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격 있는 어른의 길: 정년퇴임 이후 80대 두 노(老)교수의 삶에 대한 관조(觀照)"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들어가며,
나는 대학교수직을 정년 퇴임한 지 7년 차가 되었고, 현재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생활한 지도 이 년 반이 지났다. 이곳에서 나는 같은 교수직을 지냈던 대구 출신의 이** 교수님과 사모님, 같은 대학에서 재직했지만 특별히 교류가 없었던 홍** 교수님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세 분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한 '품격 있는 어른'의 태도를 몸소 실천하는 분들이다. 나는 정년 이후 이러한 삶의 자세를 지향하고 있기에, 이 분들의 생활 방식이 내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품격(品格)이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어른으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품성과 이를 실천하는 태도의 총체적 조화를 의미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품격 있는 어른의 길: 정년퇴임 이후 80대 두 노교수의 삶"의 태도를 공유하고, 이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작은 교훈을 주고자 한다.
먼저 품격 있는 이 교수님 부부의 삶의 태도(品)에 대해 논의한다.
일품은 무상무애(無想無碍)하고 무욕지향(無欲志向)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고, 가까운 것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얽매이지 않으며, 현재를 충실히 살아간다. 하지만 원칙과 기준은 확고하다.
이품은 과유불급(過猶不及)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모든 것에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한다. 평정심을 지키며, 외유내강(外柔內剛)의 태도로 살아간다. 내면이 단단하며,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행동한다.
삼품은 소언(少言)과 묵언(默言)을 선호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적게 하고, 함축적이고 정제된 언어를 구사한다. 다언(多言)보다는 소언(少言), 소언보다는 묵언(默言)을 선호하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사품은 관계를 소중히 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누구를 만나든 따뜻한 태도로 예의를 갖추며, 나이에 상관없이 존칭을 사용한다. 타인을 비판하기보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이해와 인내로 기다리며 한 번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
오품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살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가정의 질서와 법도를 존중하되, 현대적인 가족관을 가지고 부부관계를 실천한다. 자녀 교육은 민주적 방식으로, 부부 관계는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삶을 추구한다.
육품은 일상의 루틴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그리고 균형 잡힌 식사를 실천한다. 신체 건강을 위해 매일 파크골프를 즐기며,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한다. 이 교수님 부부의 삶을 바라보면, 세상을 달관한 모습이 연상된다.
칠품은 공정과 상식을 준수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언행일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공정한 태도를 실천한다. 공짜를 탐하지 않고, 상식과 원칙을 지킨다.
팔품은 단순성을 지향하는 삶의 태도이다.
이 교수님 부부는 복잡한 삶보다 단순하고 투명하며 정직한 삶을 선호한다. 있는 그대로 말하고 사실대로 행동한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총기가 젊은 사람 못지않다. 그러나 소유한 것들을 정리하는 일에는 쉽게 결단하지 못하고 여전히 미루는 듯하다.
다음은 같은 대학의 선배 교수님이셨던 홍 교수님의 한 가지 가치 지향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고 이에 대해 논의한다.
홍 교수님은 정년 이후 한문 교육 전공과는 다른 미술을 선택하여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릴 적 소질이 있었지만 바쁜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재능을 다시 찾아 지속적인 그림 그리기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홍 교수님이 하는 작업은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의미가 있다고 믿는 일이기에 더욱 가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년 이후의 삶을 새로운 의미로 채우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나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나 또한 정년 후 시작한 티스토리 블로그(이성근교수의 함께 살아가는 세상
lsk50.tistory.com/m)에 글을 쓰면서, 홍 교수님이 그림을 통해 느끼는 보람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님과 나는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성과물을 주고받으며 공감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무언의 건강한 소통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본다. 나는 이런 공감을 통해 홍 교수님을 나의 동반자이자 동행자로 여기며, 스스로도 품격 있는 어른이 되고자 노력하는 '어른 후보자'라 믿는다.
글을 마치며,
진정한 품격 있는 어른이란 특정한 지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가 만난 이 두 분의 노교수님과 사모님처럼,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그러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용어해설
1) 태도(態度, attitude)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태도는 사람의 마음가짐이기 때문에 변화할 수 있으며, 인간은 타인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태도가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 태도는 타인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보여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사람은 태도를 두루두루 살피어 잘 보면 그 사람이 타인에 대한 마음을 알 수 있다./위키백과
2) 관조(觀照, contemplation 또는 meditation)는 주관을 떠나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통찰, 관찰과 어느 정도 그 뜻이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3) 무상무애(無想無碍)는 "생각이 없어 걸림이 없다"는 뜻으로, 특정한 고정관념이나 집착이 없어 자유롭고 막힘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4) 무욕지향(無欲志向)은 "욕심이 없음을 지향한다"는 뜻으로, 욕망을 버리고 욕심 없는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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