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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일원인 인간에게 배려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유용한 덕목이자 윤리기준의 하나가 된다. 배려는 대단히 추상적 개념이자 아주 구체적인 개념이기도 하다. 따라서 배려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인간은 인간과 자연의 다양한 배려 속에서 성장하고 존재한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배려 개념이 부족하고 배려심에 인색하다. 특히 필자의 인생살이는 배려가 다른 무엇보다 부족하였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평생의 교수직분에서 자신의 일에 충실하는 것이 봉사와 배려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정년 이후에는 의미있는 일 하나는 갖고 싶어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고 있다.

이글은 개인차원의 배려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이글을 통해 배려에 대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이글은 배려에 대한 논의의 글이다. 글의 순서는 배려의 개념과 유형, 그리고 개인차원의 배려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배려의 개념을 보자.
배려는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에서 배려는 사회구성원들이 가지는 하나의 사회규범이었다. 현대의 공유와 협업사회에서도 배려는 우리 모두에게 여전히 중요한 덕목이 된다. 배려는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이 사회를 지탱하는 기제가 된다.

배려의 유사개념으로 관용이 있다. 관용은 타인을 너그럽게 대하거나 취급함을 의미한다.
배려는 공자 사상의 중심 개념인 인과 유관하다. 논어 옹야편에 충서가 나온다. 충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도 세워주고, 자신이 어떤 목적을 이루고자 하면 남도 이루어지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충은 적극적이고 자기 기준으로 배려를 한다. 서는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뜻으로 소극적인 개념으로 관용에 해당한다.


다음은 배려의 유형을 보자.
배려의 유형은 개인, 사회, 기업, 정부, 글로벌 차원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차원은 배려의 마음과 행동과 봉사가 해당된다. 사회 차원은 공동체 형성과 근린 공동체의 활동이 해당된다. 기업차원은 기업윤리와 사회공헌사업이 해당된다. 정부차원은 포용국가의 실현과 사회적 기업 지원사업과 수직적 형평성 관련 정책이 해당된다. 글로벌 차원은 인도적 배려의 각종 ODA 사업 등이 해당된다. 이처럼 배려의 유형은 다양하고 그만큼 중요하다.


다음은 이글의 주요 논의대상인 개인차원의 배려 유형과 사례를 보자.
개인차원의 배려는 공생의 배려, 상생의 배려, 역지사지의 배려, 타인의 발전을 도우는 재능의 배려, 물질과 봉사의 배려로 구분하고 해당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공생의 배려이다. 공생의 배려는 자연과 생물에 대한 사람의 배려이다. 여기에는 펄 벅 여사가 한국여행길에서 경험한 배려심 깊은 우리나라 국민성에 대한 이야기와 필자가 제주 서귀포와 대구 팔공산에서 경험한 지인들의 이야기이다.

펄 벅 여사는 장편소설 대지로 1983년 노벨문학상을
탄 세계적 소설가이다. 1960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여 황혼의 경주 시골길을 지나다 소달구지에 타지 않고 지겟짐을 지고 가는 한 농부를 보고 물었다. 왜 소달구지를 타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에이, 어떻게 타고 갑니까? 저도 일을 했지만 소도 종일 힘든 일을 했으니 짐을 서로 나눠 져야지요. 펄 벅 여사는 이 말을 듣고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고 한국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꼈다고 하였다.
또한 펄 벅 여사는 따지 않은 감이 달려 있는 감나무를 보고는 따기 힘들어 그냥 두는 거냐고 물었다가 겨울 새들을 위해 남겨둔 까치밥이라는 설명을 듣고 탄성을 질렀다.

이와 같은 미담은 우리의 전통가치로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에 필자는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숲 해설사로 근무하는 산을 좋아하는 서귀포 토박이 현 선생을 만났다. 가끔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 자기는 숲을 좋아하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는 집에서 숲을 즐기기 위해 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하였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자기 집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새들을 위해서 감을 따 먹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자신은 감을 사서 먹는다고 하였다. 그 얘기를 듣고 필자는 궁금하여 이튿날 현선생 집을 방문하였다. 정말 도시 속에 자연 숲처럼 다듬지 않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감은 주렁주렁 달려있었으며 거기에 여러 종류의 새들이 와서 감을 먹고 놀고 있었다. 필자는 이런 분이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삶을 실천하는 분이라고 생각하였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씨앗을 심어도 셋을 심었다. 하나는 하늘/새가 먹고, 다른 하나는 땅/벌레가 먹고, 마지막 하나는 사람이 먹겠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사람과 자연은 하나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팔공산에서 좋은 이웃으로 지낸 지역토박이 김 회장과의 만남에서 또다른 공생의 배려를 경험하였다. 당시 필자는 집마당 한 쪽에 텃밭을 만들고 채소를 길렀다. 나름대로 친환경으로 채소를 키우려니 벌레가 채소를 먹어 직접 벌레를 잡곤 하였다. 이를 본 김 회장은 나에게 벌레도 먹고 사람도 먹어야 되지 않느냐면서 힘들게 벌레를 잡는 것을 그만두라고 하였다. 김 회장의 말은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배려의 자세에서 나온 말로 받아들여졌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과 자연이 공생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자연에 대한 배려보다는 사람중심의 삶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게 사실이다.


다음은 상생의 배려이다. 상생의 배려는 성경에 나오는 이삭두기와 경주 최부잣집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성경에 나오는 자비로운 추수방법이다.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너는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너의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너의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너의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타국인을 위하여 버려둬라(레위기 19장 9-10절).

