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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이성근
못난 이는 잘난 체하고
잘못한 이는 남을 탓하고
방귀 뀐 이는 시치미 떼고
죄지은 이는 되레 큰소리친다
해는 그대로인데 세상만 거꾸로 돈다


[글ㆍ사진]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ㆍ행정학박사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오늘 오후 귀갓길에 자동차를 운전하다 차창 밖으로 석조의 구름 사이에 걸린 해를 바라보았다. 문득 바로 보아도, 거꾸로 돌려 보아도 해는 여전히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은 오히려 무엇이 바로이고 무엇이 거꾸로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정치·외교·경제를 비롯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잘못한 사람이 남을 탓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그 순간 ‘요지경’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변하지 않는 해와 달리 상식과 책임의 자리가 뒤바뀐 듯한 세태를 바라보며, 오늘의 세상을 짧게 풍자해 보고자 이 디카시를 쓰게 되었다.
[디카시 해설]
이 디카시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해와 상식이 뒤집힌 듯한 세상을 대비하여 오늘의 세태를 풍자한 글이다.
‘잘난 체하기’, ‘남 탓하기’, ‘시치미 떼기’, ‘큰소리치기’로 이어지는 네 장면은 책임을 회피하고 잘못을 감추려는 모습을 점층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의 “해는 그대로인데 세상만 거꾸로 돈다”는 자연의 질서는 변하지 않지만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오히려 뒤집혀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결국 이 디카시는 복잡한 세상일수록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상식이고 책임인지를 다시 돌아보자는 작은 풍자와 성찰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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