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민은 오래전부터 달성공원시대와 앞산공원시대를 거쳐 지금은 팔공산공원시대에 살고 있다. 팔공산은 명산이자 도립공원이다. 얼마전에는 시민단체에서 팔공산을 국립공원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금은 그 논의가 조용한 편이다. 팔공산지역은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점이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점이지대는 도시와 농촌의 성격이 혼재된 한계지역이다. 과거는 농촌지역이었으나 현재는 도시지역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팔공산지역은 농촌적 삶과 도시적 삶이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관이 양호한 팔공산지역에 새로운 전원주거와 상업시설이 입지하면서 나타났다.
팔공산 점이지대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먼저 긍정적 측면으로는 도시민의 전원생활공간과 휴식・여가공간의 제공이다. 이는 베이비 부머 세대 은퇴자의 증가와 주5일제 근무 그리고 재택근무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난개발과 환경훼손 그리고 원주민과 이주민 간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과 같은 역기능이다.
필자는 삼 년간 팔공산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여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에 팔공산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주민의 환경의식에 관심을 가졌었다.
여기서는 팔공산의 점이지대화에 따른 지역주민의 환경의식과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의식은 잠재해 있는 개인의 행동양식을 말하고 환경의식은 잠재해 있는 개인의 환경양식을 의미한다. 팔공산 점이지대 주민의 환경의식은 좁게는 팔공산의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넓게는 낙동강의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낙동강 정비사업의 공과에도 인과성이 크다.
팔공산 점이지대의 주민구성은 크게 원주민과 도시이주민이다.
먼저 원주민은 일반농업종사자와 마을지도자로 이들 대부분은 고령자이다. 아직도 일부 원주민은 오랜 관습에 따라 생활쓰레기, 농업쓰레기, 농사용쓰레기를 하천에 내다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도 동네하천을 쓰레기처분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원주민 지도자의 경우도 환경의식은 있으나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음으로 도시이주민은 전원생활 목적의 이주민과 상업목적의 이주민으로 구분된다. 전원생활 목적의 이주민은 고령의 은퇴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일부는 주거정비 폐기물의 도로변 무단투기, 차량으로 이동해서 인근 타지역에 투기, 울타리내 지향적 생활의식으로 마을 바깥에 무관심한 행태를 보여 마을공동체 규범에 동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업목적의 일부 이주민은 상업용 폐기물의 소각, 오수의 하천방기의 환경행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 외에 도시방문객과 도시근로자 그리고 부동산 디벨로퍼의 환경의식도 문제이다. 일부 도시방문객과 도시근로자는 일반쓰레기를 자연과 도로에 무단방기하는 비양심적 행태를 보인다. 일부 부동산 디벨로퍼는 건축물 폐기물의 분리수거 미흡과 도로변 무단투기 등의 행태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팔공산 점이지대 주민들의 환경행태는 농촌의 전통적 생활방식과 도시의 익명성에 기반한 환경의식에 기인한다. 팔공산 점이지대의 환경오염은 낙동강 수질악화의 오염원으로 결과한다. 한편 행정당국은 예방적 조치와 사후대응의 행정력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의 대응으로 녹색성장과 4대강 정비사업을 하였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결과는 녹조와 같은 수질오염과 수생태계의 변화가 나타났다. 문정부 들어 시작된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공론화는 임기가 끝나면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문제는 네 가지 접근방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가 상향적 접근이다. 마을단위에서부터 국가단위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가 점진적 접근이다.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큰 것으로 완성해야 한다. 셋째는 지역적 접근이다. 환경문제는 유기체적이고 위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가 협업적 접근이다. 환경 이해당사자 간 거버넌스 형태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로 볼 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환경은 주민의 건전한 환경의식과 정부의 통합적 환경정책에 달려있다. 이가 곧 정책균형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환경의식과 환경행태의 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정부의 환경정책은 주민조직화와 환경감시의 강화, 그리고 환경거버넌스의 확립이 필요하다.
대구일보, 2018. 5. 23/일부 수정

사진/ 팔공산 한티재(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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