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의 방아는 멈추지 않는다"
이성근
창녕의 두 방앗간, 저마다 돌던 삶의 방아
영남의 배움터에서 인연의 길이 만나고
고향의 뜻을 함께하며 우정이 여물었네
성 회장의 옛 글에 지난 세월 다시 살아나
남은 날도 차 한잔 나누며 유유자작 동행하리

[글·사진]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며칠 전 오랜만에 성창환 회장으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다. 오늘은 바로 그 만남을 약속한 날이다. 필자가 정년을 앞두고 지인 221명의 회고를 모아 펴낸 『이성근 교수를 회상하다』에 실린 성 회장의 글을 다시 읽었다. 고향과 배움, 그리고 봉사로 이어진 오랜 인연을 되새기며 감사의 마음과 앞으로의 동행을 약속하는 답신으로 이 디카시를 썼다.
**이성근 교수를 생각하다:
소중한 지인으로부터 읽는 이성근 교수의 회상록**
"이성근 원장님과의 인연을 생각해 본다"
성창환
(주)대덕건설 · (주)명덕건설 회장 · 재구창녕향우회 고문ㆍ창녕군 창녕읍 명예읍장
첫 만남과 고향의 인연
이성근 원장님, 영남대학교 교수직에서의 정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원장님과 나의 인연은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위정책리더과정 제1기에 입학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 원장님은 행정대학원장으로 취임하여 1년 과정의 최고위정책리더과정을 신설하고 제1기 원우를 모집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 친분이 깊었던 (주)서한의 권순국 감사로부터 입학을 권유받았다. 권 감사는 영남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이 원장님을 만났는데, 학생 지도에 열성적이고 대외활동도 왕성한 분이라고 소개하였다. 특히 이 원장님이 나와 같은 창녕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나는 고향 창녕에서 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로 진출하여 평생 건설업 관련 사업에 종사하였다. 나름대로 회사를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이제는 사업 외에도 새로운 배움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권 감사와 함께 대구 대명동에 있는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원장실을 찾아 이 원장님을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온화하고 부드러웠지만, 내면에는 강인한 의지와 뚜렷한 소신을 지닌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첫 만남에서부터 여러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우선 같은 창녕 출신이었고, 학교는 달랐지만 창녕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기에 서로 알고 지내는 지인이 많았다. 고향의 생활환경과 문화적 정서에서도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 둘 다 방앗간 집 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 집은 창녕읍에서 비교적 큰 정미소를 운영하였고, 이 원장님의 어머님도 창녕군 유어면 광산에서 작은 정미소를 운영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이 원장님의 부친께서는 초등학교 교사와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시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한다. 생전에 아들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논밭을 팔아 정미소를 마련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부친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 원장님은 중학교 2학년 말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이 원장님이 오늘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이겨 내고 스스로 노력하였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고향이 같고 성장환경이 비슷하다는 사실은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인연의 바탕이 되었다.
배움과 교류로 깊어진 인연
첫 만남 이후 나는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위정책리더과정 제1기에 입학하였고, 이를 계기로 이 원장님과의 교분도 한층 깊어졌다. 제1기 원우는 모두 33명으로, 약 3분의 2는 공공부문 종사자였고 나머지 3분의 1은 민간부문 종사자였다. 과정은 매주 목요일 각 분야 전문가들의 특강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행정과 정책은 물론 지역사회와 기업경영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접할 수 있는 뜻깊은 배움의 기회였다. 한 학기가 지난 뒤 원우회를 구성하였는데, 공공부문 회장은 이삼걸 경상북도 행정부지사(후에 행정안전부 차관)가 맡았고, 민간부문 회장은 내가 맡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보다 훌륭하고 역량 있는 원우들도 많았는데, 내가 회장을 맡게 된 데에는 이 원장님의 추천과 배려가 크게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민간부문 회장으로서 원우들 사이의 소통과 친목을 도모하는 데 힘썼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보람을 느꼈다. 특히 오랫동안 기업경영에 종사해 온 나에게 최고위정책리더과정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고위공직자와 공공기관 관계자, 민간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행정과 정책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는 과정은 기업경영의 시각을 넓히고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그곳에서 맺은 사람들과의 인연이었다.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친목을 다졌던 제1기 원우들은 과정을 마친 뒤에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 배움의 과정은 끝났지만, 그곳에서 맺은 인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원장님이 개설하고 이끌었던 최고위정책리더과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제공한 배움터이자 오랫동안 지속될 인연을 맺어 준 만남의 장이었다고 생각한다.
고향을 위해 함께한 인연
이 원장님과의 인연은 대학에서의 배움에만 머물지 않고, 고향 창녕을 매개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관계로 발전하였다. 이 원장님은 행정대학원장 재임 중 대구경북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연구원장직을 마친 뒤 영남대학교로 복귀하였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이 원장님으로부터 자신의 영산중학교 후배인 오흥재 대표와 함께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세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이 원장님은 재구창녕향우회 전임 회장으로부터 차기 회장직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우리의 의견을 물었다. 오 대표와 나는 이 원장님이 고향을 위해 봉사하는 뜻깊은 일을 맡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향우회 운영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우리도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하였다.
