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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과거 소수서원 학생들의 성적 평가기준을 준거로 하여 파크 골프 동호인들이 지켜야 할 기본예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자 사액서원이다. 서원은 지금의 사립대학에 해당된다. 당시 소수서원의 교육과정은 아홉 과목으로 운영되었고 성적의 평가기준은 가(可)와 부(不)에 해당하는 순(順)과 불(不)이었다. 아홉 과목 가운데 여덟 과목에서 불을 받은 학생은 학교에서 퇴출시켰다. 소수서원에서 퇴출되는 학생을 팔불출(八不出)
이라 불렀고 오늘날 팔불출 개념으로 진화되었다.

이 글이 그 옛날 소수서원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최소요구수준인 팔불출 조건처럼 파크 골프에서도 파크 골프 동호인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예절에 대한 인식과 행태변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여기서는 파크 골프의 동호인들이 파크 골프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아홉 가지 예절 즉, 파크 골프의 팔불출 조건을 소개한다.
참고로 파크 골프의 기본예절의 전제가 되는 배경 예시는 재미로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였으나 별다른 의도는 없다. 따라서 독자의 필요에 따라 출신지역의 사투리로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조건1. 안전을 제1로 삼는다.
"파크 골프는 와 하노, 살라고 하제, 조심조심 하거라"

안전은 복지이자 행복의 조건이다.
파크 골프도 안전이 중요하다. 따라서 경기자는 자신은 물론이고 동반자의 안전에 각별한 주의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조건2. 동행을 원칙으로 삼는다.
"나도 끼자, 와 뻣뻣하노, 뭐가 잘났노"

파크 골프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4인이 한 팀이다. 그러나 파크 골프는 골프와 달리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조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 모두 반갑게 조인하고 즐겁게 동행하자.
옛말에 "함께 가면 길이 된다"고 하였다. 필자는 파크 골프가 처음 만나 자연스레 좋은 이웃이 되고 이웃사촌을 만드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조건3. 상대방이 타석에 들어서면 유구무언이 기본이다.
"씨끄럽다, 입 닫거라, 조근조근, 소곤소곤"

대체로 파크 골프장은 협소한 공간에 설치되고 이용밀도가 높다. 따라서 경기자는 팀 내외 동반자와 경기자들의 경기에 지장을 초래하는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한다. 특히 큰소리로 대화하는 소음에 주의가 필요하다.
파크 골프도 자신과 타인을 위해 "침묵은 금이다"라는 속담이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된다.


조건4. 진행은 빠르게 경기는 신중하게 한다.
"안하고 뭐하노, 쌔기쌔기 하거라"

파크 골프는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하는 스포츠이다. 파크 골프는 어느 한 팀이 느리면 다른 팀도 느리게 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파크 골프는 물 흐르듯이 경기가 진행되어야 한다. 경기는 신중하게 이동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앞팀과 뒷팀의 진행을 보면서 완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옛부터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하였다. 이 말은 파크 골프가 나무도 보고 숲도 보면서 '시건머리' 있게 운동해야 함을 일컫는다.


조건5. 타석에서 1인 1타가 원칙이다.
"고만 해라, 가지가지 한다"

파크 골프는 캐디/도우미가 있는 골프와는 달리 동반자끼리 자율적으로 경기를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경기자가 자기의  타구가 의도한 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다시 한 번'의 유혹이 생긴다. 이에 동반자도 기꺼이 양해하고 동의한다. 더하여 동반자가 경기자에게 '한 번 더'를 권유하기도 한다.
'서경 우서 대우모 편'에 나오는 "만초손 겸수익/ 지나치면 손해를 보고 겸손하면 이득이 생긴다"가 파크 골프의 기본예절에도 유효하다.


조건6. 동반자를 편하게 한다.
"이래라 저래라, 네가 동네 구장이가"

골프계의 속설에 "골프를 하루만 해도 상대방을 가르치려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파크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파크 골프를 하다보면  가끔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서 아내가 실수하면 기다렸디는듯이 바로 남편이 아내를 가르치려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내들은 남편의 가르침에 귀담아듣지 않고 다른 데를 바라본다. 필자는 이를 보고 아내가 남편에게 불편하다는 내색을 전달하는 나름의 방식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스포츠는 즐거움이다. 파크 골프도 즐거워야 하고 마음과 몸이 편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동반자를
편하게 해야 한다.


조건7. 순서를 지킨다.
"벌써 숭늉 찾나, 찬물에도 순서가 있다"

세상 만사는 질서가 있고 파크 골프도 마찬가지이며 대체로 경기순서가 이에 해당한다. 파크 골프의  경기순서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퍼팅으로 끝난다.
첫 번째 홀에서 출발 순서는 동반자들이 함께 의논하여 편하게 정하면 된다.
다음 샷은 모든 동반자가 첫 번째 샷을 마친 후, 공이 멈춘 위치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공부터 친다.
다음 홀부터는 이전 홀에서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한 동반자가 먼저 치고, 그 다음 타수에 따라 순서가 결정된다. 만약 타수가 같다면, 이전 홀의 출발 순서대로 친다.

