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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 진정성 개념이 화두가 되고 있다. 진정성 개념의 학문적 관심은 물론이고 현실세계에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한 여야 정치권에서 표방하는 입장들을 보면, 우리 일반 국민들은 국리민복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또한 여권의 양두구육과 표리부동, 앙천대소와 혹세무민 등 언어와 논쟁을 보면서 진정성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와 달리 최근에는 개인차원의 진정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에게 진정성은 중요한 덕목의 하나가 되었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과 진정성이 부족한 사람의 차이는 삶의 질이나 행복수준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이 글에서는 진정성 개념의 다의적 의미와 진정성을 키우는 조건들에 대해 필자의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인간은 타인과 부단히 상호작용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은 본인이 의도한대로 좋은 관계를 맺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세계가치조사에 따르면 행복조건의 중요한 다섯 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가 관계로 나왔다.

사람 간의 관계 즉,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첫인상과 진정성은 사람 간의 상호작용의 범주에 속한다. 전자는 자신과 무관하게 타인에 의해 결정되고, 후자는 자신이 원인 제공자가 되고 타인의 결정으로 결과한다.
첫인상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이 일방적으로 평가받는 것이고, 진정성은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서 타인으로부터 진정성을 평가받게 된다.

첫인상은 3-4초의 짧은 시간에 평가되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며 변명의 기회가 없다.
또한 첫인상의 결과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작용한다.

진정성 또한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결과는 첫인상과 유사하다. 진정성과 관계있는 일상의 용례를 보자. 내 생각이 바르게 전달되지 않고 왜곡된다.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내 행동을 오해한다. 내 태도가 무례하다고 한다. 노력에 비해 성과가 낮고 공감을 받지 못한다.


이 글에서는 진정성의 다의적 의미와 이를 키우는 조건들에 논의해 보기로 한다.


먼저 진정성의 어원과 유래를 보자.
진정성은 영어로 authenticity 이다. 이는 진위성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인 authenticos 에서 기원한다. 또한 원본, 진품, 진짜의 의미를 지니고 작가(author)의 어원이다.

근대적 의미의 진정성은 박물관에서 찾을 수 있다. 원본 대 복제품, 훼손에 대한 복원, 본래성, 본원성의 의미이다. 또한 본연과 고유의 의미도 지닌다.

서구의 진정성은 18세기 이후 근대화와 개인의 중요성에서 시작되었다. 진정성은 고유한 진심을 가진 도덕적 개인이 진실되지 않은 사회와 대립하면서 그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의미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진정성의 유래는 200년 전 유학의 핵심 개념인 충직과 유관하다. 이에 따르면 진정성은 진실하게 충성을 다함으로 참된 본심을 발견하고 본래 마음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다음은 현실적인 진정성의 개념을 보자.
진정성의 개념은 한자어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의 진정성/眞情性(authenticity)은 진실하고 참된 성질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의 진정성/眞正性 (sincerity)은 참되고 올바른 성질이나 특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자는 진심과 성실의 의미가 강하고, 후자는 정직과 진리의 의미가 강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진정성은 협의로는 전자를 가리키고, 광의로는 전자와 후자를 포함한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여기서는 광의의 진정성 개념을 가지고 진정성의 여섯 가지 개념 요소를 살펴보자.
첫째는 자연성과 순수성을 지닌 생각이다.
둘째는 진실성을 지닌 마음이다.
셋째는 정확성과 일관성을 지닌 말이다.
넷째는 언행의 일치성이다.
다섯째는 일에 대한 성실한 태도이다.
여섯째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겸손, 그리고 존중의 인간관계이다.


다음은 진정성 있는 사람의 특징을 보자. 진정성 있는 사람은 진정성 없는 사람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는 자기 확신과 자기 존중감, 그리고 신념체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선호하는 가치 체계가 명확하고 확실하다.

둘째는 말이 정직하고 일관성을 유지한다. 말을 바꿔야 할 경우 그 이유와 상대방의 양해를 구한다. 또한 언행이 일치한다.

셋째는 공정과 상식에 기반하고 사회규범을 따르며 윤리적이다.

넷째는 타인으로부터 신뢰가 높고 사회적 평판이 좋다.

다섯째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타인의 수용도와 공감도가 높다.
따라서 하고자 하는 일에 지지가 높고 갈등이 적다.

여섯째는 인간관계가 원만하다.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겸손, 그리고 존중의 마음과 태도를 갖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키우는 조건들을 보자.

첫째, 바르고 순수하게 생각하자. 바르다는 말은 사실 그대로 바로 본다는 것/바보이고, 순수하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자연적이라는 의미가 있다. 바른 생각에 바른 마음이 깃든다 했다.
또한 균형잡힌 생각과 신중하게 역지사지 하자. 한쪽에 편향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으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 다시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깨끗한 마음을 가지자. 청심사달이란 말이 있다. 마음이 청결하면 모든 것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정직하고 진실한 마음을 갖고 마인드가 개방적이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수용과 관용의 마음이 생긴다.

셋째, 말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하자. 말은 사실에 기반해야 하고 마음을 담아서 전달해야 한다. 또한 말은 확실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

넷째,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이는 타인에게 믿음을 주고 인정감과 친밀감을 갖게 해 준다.

다섯째, 일에 열과 성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자.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다. 열과 성을 다하면 하늘이 도운다는 말이다. 현대적으로는 집중과 몰입을 하면 성취도가 높다는 뜻이 된다. 옛말에는 충직하고 충성이 이에 해당한다.

여섯째, 반듯한 태도로 상대방과 관계하자. 그러면 인간관계가 원만해진다. 또한 타인에게 배려하고 겸손하면 공감도가 높아진다.

현대사회에서 모든 분야에서 진정성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제 진정성은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다.
진정성 있는 사람이 되려면 자신부터 진정성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성은 남 탓이 아닌 내 탓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진정성은 나로부터 시작하고 타인으로부터 결과/받는 것이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사회구성원 상호 간에 진정성이 높아지면 신뢰사회와 공감사회, 그리고 협업사회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사진/ 이성근.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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