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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인간행동의 전제이다. 생각은 개인과 가정, 직장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생각의 의미는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다. 이의 유사개념인 사고는 인간의 의식활동과 그 내용 모두를 지칭한다.

먼저 생각에 대한 중요성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물은 다산 정약용이다. 18세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이자 개혁가인 그는 자기 시대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사의재는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되었을 때 주막집 주인 할머니의 배려로 4년 동안 기거하며 제자들을 교육하던 곳으로, 네 가지를 마땅히 해야 할 방이라는 뜻을 가진다. 네 가지는 곧 맑은 생각, 엄숙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으뜸이 생각이다.
프랑스의 사상가인 블레즈 파스칼은 인간을 비유하여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 라고 하였다. 인간은 자연에서 가장 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강하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철학의 출발점이 되는 제1원리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명제를 제시하였다. 나의 존재는 생각하는 나에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위인들 가운데 생각하는 좋은 습관을 몸소 실천한 사례를 보자. 뉴턴은 생각하며 산책하다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빌 게이츠는 생각주간(think week)을 가졌는가 하면, 처칠은 생각을 위해 오전의 시간은 침대에 누워 생각만 하였으며, 빌 클린턴의 경우 생각을 위해 오전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또한 미국의 100대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된 행동양식으로 일과 휴식을 분리하여 빈손으로 퇴근하고, 여가에는 최우선적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안정된 가운데 창조적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는 생각의 특수한 형태인 몰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몰입은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헝가리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은 물 흐르는 것 처럼 편안하고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느낌이라 하였다. 투자와 기부활동의 대가인 워렌 버핏의 성공행태가 학습과 몰입이다. 유럽 선진복지국가는 일할 때는 집중과 몰입을 통해 효율적인 성과를 내고 휴가에는 학습여행이 아닌 철저한 휴식·휴양을 지향하고 있다.
다음은 현대사회에서 유용한 열가지 생각 즉, 사고방식에 대해 논의해 보기로 하자. 첫째, 합리적 사고이다. 이는 주어진 사실에 근거하여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리는 가치중립적 사고이다. 세종은 백성을 위한 마음(10계명)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온 힘을 다하여 실천하라 하였다(8계명). 둘째, 종합적 사고이다. 이는 여러 가지를 한데 모아 생각해 내는 것으로 부분과 전체를 파악하는 통합적·융합적 사고이다. 근대적 학문의 초석을 놓은 데카르트는 융합적 사고를 나무로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셋째, 균형적 사고이다. 이는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여기에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불편부당한 사고이다. 현대사회의 인간은 전문성을 얻는 대신 전인성을 상실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넷째, 창조적 사고이다. 이는 기존의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의적·혁신적 사고이다. 기업경영이론가인 짐 클린스는 최고의 성과를 낸 CEO들의 공통적 습관이 창조적 사고와 몰입이라고 했다. 다섯째, 비판적 사고이다. 이는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히는 분석적·평가적 사고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 교육 선진국은 어릴 때부터 비판적 사고교육을 정규 교육과목으로 채택하여 교육하고 있다. 여섯째, 유연적 사고이다. 이는 메가트렌드와 불확실성시대에 가져야할 틀에 얽매이지 않은 상황적응적 사고방식이다. 일곱째, 전략적·전술적 사고이다. 현실에 기반하여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무와 숲을 함께 고려하는 지혜로운 선택적 사고를 말한다. 전자는 본질적 사고이고 후자는 기능적 사고이다. 여덟째, 윤리적 사고이다. 이는 보편타당한 이타적 사고로 기회균등, 배려, 신뢰를 중요시하는 인본적 사고이다. 아홉째, 개방적 사고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지혜를 얻으려면 마음을 열어라 했다. 이는 글로벌시대에 가져야할 수용과 학습의 사고를 말한다. 열번째, 긍정적 사고와 적극적 자세이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원칙과 기준에 충실한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지향적인 자충적 사고방식이다.

이상과 같이 사고의 유형은 다양하다. 생각의 필요에 따라 조합하여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바라건대,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사고는 자기(이기)중심이 아니라 세상(이타)중심의 사고가 요구된다. 생각이 짧아서, 생각(의식)이 없는, 편파적, 부정적, 이기적 사고는 삼가야 할 사고들이다. 퇴계선생의 자신을 위한 학문(위기지학)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학문(위인지학)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우리의 평소 생각(사고)에도 교훈이 된다.

대구일보 2015.06.30/ 일부 수정

그림 / 김미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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