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불확실성과 위기의 의식화시대에서 살고 있다. 이는 소득불평등과 사회양극화와 같은 경제의 위기,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의 위기,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과소화와 같은 지역의 위기 그리고 북핵위협으로 인한 롤러코스터와 같은 안보의 위기이다.
먼저 경제의 위기이다. 러시아 경제학자 쿠즈네츠는 경제성장과 소득불평등의 관계를 규명하였다. 경제성장의 초기에는 소득불평등이 낮으나 경제성장의 가속기에는 높아지다가 경제성장이 성숙단계에 이르면 다시 낮아진다고 하였다. 이가 종 모양과 같은 쿠즈네츠곡선이다. 그러나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을 지나 3만불시대에 진입하였으나 소득불평등과 사회양극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일자리문제가 더해졌다. 문정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정책을 펴고 있으나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책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경제의 선순환구조로의 이행이 필요하다 기업주도의 혁신성장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 재정립이 요구된다.
다음은 환경의 위기이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에 범지구적 대응이 있어 왔다.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신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고 국가 간 역할분담과 함께 이행 중에 있다. 최근에 우리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상의 삶과 경제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환경 쿠즈네츠곡선 가설에 따르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 가설은 경제성장 초기에는 환경오염 배출이 작으나 경제성장 가속기에는 높아지고 경제성장 성숙기에는 다시 낮아진다고 한다. 이로 볼 때 우리의 대기 환경은 이웃 중국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정부는 범국가적 미세먼지대책위원회 설치를 통한 글로벌 차원의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한편 미국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교수의 환경규제와 기술혁신 가설에 따라 미세먼지의 원인규명과 함께 정부의 환경규제를 통한 사회전반에 환경혁신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다음은 지역의 위기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과소화는 계속되고 있다. 국가불균형지표는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라 지방의 농촌은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도 경제학자 허쉬만과 윌리암슨의 불균형성장 가설은 균형성장보다는 지역불균형성장만을 설명할 뿐이다. 국가경제성장에 따라 지역간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어 왔다. 무엇보다 우리 국토의 미래는 수도권의 극복에 달려 있다. 과거 정부에서 추진한 지방분산정책은 실효성이 낮았다. 여기에는 부동산으로 얻는 불로소득의 학습효과가 하나의 원인이 된다. 과거 노무현정부의 대표적 국가균형정책인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국가공공기관 이전의 10개 혁신도시 건설은 당초의 기대만큼 분산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서울의 상징성과 편의성 그리고 부동산가격의 상승기대로 거주지 지방이전의 기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문정부는 그간 지지부진하던 지역의 숙원사업을 국가균형발전정책이란 이름으로 예타면제사업을 발표하였다. 필자는 이 또한 수도권 블랙홀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일관성있는 부동산관리정책을 통한 수도권 집중 극복과 지방대도시권의 광역적 관리와 차등적 지역정책을 통한 지역 간 상생협력을 위한 제도적 설계가 선결과제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 하나는 안보의 위기이다. 문정부 들어 과거정부와는 달리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되었다. 그러나 북핵을 둘러싼 북미협상과 남북경협 추진을 보면서 북한의 진정성에 일반 국민들은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원칙에 기반한 점진적이고 유연한 접근과 불가역적 사업추진을 바란다.
필자는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여 지금의 우리 사회를 불확실성과 위기의 의식화시대라고 정의한다. 의식은 표출되지 않은 내면화된 개개인의 신념체계이다. 위기의 의식화는 사회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자기 개념화 그리고 신념체계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지금의 시대는 성장과 분배의 의식화, 자원과 환경의 의식화, 상생과 협업의 의식화, 그리고 공존과 평화의 의식화시대라 할 수 있다. 바라건대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불확실성과 위기의 의식화시대에 걸맞는 정책설계와 추진을 바란다.
대구일보 컬럼 2019.03.26/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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