파크 골프에서 퍼팅 순서는 일반 골프와 유사하다. 홀에 가장 멀리 있는 동반자가 먼저 퍼팅을 한다. 한 번에 한 명씩 퍼팅을 하고, 공이 멈춘 후 다음 동반자가 퍼팅을 한다. 모든 동반자가 홀에 공을 넣을 때까지 순서를 반복한다. 다른 동반자가 퍼팅할 때는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하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조건8. 격려와 칭찬을 잘한다.
"봤제, 알겠제"

두 사람 이상이 하는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상대방과의 경쟁으로 승자와 패자로 갈라진다. 내가 이기면 상대방은 지고 상대방이 이기면 내가 진다. 그러나 기록종목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파크 골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파크 골프는 비교적 동반자에게 칭찬이 후한 편이다.
특히 부부와 함께 하는 파크 골프에서 내가 발견한 한 가지 특징은 부부가 서로 칭찬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이는 필자가 파크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된다.
우리의 속담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부부가 함께 하는 파크 골프는 건강도 갖고 금슬도 좋아지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 자주 칭찬을 하고 칭찬을 받다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긍정적 마인드가 생기며 활력을 얻게 된다.


조건9. 모든 경기자를 배려한다.
"뭐하고 있노, 방 빼라"

파크 골프를 즐기는 동호인들의 대분분은 고장(고령과 장년)층 인구이다.
또한 대부분의 파크 골프장들은 홀간 거리가 짧아 중간에 밀리고 대기가 많아진다. 고장층 인구의 특징은 체력의 한계로 경기를 하면서 잠깐 동안이라도 휴식을 취하면 좋다. 골프에도 앞뒤 팀이 겹쳐 만날 때가 있다. 이 경우 대기하는 앞 팀은 뒷팀에게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도록 자리를 양보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이 '방 뺀다'고 한다. 파크 골프도 골프처럼 자리를 양보하는 배려문화가 필요하다. 또한 파크 골프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큰 스포츠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자가 배려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실천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 글을 마치면서 파크 골프의 아홉 가지 기본예절의 요약과 함께 문득 나훈아 가수가 직접 작사ㆍ작곡하고 노래한 '고장 난 벽시계'가 떠올라 이를 가지고 파크 골프 버전으로 바꾸어 제목을 달아 보았다. 아울러 파크 골프로 젊음을 회상하는 '청춘을 돌려다오'의 노래가사를 올린다.


아홉 가지 기본예절의 요약

조건1. 안전을 제1로 삼는다.
조건2. 동행을 원칙으로 삼는다.
조건3. 상대방이 타석에 서면 유구무언이다.
조건4. 진행은 빠르게 경기는 신중하게 한다.
조건5. 타석에서 1인 1타가 원칙이다.
조건6. 동반자를 편하게 한다.
조건7. 순서를 지킨다.
조건8. 격려와 칭찬을 잘한다.
조건9. 모든 경기자를 배려한다.


지금의 고장 난 벽시계 즉,
우리 고장(고령과 장년)층에게 고장/난리 난 벽시계에서

오늘과 내일
우리 고장(고령과 장년)층에게  고장/난리 없고 건강 찾는 파크 골프가 되기를 바란다.


용어해설

1. 고장층 인구는 고령층 인구와 장년층 인구를 포함하는 줄임말로 필자가 만든 용어이다. 파크 골프는 여전히 고령층 인구가 주로 하는 스포츠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장년층 인구도 파크 골프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2. 금슬(琴瑟)은 부부간의 화목한 즐거움을 뜻하는 금슬지락(琴瑟之樂)의 준말이다. 금슬의 금(琴)은 거문고이고, 슬(瑟)은 큰 거문고(비파) 슬이다.

3. 소수서원의 교육과정은 소학을 시작으로 사서삼경과 오경의 아홉 과목을 가르쳤다. 사서삼경은 유교의 기본 경전이다. 사서는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이고 삼경은 시경, 서경, 역경/주역이다. 오경은 삼경에다 춘추경/춘추와 예경/예기의 두 과목이 추가된다.


'고장난 벽시계' 가사

나훈아

세월아 너는 어찌 돌아도 보지 않느냐
나를 버린 사람보다
네가 더욱 야속하더라
한두 번 사랑 땜에 울고 났더니
저만큼 가버린 세월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청춘아 너는 어찌 모른 척하고 있느냐
나를 버린 사람보다
네가 더욱 무정하더라
뜬구름 쫓아가다 돌아 봤더니
어느새 흘러간 청춘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고장 난 벽시계는 멈추었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청춘을 돌려다오' 가사

나훈아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인생에 애원이란다
못다한 그사랑도 태산같은데
가는세월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

청춘아 내청춘아 어딜가느냐

청춘을 돌려다오 젊음을 다오
흐르는 내인생에 애원이란다
지나간 그 옛날이 어제같은데
가는세월 막을수는 없지 않느냐
청춘아 내청춘아 어딜 가느냐



서귀포 강창학 파크 골프장

서귀포 강창학 파크 골프장

서귀포 칠십리 파크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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