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대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통찰력 · 판단력 · 실천력의 역량과 ABCD의 기본 덕성"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전 대구경북연구원장
위기의 시대, 다시 대통령을 뽑는다
2025년 6월, 우리는 다시금 대통령을 선출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3년 전, 필자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판실의 역량과 ABCD의 기본 덕성을 갖춘 대통령을 바란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도자에 요구되는 요건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의 기대는 아쉽게도 실현되지 못하고 불행하게도 미완성으로 끝났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비상 상황에서 21대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치러지는 지금, 우리는 더 절박하게 국가와 국민을 위한 리더십을 기대하게 되었다.
지금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위기의 국가를 안정시키고 다음 세대로 이끌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싯점이다. 안으로는 사회적 분열과 경제적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고, 밖으로는 미·중 간 전략경쟁 격화, 2기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북한의 핵무력 공식화와 도발 지속이라는 외교·안보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복합위기 속에서 유권자의 한 표는 그 무엇보다도 무겁고 중요하다.
2025년, 우리가 마주한 새로운 복합 위기와 복잡계 사회
지금은 여러 사회문제가 얽히고설켜있는 카오스 상황의 복잡계 사회이다. 필자는 이를 여러 사회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있는 초불확실성 시대라고 부른다.
그러면 우리의 복잡계 사회는 어떠한지 알아보자.
하나는 이제 북한이 더 이상 ‘비핵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3년 말,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기하였고, 전략핵과 전술핵의 병행 전략을 지속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둘은 미국이 2기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과 동맹의 무게 중심을 흔들고 있다.
셋은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국제질서 도전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는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넷은 국가적으로 저출생과 지방소멸이 ‘국가 공동체 해체’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젊은 세대는 기회의 위기에 놓여있고, 고은층 세대는 일상의 위기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 위기의 실체 앞에서 대통령은 더 이상 ‘관리자’가 아니라, 역사적 결단과 미래 설계를 동시에 이끌 국가전략가여야 한다.
우리가 당면한 시급한 국정과제
지금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국정철학과 전략은 단기적 임기응변보다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삶이 걸린 당면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하나는 국가안보의 대전환이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존문제이다. 북핵의 실체화에 대응하는 자체 핵보유의 논의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재정비,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 사이버 · 우주 ·AI 안보체계의 구축이 절실하다.
둘은 산업과 일자리의 혁신이다. 산업과 일자리는 국민이 일하고 먹고사는 문제이다. 이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이니다. 역대 정부에서 노력했고 지금도 그리고 내일도 중요한 과제이다. 미래의 산업과 일자리는 디지털 전환, AI · 반도체 · 바이오·그린에너지 중심의 국가 신산업 생태계의 혁신이 시급하다.
셋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위기의 글로컬 차원의 대응이다. 원전과 신재생의 조절,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위한 국가 전략체계의 재구조화가 요구된다.
넷은 지방소멸과 인구위기의 극복이다. 교육 · 의료 · 복지의 지역균형화, 청년유인형 지방분권 자립적 지역발전 모델의 설정과 실천이 절실하다.
다섯은 사회통합과 국민 신뢰의 회복이다. 갈등조정 중심의 사회협약기구의 설치ㆍ운영, 무엇보다 정치와 권력기관의 개혁이 필요하다.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역량은 통찰력과 판단력, 그리고 실천력 즉 '통판실'의 역량이다
이러한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역량은 여전히 변함없고 유효하다.
하나는 통찰력(Insight)이다.
이는 미래를 꿰뚫는 선견과 복잡계 사회의 본질을 꿰차는 능력이다.
둘은 판단력(Judgment)이다. 이는 성장과 발전, 조화와 균형 그리고 시대정신에 맞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이다.
셋은 실천력(Execution)이다. 이는 불필요한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과의 신뢰 속에 때를 놓치지 않으며 과감히 추진하는 실행의 힘을 말한다.
이러한 역량은 외교안보, 경제, 사회, 행정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되, 무엇보다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필자는 이를 국어의 첫머리 글자를 따낸 '통판실'과 영어의 첫머리 글자를 따낸 'IJE /이제' 역량과 리더십이라 부른다. 특별히 필자는 'IJE/ 이제'를 제발 좀 과거를 떠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ABCD의 기본 덕성
대통령 역량만으로는 하나가 부족하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걷는 도덕적 리더여야 하며, 필자는 다음 네 가지 ABCD 덕성을 지난번 글에 이어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하나는 A로 Authenticity(진정성과 정직성)이다. 대통령은 공적 삶의 전 과정에서 일관되고 신뢰받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둘은 B로 Belief System(확고한 신념체계)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헌법적 가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원칙을 가지고 지켜야 한다.
셋은 C로 Communication(소통력과 공감성)이다. 대통령은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언어와 행동의 지도력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넷은 D로 Duty & Mission(책임의식과 사명의식)을 지녀야 한다. 공적 책무에 대한 무한 책임과 헌신이 요구된다.
오로지 유권자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대통령을 선택하는가이다. 유권자의 선택은 그저 한 표가 아니라, 국가 공동체의 운명과 방향성을 정하는 정치행동이다.
유권자는 이제 포장된 이미지보다 진짜 역량과 도덕성을 보아야 한다.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보다, 통합을 이끄는 품격 있는 언어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정치인’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리더’를 뽑아야 하며, 합리적 투표를 통해 이 나라의 미래 100년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
필자는 지금의 '좌불안석"과 같은 대한민국을 '포공의 구덕'처럼 앞으로 선출될 21대 대통령이 풀어주기를 바란다. 그 첫걸음은 우리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로부터 시작된다. '이제' 좀 그만 하고,
2025년 6월, 새로운 시작을 기대한다
우리 모두 "21대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통찰력 · 판단력 · 실천력의 역량과 ABCD의 기본 덕성"을 기억하고 기억하며 투표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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