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치용(厚生治用)은 경세치용(經世致用)에서 가져온 말이다. 경세치용은 유학의 한 주장에서 나온 말로 "학문은 현실세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퇴계 이황 선생은 "배움의 궁극적 목표는 위기지학에서 위인지학에 있다"고 하였다.
후생치용은 교수의 미션 가운데 봉사영역에 해당한다. 나는 교수생활에서 대내외활동을
하면서 많은 분들과 후생치용의 만남을 가졌다.
내가 전공한 행정학과 도시 및
지역계획학은 응용사회과학과 종합과학으로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문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나는 영남대의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분에 넘치는 수많은 정책자문의 기회를 가졌다.
주요 활동내용은 대학봉사, 공공부문의 정책자문 및 심의, 전문컨설팅, 민간전문단체 등이다.
먼저 대학의 봉사활동이다.
나는 대학에서 정치행정대학장, 행정대학원장, 테크노파크 추진기획단장, 전략기획단장, 대학부설 연구소장, 각종 대학위원회 등에 참여하였다. 주요 성과는 테크노파크 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산업자원부의 6개 국가 시범 테크노파크 사업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정치행정대학장과 겸임한 전략기획단장 때는 영남대
제2창학 차원의 비전과 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또한 행정대학원장 때는 1년 과정의 최고위 정책리더과정을 개설·운영하였으며, 한국균형발전연구소장 때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6개월 과정의 농어촌 지역개발과정 위탁교육기관으로 선정되었고, 이는 지금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
다음은 공공입지와 관련한 활동이다.
입지는 공간에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대학에서 평생 가르치고 연구한 지역개발학의 기초이론의 하나가 입지이론이다.
입지이론은 공간적 입지를 규명하는 실증이론(positive theory)과 입지의 당위성이 강조되는 규범이론(normative theory)이 있고 선호시설에 해당하는 공공시설입지는 규범이론의 성격을 띤다. 공공시설입지는 대부분의 지역들이 유치를 희망하고 자신들의 지역에 비교우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십여 년 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입지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참여정부로 불린 노 정부는 분산, 분권, 분업의 세 가지 키워드를 핵심으로 국정을 추진하였다. 이 가운데 분산정책이 공공입지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신행정수도 입지와 국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따른 10개 혁신도시 입지, 그리고 주체는 다르지만 전남, 충남, 경북의 도청 입지이다.
이 당시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물리적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주된 공공입지패턴은
신도시입지를 선호하였다. 그러나 사회과학을 기반으로 한 도시계획가이자 지역개발 전문가인 나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행정수도는 신도시 건설이라도 국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지와 신도청 이전지는 신시가지형 공공시설입지도 가능하고 오히려 타당한 대안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어쨋든 나는 충남(홍성·예산)과 경북(안동·예천)도청의 이전지 결정, 경북의 혁신도시 입지결정, 국립 낙동강 생물자원관의 입지결정, 대구 신청사 건립 공론화 설계 등 공공기관 입지에 위원장 또는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러나 신행정수도 세종입지와 한국마사회가 주관한 영천 경마장 입지, 그리고 강원의 혁신도시 입지는 위원으로 선정되었으나 대학의 학장선거와 개인사정으로 불참하여 아쉬움이 있었다.
다음은 도시계획 관련 심의활동이다.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기업도시위원회 실무위원, 그리고 국가공공기관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혁신도시계획
심의위원시에는 10개 혁신도시 마스타플랜 가운데 8개 심의 위원장을 맡았고, 지금은 그 가운데 하나인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살고 있다.
또한 경상북도와 시·군 도시계획 심의위원의 활동이다. 이 가운데 경북 도시계획위 심의위원과 위원장을 가장 오랫동안 하였고 정년퇴임 이후에도 한차례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였다. 또한 도청신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하였다. 이와 별도로 여러 시·군의 도시계획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지금은 50만 이상 특례도시인 포항시 도시계획위원장으로 심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간 나는 도시계획심의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나름 도시계획 심의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활동하였고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제1은 지역을 이롭게 심의에 충실하는 공의의 원칙이다.
