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가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부딪치는 우선순위(priority)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순위의 개념과 중요성, 우선순위의 적용 사례, 그리고 우선순위의 결정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먼저 우선순위(priority)의 개념을 보자.
우선순위는 둘 이상의 일들(tasks) 가운데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와 둘 이상의 대안들(alternatives) 가운데 어떤 대안을 선택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관계에서 우선순위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관계를 더 중요시하고, 어떤 관계를 나중에 고려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가족, 친구, 동료, 친척 등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며 상황에 따라 어떤 관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할지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인간관계에서 우선순위의 중요성에 대해 보자.
우선순위는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나타난 5대 국민행복요소의 하나가 관계(relationships)이고, 관계 가운데 중요한 하나가 인간관계이다. 또한 피터 드러커는 "우선순위를 잃는다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소용이 없다"고 하였다.
우리가 일상에서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관계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인간관계의 질을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는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에서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아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피로도가 증가한다. 가끔 주변에서 좋은 사람으로 불리는 친구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다 과로로 개인의 건강과 가정에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를 본다. 반면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 불필요한 관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고 보다 효율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다음은 우선순위의 적용 사례에 대해 보자.
가족과 친구 사이의 우선순위이다.
사람에 따라 인간관계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가족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 사람은 가족의 요구나 필요에 우선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친구들과의 약속보다는 가족관계를 먼저 고려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일과 친구가 우선이었고 차선이 가족이었다. 반면에 여성은 가족이 우선이었고 차선이 친구이었다. 필자 또한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다만 필자는 친구보다는 일을 우선으로 살아온 것이 다르다.
오래전 읽은 다이제스트 글에서 미국의 100대 기업의 CEO는 여가시간이 주어지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우리 사회도 가정에 우선적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가족과 가정중심의 생활패턴이 뚜렷하다.
직장과 개인 생활 사이의 우선순위이다.
그간 우리 사회는 경쟁사회로 개인의 일상은 일 중심이었고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생활은 크게 부족하였다. 이제 직장과 개인 생활에서 우선순위의 개념정립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을 때는 일에 집중하면서 개인적인 관계는 잠시 미룰 수 있다. 반대로 중요한 가족 행사가 있을 때는 직장 업무를 조정하여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도 일과 여가/생활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의 추세에 따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친구들의 선택에 대한 우선순위이다.
앤디 루니는 "우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하였다. 우리 사회는 유달리 친구 관계에 집착한다.
그리고 친구관계에서 여러 약속과 모임이 중첩되어 낭패를 보기도 한다. 이처럼 약속이 겹치는 경우 개인의 행태적 특성에 따라 대체로 세 가지 패턴을 보인다. 하나는 거짓으로 변명을 한다. 다른 하나는 애매하게 말한다. 마지막 하나는 사실대로 정확하게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친구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좋은가?
일반적으로 여러 친구들과 약속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더 가까운 친구나 평소 도움을 주고받는 친구에게 우선적으로 시간 약속을 하는 경우가 좋다.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는 경우 사실대로 정확하게 말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양자의 인간관계에서 취하는 호불호 우선순위의 판단이다.
인간관계는 상대적이다. 양자의 인간관계에서 우선순위가 일치하면 좋은 관계가 맺어지고 불일치하면 불편한 관계가 된다. 이 경우에 한 쪽은 우선순위가 높고, 다른 한 쪽은 우선순위가 낮은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면 상대방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
필자는 전화와 문자로 호불호의 우선순위를 판단한다. 전화는 불통이거나 회신받는데 걸리는 시간이고, 문자는 상대방이 읽는데 걸린 시간과 회신 문자의 내용으로 판단한다.
평소 필자는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한 번은 우연이고 두 번 이상은 습관"이라는 명언을 일상의 여러 분야에서 금과옥조로 활용하고 있다. 필자는 양자의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의 호불호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데 이를 사용하고 있다. 전화는 한 번하고 불통이거나 회신이 없으면 가능한 한 하지 않는다. 문자 또한 한 번 하고 읽지 않거나 회신이 없으면 가능한 한 하지 않는다. 여기에도 드물지만 예외는 있다. 필자가 불가피하게 연락이 필요한 경우에는 두 번은 한다. 그러나 필자는 나에 대해 상대방이 가지는 호불호의 우선순위는 명확하게 판단하고 가슴에 새겨둔다. 이는 서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혹 주변에서 상대방이 가지는 호불호 우선순위의 불일치를 읽지 못하고 애써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을 한다. 그러면 필자는 "인간관계는 우선순위가 결정한다"고 되새긴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의 결정 방법에 대해 보자.
관계의 중요도에 대한 평가를 통한 우선순위의 결정이다.
스티븐 코비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관계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가족, 배우자, 가까운 친구 등 중요한 관계는 높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다.
시간과 에너지의 가용성을 고려한 우선순위의 결정이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누구에게나 우선순위가 있게 마련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시간과 에너지를 감안하여 적절히 배분하고 선택해야 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긴급성과 필요성을 고려한 우선순위의 결정이다.
아이크 아이젠하워는 "성공이란 중요한 것과 시급한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관계의 긴급성과 필요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친구 관계에서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 관계가 더 우선될 수 있다.
개인이 선호하고 지향하는 가치를 반영한 우선순위의 결정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지향가치는 다르다. 지향가치는 경제적 이득, 사회적 지위와 성취, 정신적 육체적 건강, 유유자적의 여가생활, 선호하는 취미와 시간, 기대하는 교제의 상대 등 다양하다.
따라서 양자의 인간관계는 개인적 차원의 지향가치와 상대방이 지향하는 가치가 일치할 때 공유가치로 발전되어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위치한 상황의 적응성과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연성에 기반한 우선순위의 결정이다.
그리스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고 하였다. 우주의 모든 것은 항상 변화하며 불변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인관관계의 우선순위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직장인은 직장의 동료 관계에 집중하나, 은퇴 이후에는 이웃 관계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고장층 인구와 고은층 인구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고장층 인구는 고령층과 장년층을 가리키고, 고은층 인구는 고령층과 은퇴자를 가리킨다.
이글을 마치면서 필자가 내린 결론은 우리 모두가 인간관계에서 우선순위의 개념과 중요성을 알고 일상에서 잘 활용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일관되게 적용하면서 살아가면 개인의 평강은 물론이고 상대방에게도 심리적 평안을 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인간관계의 우선순위화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청도 운문사 전경. 2024. 9. 21
청도 운문사 전경. 2024. 9. 21
청도 운문사 전경. 2024. 9. 21
'생각하며 사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과 생활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팔(臂)의 일곱 가지 비유적 의미에 대한 논의 194 (11) | 2024.10.04 |
---|---|
삶과 생활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손(手)의 열 가지 비유적 의미 즉, 열 손(十手)에 대한 논의 192 (0) | 2024.09.23 |
삶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가슴(胸)의 비유적 의미와 8보(保)와 5경(儆)에 대한 논의 190 (1) | 2024.09.18 |
삶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입(口)과 말(言)에 대한 논의 189 (13) | 2024.09.14 |
고은층 인구/ 고령자와 은퇴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기기(冀棄)밸 황혼 인생에 대한 제언 188 (9) | 2024.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