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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소통의 시대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인간의 됨됨이를 신언서판(身言書判)의 네 가지로 구분하였다. 인간이 갖추어야 할 능력가운데 두 번째와 세 번째가 말하기와 글쓰기이다. 말(言)과 글(書)은 의사소통을 위해 존재한다. 말과 글은 인간관계에 필요충분조건이다. 말하는 능력과 글쓰기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왜 공직자에게 말과 글의 소통능력이 중요한가? 첫째, 공직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이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공직자가 맡은 직분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고 집행과정에는 국민과 부단히 상호작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공직자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갈등상황이 발생하면 갈등당사자와 만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현대사회는 협업사회이고 행정 또한 협업행정이 대세이다. 협업행정은 국민과 행정, 행정과 행정 간에 협업적 접근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행정은 홍보에서 시작하고 홍보로 일하며 홍보에서 마친다고 한다. 홍보는 행정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최근 홍보는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기서는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소통역량의 한 대안으로 필자가 개발한 ‘LIKE 모델’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LIKE 모델은 새겨듣기(listening), 분석진단하기(identifying), 친절하기(kind), 설명하기(explanation)의 네 가지 키워드로 구성된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소통역량의 첫 번째가 새겨듣기이다. 새겨듣기는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여 주의깊게 듣는 것으로 건성으로 듣는 흘려듣기(hearing)와는 다르다. 옛말에 "사람은 눈과 귀가 밝고 시근머리가 있어야 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오늘의 공직자에게도 맞는 말이다. 공직자는 국민의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세밀한 관찰력과 진지한 경청, 그리고 정확한 통찰력/상황판단력이 필요하다. 경청하는 방법은 민원인이 편안한 상태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듣는 사람은 기록, 사진, 녹음 등 방법을 사용하면서 경청해야 한다. 다 들은 후에는 내용을 범주별로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둘째는 분석진단하기이다. 분석진단은 어떤 사안의 성질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분석진단은 과학행정과 예측행정, 그리고 소통과 공감행정을 위해 필요하다. 분석진단의 방법은 체크리스트 기법과 SWOT분석, 그리고 조직내 관계자들과의 브레인스토밍, 브레인라이팅과 같은 회의기법을 통해 정리하고 판단을 결정할 수 있다. 특히 회의는 조직구성원들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보공유를 통한 협업행정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는 친절하기이다. 여기서 친절하기는 분석진단과정을 통해 정리된 판단결과를 전달하는 공직자의 태도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공직자의 친절한 태도인가? 첫째는 말씨가 부드러워야 한다. 둘째는 말하는 자세가 반듯해야 한다. 셋째는 말하는 속도가 상대방을 배려한 상황에 맞게 적절해야 한다. 넷째는 마주보면서 따뜻하게 해야 한다.

넷째는 설명하기이다. 설명은 분석진단의 판단결과를 민원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설명은 객관적 근거에 기반하여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구체적이며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설득의 삼 원칙은 모르는 것을 알게 하고, 쉽게 하며, 짧게 하는 것이다. 또한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효과적인 공감확보를 위한 'HAIL법칙'도 설명하기에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정직(honest)하게 설명하는 것이고, 진정성(authentic) 있게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오해와 갈등 그리고 분열보다는 이해와 공감 그리고 통합(integrate)하는 설명이 되어야 하며 공직자가 국민을 위한다(love)는 동조적인 마음을 갖도록 설명하는 것이다.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2020.11/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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