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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행정의 신뢰를 세우는 힘: 공직자의 소통역량과 LIKE 모델"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오늘의 한국사회는 시민의식의 향상과 사회갈등의 심화 속에서 공직자에게 새로운 소통역량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날 각급 정부의 행정환경은 급격히 변화하며, 그 복잡성도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 시민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정보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해관계는 얽히고설켜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행정을 더 이상 단순한 규정과 절차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시민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상호작용적 조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필자는 “이성근 교수의 인생사색”에서 여러 차례 “사람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심리적 거리는 멀어졌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시대에 행정이 시민과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소통이 기술을 넘어 하나의 덕목이 되어야 한다. 선진 민주화와 시민의식의 향상은 공직자의 소통역량을 행정의 질과 행정 신뢰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만들고 있다.

공직자의 소통역량은 행정 신뢰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정약용 선생의 “신언서판(身言書判)”은 인간됨의 중심에 바른 태도와 올바른 의사소통을  앞자리에 두고 있다. 행정에서도 바른 태도와 의사소통은 정책의 공감과 수용, 순응을 높이는 핵심 역량이다.

필자는 티스토리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행정은 홍보로 시작해 홍보로 일하고 홍보로 끝난다는 오해를 넘어야 한다”라고 말해 왔다. 공직자는 바른 태도와 소통을 통해 행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무엇을 지향하는지 밝히며, 시민과 어떻게 협업을 완성할 것인지 전달해야 한다.
행정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공직자의 태도와 언어는 행정의 얼굴이며 행정조직의 신뢰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LIKE 모델은 공직자의 소통을 ‘경청–진단–태도–설명’의 네 단계로 구조화한다

필자가 개발한 LIKE 모델은 Listening(새겨듣기), Identifying(분석·진단하기), Kind(친절하기), Explanation(설명하기)로 구성된다. 이 네 요소는 각각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LIKE 모델은 공직자의 소통역량을 절차적 구조적 역량으로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모델은 민원 응대, 갈등관리, 정책홍보 등 다양한 행정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선진 민주사회에서는 소통을 감정적 설득이나 일방적 전달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근거와 과정, 태도와 결과가 연결된 구조적 소통이 필요하며 LIKE 모델은 그 구조를 제시한다.

새겨듣기는 시민의 언어와 감정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새겨듣기는 단순한 청취가 아니라 시민의 말 뒤에 있는 감정과 상황, 그리고 배경을 함께 읽어내는 태도다. 이는 행정이 시민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다.
경청은 민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갈등의 본질을 이해하게 하며, 정책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필자는 인생사색에서 “귀 밝은 사람은 마음을 먼저 듣는다”라고 쓴 바 있다. 새겨듣기는 곧 시민의 마음을 듣는 능력이다.
또한 경청은 기록과 분류, 데이터베이스화를 가능하게 해 이후의 분석과 판단을 더욱 합리적으로 만든다.

분석·진단하기는 경청된 정보를 구조화하여 과학적 행정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분석·진단은 문제의 성격을 파악하고 원인을 정리하며 관계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체크리스트, SWOT, 브레인스토밍, 브레인라이팅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분석·진단을 통해 행정 판단이 개인의 경험이나 직관에 머물지 않고 공적 기준과 과학적 기준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협업행정의 토대를 제공한다. 필자는 인생사색에서 “판단은 지식이 아니라 구조화된 분석에서 나온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분석·진단은 바로 그 구조화를 수행하는 행정전문성이다.

친절하기는 공직자의 태도가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정서적 기반이다

친절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공직자의 전문성이 태도에서 드러나는 방식이다. 이는 시민과의 신뢰를 높이는 정서적 기반이 된다.
부드러운 말씨와 적절한 속도, 정중한 태도는 ‘차가운 절차’를 ‘시민 중심의 따뜻함’으로 바꿔준다. 이는 불신과 갈등을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필자는 티스토리에서 “친절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라고 다시 강조하였다. 친절은 일상 행정 속에서 공직자가 실천해야 하는 능력이다.

설명하기는 행정 판단을 시민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공감과 협력을 이끄는 최종 역량이다

설명하기는 단순히 결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과정과 이유, 그리고 근거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재구성하는 일이다. 이 과정이 납득과 동의를 이끌어낸다.
설명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되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간결해야 한다. Julian Treasure가 제시한 ‘HAIL 원칙’ 즉, Honesty(정직), Authenticity(진정성), Integrity(정확성), Love(애정)을 행정 소통에 적용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필자는 인생사색에서 “설명은 말이 아니라 이해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강조해 왔다. 설명하기는 행정의 결과를 시민과 ‘공유된 의미’로 만드는 핵심 역량이다.

LIKE 모델은 일상행정과 갈등관리, 정책홍보와 조직협업을 통합하는 실천적 프레임이다

LIKE 모델은 경청–진단–태도–설명의 전체 과정을 체계화함으로써 공직자의 소통을 개인적 기술에서 벗어나 재현 가능한 전문역량으로 확장한다.
이 모델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신뢰 위기와 갈등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도구이며, 디지털 정보 과잉 시대에도 필요한 구조적 소통의 길을 제시한다.
필자는 티스토리와 인생사색에서 “행정의 역량은 공직자의 소통 역량에서 비롯된다”라고 강조해 왔다. LIKE 모델은 공직자의 소통 역량으로 신뢰받는 행정으로 이끌어가는 방향성을 제공한다.


참고자료
ㆍ이성근, "이성근 교수의 인생사색" 시리즈.
ㆍ이성근, 티스토리 블로그 함께 살아가는 세상.
ㆍ정약용, "목민심서".
ㆍㆍ한국행정연구원(2024), 한국 ㆍ공공소통의 변화와 과제.
ㆍJulian Treasure, How to Speak so That People Want to Listen, TED Talk, 2014.
ㆍOECD(2023), Government at a Glance.

사진. 이성근. 영남대 민속박물관 전경. 202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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