)
백 목사님은 겉으로 꾸미지 않고,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한결같이 사역하셨습니다. 가식 없는 목회로 교회와 성도들에게 신뢰를 주셨습니다.
셋은 포용하는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성도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겸손함으로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진리를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리와 화평의 판단을 베풀고" (스가랴 8:16)
성도들의 말을 수용하고, 기도의 인도를 집사들에게도 맡기시고, 자신이 틀릴 수도 있음을 겸허히 인정하는 포용적 참여적 목회를 실천하셨습니다. 한 번은 목사님께 나의 기도평을 물으니, "좋은 기도라며 목사가 하는 기도평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넷은 굿윌(Good Will)의 정신을 지닌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선한 뜻과 의지를 따라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평생 선한 뜻과 의지로 목회하시고, 자신의 삶 또한 하나님께 드리셨던 분이셨습니다. 오직 선한 길을 걸으며, 성도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남기셨습니다.
다섯은 동심을 간직한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순수한 믿음과 진실한 삶으로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누구든지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마태복음 18:4)
얼굴과 말과 행동은 진실되고 순수했습니다. 세상의 때에 물들지 않고, 어린아이 같은 순전한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갔던 목사님이셨습니다.
여섯은 배려를 실천한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성도를 먼저 생각한 사랑의 실천으로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 2:4)
자동차 주차 하나에도 배려가 묻어나고, 성도들이 더 편안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작은 것까지도 신경 쓰셨던 섬김의 종이셨습니다.
일곱은 민주적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의 교회를 세우는 목회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항상 하나님께 감사할지니 이는 너희 믿음이 더욱 자라고 너희가 다 각기 서로 사랑함이 풍성함이니." (데살로니가후서 1:3)
목회자의 권위보다 공동체의 조화를 중시하며, 성도와 집사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기도도 소중히 여기셨던 목사님이셨습니다.
여덟은 평생을 하나님께 드린 목회자로서의 길과 흔적입니다.
백 목사님은 쉼 없이 사역하다 하나님 품으로 가셨습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디모데후서 4:7)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역을 멈추지 않으셨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날까지 충성되게 달려가신 목사님이셨습니다.
백 목사님은 믿음과 사랑, 섬김과 겸손으로 한평생을 하나님께 바친 참된 목회자이셨습니다.
이제 하늘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며, 남겨진 우리에게 목사님의 발자취를 따를 귀한 본을 남기셨습니다.
용어 설명
1) 순전과 순진의 차이
순전은 온전하고 섞이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말이고, 순진은 마음이 꾸밈이 없고 순박한 성격을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