제2는 자유롭게 소통하고 충분한 설명으로 공동생산하는 협업의 원칙이다.
제3은 개별 위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즐기며 심의하는 상호존중의 원칙이다.
다음은 지역개발 관련 위원회의 평가와 자문, 그리고 심의활동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소도읍육성정책심의위원장,
경상북도 지역개발조정위원장과 지방산업단지심의위원장 등의 활동이다.
또한 국무총리실 대구 군공항 이전 지원계획 심의위원과
국방부 대구 군공항 이전 지원계획 심의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역발전위원회의 균특사업평가 자문단 위원장과 광역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다음은 대통령 소속 및 자문 기구인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활동이다.
DJ 정부시절 지방이양추진 실무위원회 산업건설분과 위원장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촉진위윈회 실무위원장, 이명박 정부의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 기능개편분과 위원장, 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과 지방재정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였다. 또한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여기에서 특별하고 의미있는 일로 당시 도시는 도시계획법으로 관리하고 농촌을 포함한 나머지 국토는 국토이용관리법에서 관리하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도시와 농촌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였으나 전국 시도 및 시군구의 도시기본계획 심의는 여전히 국토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있었다. 필자가 위원장을 맡은 산업건설분과위원회에서 중앙도시계획위 심의 권한을 시도 지방도시계획위 심의 권한으로 지방이양하자는 안건으로 채택하여 분과위원회와 3개 분과 전체 실무위원회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강한 의견개진으로 지방이양추진위 본위원회에 TF팀을 구성하여 논의한 결과 최종적으로는 법 개정 이후 첫 번째 수립하는 전국 시도와 시군구의 도시기본계획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의하고 그 이후에는 시도 도시계획위원회로 이양하게 되었다. 필자는 해당 실무 분과위원장으로 TF팀에 참여하였다.
이는 시대를 반영한 제도개선이었고 우리나라 도시계획사에 획기적인 변화이었으며 개인적으로는 여러 정부활동 가운데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또한 갈등조정협상분야의 활동으로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소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갈등조정특별위원회 위원과 새만금사업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또한 국무총리실 중앙지방 행정조정협의체 위원도 맡았다.
지금은 대구군공항 11전투비행단 민관군갈등조정협의체 의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여러 중앙부처의 정책자문과 심의 및 평가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특별히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 행정분과위원장,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장, 지방재정투융자심사위원장, 지방재정분석진단위원장, 정부부처평가 자체평가위 지방재정분과위원장 등과 소방방재청 인사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 외에도 산업자원부 지역균형발전산업위 자문위원장 등 여러 부처의 정책자문과 심의 위원 및 평가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다음은 중앙부처 및 지방정부의 전문컨설팅 활동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국무총리실 정부부처평가 전문위원과 노무현 정부시절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혁신평가 위원 및 컨설팅 단장, 교육부 대학혁신평가 위원 및 컨설팅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촌 지역개발사업 선정평가와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의 RRC 사업 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다음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의 정책자문과 심의 및 평가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그리고 시군구의 행·재정분야 자문 및 심의위원과 위원장으로 활동하였다. 특별히 필자가 재직한 영남대가 입지한 경산시정 자문위원장으로도 활동하였다.
또한 지역경제 및 민간 단체 활동과 중앙 및 지방언론에 기고와 토론에 참여한 일이다.
주요활동으로는 대구, 포항, 구미, 달성 상공회의소 경제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들 지역의 경제총서도 발간하였다.
그리고 경북의제21추진협의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였고 새국토정책포럼과 환경정책포럼의 공동위원장으로도 활동하였다.
한편 국제자문으로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일원으로 알제리 시디 압둘라 과학기술 신도시 건설 현지 자문과 대전광역시가 주관한
세계과학기술도시연합(WTA)의 학술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하였다.
마지막으로 학회활동과 대구경북연구원,
학교법인 순총학원,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 정책자문을 한 일이다.
