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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자연이 으뜸이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자연은 신이고 신이 곧, 자연"이라 했다. 제주는 신이 준 선물이다. 제주의 자연은 제주의 모두이다. 제주의 자연은 뭐라 해도 한라산과 제주 바다이다. 여기에다 하나를 보태면 제주인/ 사람이다.

옛날에 제주는 바람, 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리었다. 그러나 그간 제주는 많이 변화되었다. 지금의 제주는 한라산의 아열대 식물자원과 삼나무와 편백나무의 인공수림, 태평양 바다 위에 떠 있는 화산섬의 제주 본 섬과 부속 섬의 독특한 해변과 포구, 그리고 전통과 현재가 혼재한 제주만의 고유한 문화가 대표적인 세 가지 보물이다. 그 가운데 특별한 하나가 숲/ 숲길이다.

제주의 숲은 국가차원의 산림녹화사업에 기인한 바가 크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사업은 UN이 인정한 세계적인 성공사례이다. 제주의 산림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는 제주의 여러 자연휴양림과 숲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제주살이 한 달을 지내고 두 달을 곧 채우게 된다. 그간 제주의 자연휴양림과 치유의 숲 등 여러 숲/숲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멀리는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한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산림녹화와 육림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긴 세월이 지나야 하고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해야 가능하다. 오늘의 제주는 앞선 이들의 선견지명과 견문과 정책추진에 크나큰 혜택을 보고 있다.
필자는 우리 인생도 제주의 산림녹화사업과 같이 선견지명과 견문의 지혜를 빌려 인생 육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였고, 이 글을 쓴 배경이 되었다.




이 글은 제주 산림녹화와 육림사업에서 얻은 교훈에서 육림 개념을 빌려 인생 육림의 여섯 가지 요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첫째는 열림이다.
여기서 열림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 눈과 귀, 가슴이 열려있음을 말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지혜를 얻으려면 마음을 열어라"고 하였다.

"목민심서"에는 '순막구언'이 나온다. 이는 백성이 겪고있는 어려움을 묻고 의견을 구한다는 말이다. 이는 통차자의 열린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
현대적 의미의 '순막구언'은 모든 정부부문과 공공분야의 구성원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고, 열린 마음은 기본 전제가 된다.

한편 사람은 제각기 스타일이 있다. 어떤 사람은 타인과 대화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혼자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은 협력해서 일하고, 어떤 사람은 혼자 일한다. 이는 성격과 개성의 차이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열린 개방사회이자 공유와 협업사회이다, 이런 사회는 전자가 후자보다 낫다.

필자는 평생의 교수직분에서 혼자보다 협업으로 일하였다. 이런 나를 보고 가족은 "왜 일을 혼자 못하느냐?"고 나무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혼자보다 주위에 질문해서 답을 찾고 함께
일하기를 좋아한다.

둘째는 들림이다.
옛날 농촌에 사람들은 "눈이 밝고 귀가 밝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자연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하는 필요성에서 나왔다.
여기서 들림도 잘 듣는다는 의미다. 의사소통의 시작은 잘 들음에 있다. 잘 듣는다는 것은 경청이다. 경청은 상대방과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존중을 가져다준다.

"논어"에 '이청득심'이 나온다. 이는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좋은 인간관계는 경청에서 시작된다

경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영국 격언에 "지혜는 듣는 데서 오고 후회는 말하는 데서 온다"는 말이 있다.
탈무드에는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고 했다.
또한 데일 카네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경청의 태도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찬사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경청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그리고 경청하는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세째는 어울림이다.
이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이웃과 잘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한나라 책 "회남자"에는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면 천하를 가질 수 있지만 자기에게만 의존하면 자기 몸 하나 보호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집단지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예로부터 어울림의 중요성에 대한 고사성어가 여럿 있다.
'줄탁동기' 또는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안팎에서 새끼와 어미가 서로 쪼아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 합심할 때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이다.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일컫는 '사제동행'과 유사하다. 이와 유사하게 '동성상응'과 '동기상구'도 있다. 현대사회에서 기업 간 활동으로 동종업쳬 간 교류회와 이업종 업체 간 교류회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전통 농촌사회를 공동체사회라 불렀다. 이는 일정한 공간영역에서 동질적 가치와 제도하에서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이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공동체사회가 해체되었으나 최근에는 다시 신공동체사회의 개념으로 강조되고 있다.
지금은 공유와 협업사회, 그리고 거버넌스시대 즉, 협치의
시대이다. 이런 사회에는 스스로 시대정신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한 예로 협동연구에는 규칙준수, 솔손수범, 정보공유, 상호존중의 마음이 필요하다.

