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 파크골프장/ 서파장에서 만난 신서귀삼연(新西貴三然)의 이야기"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서파장에서 만난 신서귀삼연
필자는 대학교수로 정년을 마치고, 지금은 고은층(고령층과 은퇴자 )으로서 제주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삼 년째 살고 있는 자칭 ‘신서귀포인’이다. 삼 년 가운데 첫 이 년은 서귀삼연의 김 선생과 함께 제주의 산을 비롯한 자연을 즐겼고, 최근 일 년은 강창학과 칠십리의 서귀포 파크골프장, 즉 ‘서파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 두 곳에서 두 명의 특별한 골퍼를 만나게 되었고, 필자는 ‘신서귀삼연(新西貴然)’으로 이름 지었다. 이는 ‘서귀포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세 사람의 귀한 인연’을 뜻한다. 우리는 서파장에서 건강, 우정, 공동체 가치를 함께 나누는 관계이다.
강창학과 칠십리 파크 골프장/ 강 칠 파장이 가져온 고은층의 정원
서귀포 강창학과 칠십리 파장은 단순한 파장이 아니다. 이곳은 자연을 벗 삼고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는 휴식처이며, 우정과 이야기가 있는 고은층의 정원이다. 그 안에서 우리 신서귀삼연은 서로에게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주고,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채워준다. 매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약속 시간에 만나 손에 클럽을 쥐지만, 사실 그것은 우정을 이어가는 매개일 뿐이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온 삶의 경험을 두 파장에서 공유하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묵묵히 걸어가는 선한 이웃이 된다.
사람의 향기를 품은 신 대표의 결단과 선의의 삶
예천 출신의 신 대표는 오랜 세월 청주에 살다가 서귀포로 이주하고, 여전히 청주를 오가며 생활하는 말 그대로 ‘신서귀인’이다. 사업가이자 전문 기술자로 일하다 회사를 직원들에게 넘기고 은퇴한 후, 카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봉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나를 만날 때마다 매번 무언가를 나눠주고, 내가 알게 모르게 사진을 찍어 전하는 인정 많은 사람이다.
파크골프에서도 그의 성품은 나타난다. 필자가 이름 지은 ‘달관타법’이라 불리는 그의 스윙은 성적보다 분위기, 기술보다 관계에 무게를 둔다. 특별히 퍼팅은 일품이다. 동시에 불의에 단호히 맞서는 행동은 ‘공적인 민간인’의 품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조절된 리듬의 미학을 지닌 김천의 이 선생
구미에서 체육교사로 정년을 마친 이 선생은 김천 출신으로, 현재는 서귀포 법환포구에서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도서관에서의 독서, 제주의 자연 탐방, 주일 예배, 파크골프 훈육 등 규칙적인 루틴 속에서 그는 신념과 조율된 삶의 리듬이 지닌 미학을 실천한다. 특히 이 선생은 가족, 건강, 신앙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며, 그의 일상은 고은층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필자는 그의 파크골프 플레이를 지켜보며 ‘정석타법’이라 이름 붙였다. 모든 동작이 원리와 훈육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말하기보다는 경청하는 태도를 지녀,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깊이 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 그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삼도 경계인’처럼 어느 한 지역에 구속되지 않으면서도, 어디서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덕성을 지닌 인물이다.
철학자가 말하는 우정의 개념과 신서귀삼연이 실천하는 삶
공자는 "논어"에서 정직, 신의, 지식을 갖춘 벗을 ‘유익한 친구’라 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정을 유익함, 즐거움, 그리고 선의 공유라는 세 가지 요소로 정의하였다. 신서귀삼연은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서로의 존재는 건강이라는 유익함을 넘어, 삶의 즐거움이 되고, 서로의 태도와 실천은 덕과 선의 공유를 가능케 한다. 우리 세 사람은 정년 이후의 삶을 ‘무위(無爲)’가 아닌 ‘유의미한 우정’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고은층으로서 신서귀삼연이 말하는 인생의 지혜
우리 신서귀삼연의 세 사람은 단순히 파장에서 공을 굴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들은 삶의 또 다른 계절에서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가’를 함께 묻고, 답해가는 관계이다. 건강을 챙기고, 소소한 배려를 주고받으며, 때로는 웃음과 침묵으로 일상을 채운다. 누군가는 ‘은퇴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만, 우리들은 ‘누구와 어떻게 살아갈까’를 실천 중이다. 우리 신서귀삼연은 말한다. "삶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며, 진정한 우정은 함께 걷는 길에서 서로에게 배우고 서로에게 배움의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다."
서파장에서 피어난 신서귀삼연의 인연은 현재 진행형이다
서귀포의 바람은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고요하다. 서파장의 잔디 위를 스치는 바람처럼, 고은층의 일상도 그렇게 지나간다. 그러나 우리 신서귀삼연은 그 바람 속에서 ‘즐기며 의미있는 일상'을 살아가고자 한다. 인생의 가을, 누구와 어떤 자세로 살아갈 것인가? 우리 신서귀삼연은 그 물음에 스스로 살아있는 해답을 우리 스스로의 일상에서 함께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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