경주 최부자집의 상생의 배려 는 집안을 다스리는 제가의 육훈과 자신의 몸을 닦는 육연의 두 기둥이 있었다. 두 기둥의 상생 철학은 400년 가문의 밑바탕이 되었다. 나눔과 상생의 정신으로 모범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이다. 여기서는 육훈의 일부를 소개한다. 육훈에서는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 것, 흉년에는 전답을 사지 말 것, 집에 온 손님은 후하게 대접할 것,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 등이다.


다음은 역지사지의 배려이다. 역지사지는 상대편의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사자성어이다. 여기서는 미국에서 평생 한인교회를 시목한 백 목사님의 교회 주차장 이용에 대한 배려와 최근 제주에서 만나 친한 이웃이 된 경기도 중등학교 교장직과 교육행정의 고위직을 지낸 김 선생님의 필자에 대한 배려이다.

백 목사님은 미국에서 평생 목회활동을 하셨다. 필자는 백 목사님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미국에서 목회할 때 주일예배에 임직원들은 일찍 교회에 오지만 평 신도들은 사정에 따라 예배시간에 촉박하게 올 수가 있다. 그래서 백 목사님은 임직원들과 의논하여 배려하는 주차장 룰을 만들고 시행하였다. 주차장 이용에 임직원들은 가장 먼 곳에 주차를 하고 교회에 도착하는 순대로 먼 곳에서부터 주차를 하게 하였다. 일부 교인들이 늦게 도착할 경우에 주차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출입구 가까이에는 주차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게 하였다. 필자는 이가 작지만 아름다운 배려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이들 작은 배려의 마음들이 모여 더 큰 배려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최근 필자가 한라산 백록담 탐방에서 경험한 김 선생님의 따뜻한 역지사지의 배려이다.
필자는 한라산 백록담 탐방을
난생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왕복 약 20킬로에 9시간여 산행을 하는 코스이다. 필자는 마지막 백록담 정상 가까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때 동행한 김 선생님께서 나의 가방을 메고 인도해 주었다. 평소에는 가벼운 가방이지만 힘든 시기에는 그렇게도 가방이 무겁게 느껴졌다. 가방을 벗으니 훨씬 내 몸이 가벼웠다. 이튿날 아침 어제 일로 문득 송강 정철 선생의 시조가 생각났다. 실제 나이는 김 선생님보다 필자가 두 살이나 적다.
이고진 저 넑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은 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러라커늘 짐을 조차 지실까

노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사는 전형적인 유교사상의 효를 강조하는 시조이다. 이튿날 김 선생님을 만나 저녁식사하는 자리에서 감사의 마음으로 이 시조를 읊었다.


다음은 타인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의미있고 가치있는 배려이다. 여기서는 영남대 맥타카트 교수님과 경북대 김성혁 교수님이 지닌 영문학의 재능을 통한 배려이다.

영남대 멕타카트 교수님은 평생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배려를 실천하신 분이다. 필자 는 교수 초임 시절에 영어회화 공부 모임에 참여하였다.

김성혁 교수님은 방학 동안에 자택 거실에 무료 영어 강좌를 개설하여 영어 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필자는 여기에도 참석하여 영어를 배웠다.

이처럼 두 분 교수님은 타인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배려를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몸소 실천하신 것이다.
필자는 두 분 교수님의 강의에 비록 짧은 기간동안의 참석이었지만 타인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배려는 평생 가슴속에 긴 여운으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물질을 통한 자산출연과 봉사활동의 배려이다. 자산출연과 봉사활동의 배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무엇을 가졌다고 해서 아무나 다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는 지도교수와 학생의 관계로 만나서 지금까지 오랫동안 교류하고 있는 이 회장의 자산출연 기부와 배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오래전 일억 원이상 출연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대구 아너스클럽의 회원이 되었고, 최근에는 사업장이 위치한 자치단체에 지역발전 기부금으로 일억 원을 출연하였다. 그간 라이온스클럽의 임원으로 공식적 비공식적 활동에서 솔선수범하여 봉사활동을 많이 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기에서 이 회장을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기부와 봉사와 배려의 실천이후에 나타난 자신의 변화에 대한 소개이다.
최근의 만남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기부와 봉사와 배려로부터 나타난 변화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한창 젊어서 일할 나이에는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나이들고 여유가 생기고 기부와 봉사를 하면서 놀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필자는 봉사와 건강 간에 상관성이 있는지 자료를 검색해 보았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자료는 인터넷 검색자료이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렇지않은 사람보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과 옥시토닌이 많이 분비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린다. 세로토닌은 우울과 충동을 완화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소화가 잘되며 혈소판의 응집을 막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한다.
옥시토닌은 배려 호르몬으로 불린다.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옥시토닌을 체내에 투여할 경우 내장지방이 감소하고 고혈당이나 지방간 등이 개선된다고 한다.
또한 대가 없이 남을 위해 봉사할 때 형성되는 엔도르핀은 뇌혈류를 개선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이로 볼 때 이 회장은 기부와 봉사를 하면서 건강도 좋아지고 사업도 잘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회장은 그렇게 믿고 여전히 기부와 봉사를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다.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사람이다.


이글을 마치면서 개인 차원의 배려가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ㆍ자연/생물에 대한 공생의 배려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ㆍ사회적 약자에 대한 상생의 배려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
ㆍ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역지사지의 배려는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배려사회에 기여 한다.
ㆍ 타인의 발전을 도우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보이지 않는 손의 배려는 자기실현과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ㆍ봉사의 긍정적 효과는 사회후생과 개인의 건강증진에 기여한다.


사진/ 이성근. 서귀포 KAL호텔 산책로에서. 2022. 10. 9.

사진/ 이성근. 서귀포 KAL호텔 산책로에서. 2022. 10. 9.
사진/ 이성근. 서귀포 KAL호텔 산책로에서.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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