학회활동으로는 (사)한국지역개발학회장과 (사)대한지방학회장, 그리고 유관 학회의 부회장과 임원으로 활동하였다.
다음으로 대학을 휴직하고 대구경북연구원장으로 소임을 맡았다. 평생 대학교수로 일하다가 생소한 직책을 맡다 보니 나를 이해하는 연구원들도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연구원들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의 진정성을 알아준 연구원들과는 지금도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다음은 교육부 파견으로 학교법인 순총학원 이사장을 맡았던 일이다. 순총학원 산하에 서울 관악구 사당동에 자리한 순복음대학원대학교와 충북 제천에 있는 학력인가 순복음 총회신학교가 있다. 당시 내가 나름 이사회 운영에 천명하였던 원칙과 기준을 소개한다.
원칙1은 관선 이사회는 기존의 학원갈등을 완화하되 증폭하지 않는다는 갈등최소화의 원칙이다.
원칙2는 관선 이사회의 회의는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보다는 가능한 한 이사들의 의견수렴을 기본으로하는 합의형성의 원칙이다.
원칙3은 관선 이사회는 학원정상화가 이루어질 때 까지 대학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되는 체제유지와 안정화의 원칙이다.
원칙4는 순총학원 이사장으로서 그간 내가 쌓아온 나 자신의 평판에 해가 가지 않는 최소 수준의 안전보장의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의 경상북도 정책자문단장을 맡은 일이다. 당시 나는 대구경북연구원장직에
있으면서 이 일을 맡아 여러 시민단체로부터 공개 질의와 지역 정치권, 그리고 지역 유력 방송국의 비판을 받고 답변과 함께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러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이 글을 마치면서 대학봉사와 후생치용의 만남을 통해 함께한 소중한 여러 분으로부터 받은 글의 제목을 소개하고 작지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영남대 테크노파크
이성근 교수와 대학 테크노파크 연구를 수행하면서┃최순돈
이성근 교수님, 한국 테크노파크의 ‘기획자’이자 ‘산파(産婆)’┃이재훈
융합-창조형 학자의 모델 이성근 교수님과 나┃한동근
영남대 행대원 최고위 정책리더과정
이성근 원장과 최고위정책리더과정┃이효수
정책개발전문가┃최윤섭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스마트 교수님┃이삼걸
물처럼 지역세상을 기획하신 원장님┃박영석
‘인간’ 이성근 교수님┃이동원
영남대 한국균형발전연구소 농어촌 지역개발과정
선진 농촌개발연수의 추억┃함경렬
시나브로, 십 여년┃고수정
공공입지결정
국책사업 입지선정의 대가(大家), 국토균형개발에 대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가교역할을 다해 주신 이성근 교수님┃김남일
지방분권과 자치발전
균형잡힌 ‘실용 행정학자’ 이성근 교수┃권경석
네버엔딩스토리의 교수님┃남성희
이성근 교수님과의 인연(因緣)┃신윤창
부드러움과 배려┃염태정
지방자치의 빛나는 훈장을 바칩니다┃정영준
지방행정혁신
오래 오래 함께 하고싶은 좋은 분, 원장 형님┃이선규
이성근 교수님을 평생 기억하며┃최승범
Local Social Designer┃고병인
대학혁신
전형적인 의지의 한국인┃최수태
이성근 교수님과의 만남┃박동균
이성근 위원장에 대한 나의 추억┃길용수
경북도시계획위윈회
이성근 교수에 대한 단상┃이도선
이성근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축하드립니다┃김익환
이교수를 생각하면서┃김철수
이성근 형님께 드리는 글┃김재석
이성근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임원현
지방행정
이성근 그는 누구인가?┃만송 김정호
자연스런 교수님┃김재홍
우리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수님┃김부섭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의 교수님┃신순식
그림/ 김미예(2024). 서귀포 가시리 마을과 녹산로 유채꽃 도로
포항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전경
대구 군공항 민관군 갈등조정협의체 회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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