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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생각이 나라를 구한다: 자기중심의 생각에서 세상중심의 생각으로 290

lsk 2025. 5. 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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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생각이 나라를 구한다: 자기중심의 생각에서 세상중심의 생각으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바람 앞의 등불, 대한민국 정치와 세계정세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25년 현재, 한국의 정치와 안보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중한 국면에 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중국과 대만의 충돌 가능성, 인도-파키스탄의 긴장 고조 등 전 지구적 위기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세계경제질서를 뒤흔들며, 우리의 수출의존적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안보 위협도 결코 가볍지 않다. 한편 국내적으로도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실업, 저성장 구조 등 ‘산 넘어 산’의 위기들이 병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시계는 작동하고 있으며, 정치권은 분열과 혼란 속에서도 대선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특히 국민의힘은 후보 선출 과정과 빅텐트 구성 논란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당의 분열된 행보와 편 가르기식 정치행위는 국민의 눈에 차마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대선, 국운의 결정은 국민의 생각이 결정한다

이처럼 복합위기가 혼재된 상황에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한 사람의 선택을 넘어 국민적 사고의 총합이 시험대에 오른 일이다. 필자는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 전화를 받으며 문득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에 대한 가족의 말, 이웃의 고민, 사회적 담론을 들으며, '지금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마음에 다가왔다.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반성이나 소회가 아니다. 국민 각자의 생각과 선택이 곧 국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정당과 후보자들이 쏟아낼 무수한 공약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정치적 수사 너머의 진정성과 능력을 판별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생각하는 유권자’로서의 책임이다.

생각은 행동의 전제다: 위기의 돌파는 생각으로 부터 시작한다

생각은 인간 행동의 출발점이다. 한국 실학의 거두 다산 정약용 선생은 '사의재(四宜齋)'에서 네 가지 삶의 자세를 강조했는데, 그 첫머리가 바로 ‘맑은 생각’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으며,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 하였다. 이런 말들은 모두 생각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현대의 성공한 인물들 역시 생각의 중요성을 증언한다. 빌 게이츠는 해마다 일주일간 '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고, 처칠은 아침시간을 침대에서 생각하는 데 썼으며, 워렌 버핏은 '몰입'을 통해 성공했다. 몰입은 생각의 고도화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이를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로운 흐름"이라 했다. 국가 리더 역시 복잡한 사안들 속에서 몰입과 통찰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 후보 판별을 위한 사고 기준 열 가지에 대한 제언이다

다산은 “머리로 판단하고, 가슴으로 결단하라”고 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고의 열 가지 기준’*2)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합리적 사고는 이성과 사실에 기반한 가치중립적 판단이다.
• 종합적 사고는 복잡한 문제를 전체적 시각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 균형적 사고는 편향 없이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사고이다.
• 창조적 사고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고이다.
• 비판적 사고는 공약과 발언의 이면을 꿰뚫는 분석적 사고이다.
• 유연한 사고는 변화에 적응하고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는 사고이다.
• 전략적 전술적 사고는 현실 기반의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적 사고이다.
• 윤리적 사고는 정의 · 배려 · 신뢰 등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고이다.
• 개방적 사고는 폐쇄성에서 벗어나 수용과 학습에 열려 있는 사고이다.
• 긍정적 사고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사고이다.

자기 중심에서 세상 중심의 생각으로 진화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를 넘어서 세상중심의 공익적 사고로 나아가야 한다. 생각이 짧고, 왜곡되고, 편협한 판단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퇴계 이황 선생이 말한 “爲己之學(자기를 위한 공부)”가 아닌 “爲人之學(세상을 위한 공부)”가 필요한 때다. 공직자나 정치지도자는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하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국민 개개인도 '자기중심의 생각'을 넘어 '공동체 중심의 생각', 곧 '위인지사(爲人之思)'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고, 정치는 미래를 품을 수 있다.

생각이 선거를 이끌고, 선거가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

이제 대통령 선거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국민 각자의 생각이, 곧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싯점이다. 공약의 달콤함에 현혹되지 않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도덕성을 평가할 수 있는 깊은 사유가 필요하다. 유권자의 생각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원동력이며, 혼돈의 시대를 지혜로 이끌 등불이다.
우리 모두가 현명한 생각으로 대통령을 선택하는 순간, 그것이 곧 나라를 구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참고자료
1) 생각은 개인과 가정, 직장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생각의 의미는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이의 유사개념인 사고는 인간의 의식활동과 그 내용 모두를 지칭한다. 최근에는 생각의 특수한 형태인 몰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몰입은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2) 이성근. “자기 중심의 생각(爲己之思)과 세상 중심의 생각(爲人之思)”, 『이성근 교수의 인생사색 1(개정판)』. 퍼플, 2023.pp. 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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