네째는 풀림이다.
인간사 살다보면 꼬이고 맺히는 것이 많기 마련이다. 꼬이고 맺힌 것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풀어야 한다.

고사성어에 '결자해지'가 있다. 이는 일을 만든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자해지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지금도 유용한 처신술이다.

또한 우리가 살다보면 어려운 일에 직면하거나 낭패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게 생긴다. 이 경우 빠른 회복이 중요하다.

그래서 현대사회에는 회복력이 여러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최근 필자는 부부 간에 마음이 상하면 빠른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다섯째는 끌림/ 이끌림이다. 끌림은 세상만사에 관심과 호기심이 많다는 말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대상을 불문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

노자의 "도덕경"에 '필작어세'가 나온다. 세상의 모든 큰 일은 결국 사소한 것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이는 비범과 평범, 성공과 실패의 차이가 작은 디테일에 있다는 의미이다.

한편 호기심은 상상력과도 연결된다. 인류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알베르토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을 자유롭게 이용한 예술가'로 불린다. 과학적 상상력은 창조와 혁신에 필수적 요소로 그만큼 중요하다.

현대사회에서 동태적 조직은 호기심이 많은 능동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정태적인 조직은 질문없이 순응하는 조용한 사람을 선호한다. 혁신적인 기업은 혁신가를 원한다. 혁신가는 창조적이고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창조적 사고는 상상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여섯째는 살림이다.
인간은 각기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사람이 가진 재능과 직업은 사람 수 만큼 있다 해도 과한 말이 아니다. 재능은 우수하나 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살릴것인가?
먼저 스스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인간관이 기본전제가 된다. 이는 자신의 가치지향이고 자기결정권으로 이를 명확히 설정하면 좋다.

인간은 자결적 실체로 정의된다. 이는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며 행동한다는 말이다. 이미 계획되어 있는 무생물과 구별된다.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물리학자 뉴턴은 "자신이 이룬 업적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구자들의 어깨에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하였다. 기존 업적에 대한 해박한 견문이 새로운 업적을 내는 바탕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행동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인간의 행동에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스스로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과 하면 즐거운 일, 그리고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 동기부여의 으뜸이다. 우리는 스스로 이를 스스로 찾거나 멘토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글을 마치면서 인생 육림의 여섯 가지 요소를 요약하고 새삼 새겨보기로 한다.

첫째는 (열림) 항상 마음을 열어두어야 한다.
둘째는 (들림)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세째는 (어울림) 이웃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네째는 (풀림) 꼬이고 맺히면 빨리 풀어야 한다.
다섯째는 (끌림) 세상만사에 끌림/관심과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는 (살림) 가진 재능을 잘 살려야 한다.



성경 속의 인생 육림

열림
ㆍ"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그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요한계시록 3:20
ㆍ"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누가복음 21: 34

들림
ㆍ"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 들어라."/ 누가복음 9: 44
ㆍ"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요한계시록 3:13

어울림
ㆍ"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편 133: 1

풀림
ㆍ"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이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마태복음 18: 18

이끌림
ㆍ"여호와께서 내게 이러시되 네가 잘 보았도다. 이는 내가 내 말을 지켜 그대로 이루려 함이니라."/ 예레미아 1: 12

살림
ㆍ"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히브리스 11: 1-2
ㆍ"의논이 없으면 경영이 무너지고 지략이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느니라."/ 잠언 15: 22

사진/ 이성근. 제주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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