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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희망과 기회균등한 세상을 원한다. 그간 역대정부도 이를 알고 국민행복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행복과 삶의 질 향상,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못하면 존재가치가 없다면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즉,포용국가를 표방하였다.
그러면 과연 우리 국민들은 행복한가? 이와 관련하여 유엔에서는 매년 세계행복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 150여개 국가 가운데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2013년 41위, 2016년 58위, 2018년 57위, 2020년 61위, 2022년 62위이고, OECD 37개국 가운데는 35위로 더 나빠지고 있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 나라경제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나라경제(2021년 5월호)에 나온 2018-2020년의 국민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대학성적으로 치면 F학점 수준이다. 이는 필자가 오래전(2010, 2011년)에 국무총리실 정부부처평가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중앙부처의 정부정책에 대한 평가 가운데 국민체감도 점수가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수준이었던 것과 비슷하다. 이와같은 결과는 아직까지 정부 정책과 국민체감은 괴리가 큼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인식에서 지역주민에게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희망과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개발이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침 대구경북연구원장직의 기회를 가지면서 몇사람의 연구진과 함께 행복ㆍ희망ㆍ기회균등한 지역개발론이라는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지금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바라건대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행복, 희망, 그리고 기회균등한 지역발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성공적으로 실천하여 주민행복지수를 높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회를 빌어 당시 함께한 연구진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지역개발은 주민행복에 대한 관심, 지역의 주체적 역할이 강조된 지방분권화, 새로운 지역개발주체로서의 지역공동체복원 등과 같이 이전과는 차별화된 접근이 활발하다.

필자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대구경북연구원의 몇몇 연구원들과 함께 지역개발에 관한 새로운 대안이론으로 「H2O 지역개발이론」을 개발(이성근 외 4인 공저, 「H2O 지역개발론」, 2012)하였다.
이 이론의 목적은 지역주민에게 현재의 행복(happiness)과 미래 시점의 희망(hope)을 보장하고 균등한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다.

H2O 지역개발은 투입과 산출만을 중시하던 기존 지역개발을 보완하여 지역개발의 목표와 수단을 재설계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첫째, 투입대비 산출을 높이고자 했던 과거목표에서 벗어나 주민의 행복, 미래, 기회향상을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고, 주민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outcome)이 지역개발의 투입, 과정, 산출의 최종결과임을 강조한다. 둘째, 과정을 중시하여 전략을 재조명한다. 기존의 지역개발에서는 과정을 단순한 집행으로 여겼으나 H2O 지역개발에서는 주민의 주관적 만족감을 조절하는 전략수단의 적용과정으로 본다.
H2O 지역개발전략은 지역개발정책결정자와 집행자가 지역개발을 실천하는 과정에 요구되는 조건으로 인간과 환경을 중시하는 대안적 이론에서 도출된 핵심요소인 소통, 순환, 생태, 평등, 투명, 융합의 여섯 가지를 적절히 활용한다.

H2O 지역개발에서 추구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생태적 미래가치 추구, 창조적 지역발전 지향, 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거버넌스체계 구축, 내발적 발전에 초점을 둔다. 미래세대의 수요를 고려하면서 기존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추구하고, 경제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환경의 질 혹은 생태적 가치 제고를 지향한다. 대형인프라사업보다는 매력적인 공간창조를 우선으로 하고, 주민, NGO, 전문가, 관료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거버넌스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더불어 지역의 부존자원, 노동력 및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 지역의 고용 및 소득을 창출하고 다시 지역경제로 재투입하는 내발적 발전을 추구한다.

또한 H2O 지역개발은 지역주민의 주관적인 행복, 희망, 기회에 대한 기본지표를 제시하여 궁극적 정책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측정을 통하여 지역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 분야별 프로그램과 사업, 예산, 조직, 인력, 법・제도 등의 정책적 요소를 투입요소인 독립변수로 두고,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수단으로 소통, 순환, 생태, 평등, 투명, 융합 등의 여섯 가지 조절변수를 활용한다.

H2O 지역개발이론에서 지역주민의 주관적 만족감인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과 소득, 사회・교육, 여가・문화, 정치・행정, 건강・복지, 생활편의, 재해・안전, 녹색환경 인프라, 정책 및 행정의 효과성 등 객관적 조건이 개선되어야 함은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다양한 대안이론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객관적 조건의 개선만으로 궁극적인 지역주민의 만족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H2O 지역개발은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지역의 정책과 개발에 있어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앞의 여섯 가지 전략이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객관적 조건에서도 주관적인 만족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객관적 조건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제 새롭게 출범할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최종목표는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건설하는 일일 것이다. 부디 국민의 행복과 희망,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온 정성과 힘을 쏟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대구일보, 2012.12.20 일부 수정

사진/ 대구 앞산 고산골(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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