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간생활은 자연 극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이 과거에는 인간 위(above)에 자리했고 근대화 과정에는 인간 아래(below)에 자리했다. 지금은 함께(with) 가야 할 자리에 있다.
이제 우리는 반드시 자연과 함께 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는 한계치에 도달했다. 일대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망가진 지구를 회복하고 복원하면서 우리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인간중심의 사회적 모델과 자연중심의 생태적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사회적 생태적 모델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정치행정의 거버넌스 모델이 포함된 융합모델로 가야 한다. 융합모델의 핵심가치는 균형과 번영이 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주민의 번영과 장소의 번영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인가? 이 둘 간에 인과성이 있는가?
전근대사회에서는 자연 조건이 인간생활을 결정한다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환경이 인간생활을 지배한다는 사상을 환경결정주의라 하고 공간 개념으로는 공간귀결주의라고 부른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는 자연에 대한 숭배사상인 샤머니즘이라 불리는 무속신앙과 땅과 지형 그리고 지기에 따라 길흉화복이 주어진다는 풍수사상이 있어왔다. 현대사회에서 무속신앙은 퇴색되었으나 풍수사상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하다.
풍수지리가 과거에는 망자의 묫자리를 잡는 음택이 주된 관심사이었으나 최근에는 주택과 사무실, 각종 시설과 신도시 입지 등 양택에도 활용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일부 대학에서 학부 교양과목으로 풍수지리를 개설하거나 대학원에서 석ㆍ박사 연계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편 근대사회로 오면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자연을 개조하고 형성하는 사회로 변화되었다. 전통적인 생산과 여가 그리고 거주공간에서 인위적으로 주거단지, 산업단지, 관광단지와 같은 신인간정주공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를 공간형성주의라 하고 환경개념으로는 환경가능주의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공간형성주의는 인간생활에 편리성과 효율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으나, 환경파괴와 불균형개발의 부정적 효과를 가져왔고, 이가 지역 및 환경문제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지역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개발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이들 지역 및 환경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 및 환경정책이 장소 중심적 정책이고 개별 부처 중심적 정책에 기인한다. 또한 인간의 행태가 환경우월적이고 환경지배적 사고에 원인이 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독립변수이자 종속변수이고 상호의존적 관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환경결정 또는 공간귀결주의와 공간형성 또는 환경가능주의를 절충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균형잡힌 인간・자연 공생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필자는 인간중심의 사회이론과 자연중심의 환경이론 그리고 정치・행정이론을 결합한 지역융합이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이제 인간과 자연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순환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일방의 희생 위에서 일방의 성장이 아니라 호혜적이고 공존하는 공생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가 곧 주민의 번영과 장소의 번영이고 주민행복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이다.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주민이 행복한 지역세상 서문 일부, 이성근교수 컬럼집 1권, 2021. 3. 15/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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