이후 이 원장님은 우리의 권유와 여러 향우의 뜻을 받아들여 재구창녕향우회 회장직을 맡으셨고, 3년 동안 향우회의 발전과 향우들의 화합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하셨다. 대학교수라는 본연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향우회까지 이끌어 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향우회 운영을 위해 개인적으로 재정을 출연하고 각종 행사 때마다 찬조도 아끼지 않으셨다. 기업을 경영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 규모가 크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교수의 신분에서 감당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이 원장님 재임 중에는 향우회 정기총회와 산악회 활동 등 다양한 모임이 이루어졌고, 향우들의 참여와 호응도 높았다. 고향을 떠나 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 정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소중한 공동체로 발전해 갔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원장님 재임 중에 재구창녕향우골프회를 창립한 일이다. 나는 이 골프회의 초대 회장을 맡아 향우들의 건강증진과 친목 도모에 힘을 보탰다. 그 후 재구창녕향우골프회는 꾸준히 발전하여 향우회 산하 모임 가운데 가장 활발한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회원들이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다지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 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이처럼 우리 두 사람은 대학에서 원장과 원우로 만났지만, 이후에는 고향을 위해 함께 봉사하고 향우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고향이라는 공통의 뿌리가 사람을 만나게 하였고, 배움과 봉사의 경험이 그 인연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 것이다.
인생 후반기에도 이어지는 인연
돌이켜 보면 이 원장님과 나는 참으로 여러 겹의 인연을 맺고 살아왔다. 첫째는 같은 창녕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향 사람으로서의 인연이다. 둘째는 어린 시절 정미소를 운영하던 가정에서 성장한 방앗간 집 아들로서의 인연이다. 셋째는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위정책리더과정에서 맺어진 원장과 원우로서의 인연이다. 넷째는 재구창녕향우회와 향우골프회에서 함께 활동한 고향을 위한 봉사의 인연이다. 그리고 다섯째는 이제 인생의 후반기를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자 동지로서의 인연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은 우연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만남이 오랜 인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 원장님과 나의 관계도 그러하였다. 처음에는 고향이 같다는 사실이 반가웠고, 함께 배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향우회 활동을 통해 신뢰와 우정을 더욱 깊게 쌓을 수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각자의 분야에서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나는 기업경영에 힘썼고, 이 원장님은 교육과 연구,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에 정성을 다하셨다. 그러나 이제 우리 두 사람도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있으며, 그만큼 삶의 우선순위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 후반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그 의미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다음은 가정이다. 가족과 함께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인생 후반기의 가장 큰 보람일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제는 지난날처럼 성취에 대한 욕심이나 책임감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뜻에 따라 자유롭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건강을 돌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인생 후반기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원장님, 그동안 참으로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오랜 세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문을 연구하며, 지역사회의 발전과 고향 사람들의 화합을 위해 헌신해 오신 노고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는 지나온 세월의 무거운 짐을 조금 내려놓고, 건강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삶의 고향인 대구와 마음의 고향인 창녕에서 앞으로도 자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고향 선후배처럼 막걸리 한잔을 앞에 놓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정담을 나누고 싶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고향의 정은 변하지 않고, 함께한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이 원장님,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이성근 교수의 최근 저작활동 소개글]
이성근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삶과 인연을 다룬 회상록《이성근 교수를 생각하다》와 그의 최근 저서 《인생사색 》전7권 시리즈는 인생을 '만남의 여정'과 '성찰'로 정의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의 발자취와 글 속에 담긴 회상의 의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만남의 여정을 기록한 회상록
• 《이성근 교수를 생각하다》 (2021년 출간): 이성근 교수가 평생 동안 맺어온 지인 221명으로부터 글을 받아 자신의 인생 여정을 타인의 시선으로 돌아본 독특한 형태의 회상록이다.
• 학문과 행정의 길: 이성근 교수는 영남대 지역개발학과 교수(1980~2018년)로 재직하며 정치행정대학장, 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퇴임 후에는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이사장으로 활동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함께 했던 제자, 동료, 연구원들이 그와의 따뜻한 일화와 학문적 열정을 책 속에 풀어내었다.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이성근 교수를 생각하다’ 회상록 출간 - 대구일보 -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이성근 교수를 생각하다’ 회상록 출간 - 대구일보 https://share.google/Xeg2AqARRXn7GVXOb

은퇴 후 이어진 삶의 본질적 사색
• 《이성근 교수의 인생 사색》 시리즈 (1~7권): 현직 시절 전공 지식을 전달하는 글을 주로 썼다면, 은퇴 후에는 삶의 본질을 성찰하는 사유적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 자기 성찰과 통합: "과거의 즐거움과 아쉬움을 반추하며 남은 인생만큼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썼다"라고 밝힌 것처럼, 노년의 삶을 비움이 아닌 '통합'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나이 듦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인생사색’ 책 출간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자기 성찰로 출발, 누군가의 삶에 자양분 됐으면” < 문학출판 < 문화 < 기사본문 - 대구신문 - ‘인생사색’ 책 출간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자기 성찰로 출발, 누군가의 삶에 자양분 됐으면” < 문학출판 < 문화 < 기사본문 - 대구신문 https://share.google/Tik9LM9SCwlMh1BlP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 책 ‘인생사색’ 4~7권 출간 < 문학출판 < 문화 < 기사본문 - 대구신문 -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 책 ‘인생사색’ 4~7권 출간 < 문학출판 < 문화 < 기사본문 - 대구신문 https://share.google/M4jHDDCU71LVbcRKk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 책 ‘인생사색’ 4~7권 출간 - 대구신문
신간 ‘인생사색 4,5,6,7’을 출간한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 지적 활동과 영적 사유, 육체적인 휴식이 견고하게 맞물린 이성근 전 영남대 교수의 노년기 삶은
www.idaegu.co.kr
(신간) 이성근 교수 칼럼집..‘주민이 행복한 지역세상’, ‘자유와 창의의 지역세상’ 발간 - 대구일보 - (신간) 이성근 교수 칼럼집..‘주민이 행복한 지역세상’, ‘자유와 창의의 지역세상’ 발간 - 대구일보 https://share.google/XEN6htWQxqPYcFP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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