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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소유의 시대가 가고 공유의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소유에 집착하는 행태적 특징을 지녀왔다. 특히 토지, 주택 등 부동산 소유에 집착하였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이 경기변동,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라 금융상품보다 부동산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수십 년간 개인과 기업의 부동산 수익이 가계저축과 기업의 생산활동에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훨씬 고수익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사회적 병리로 하우스 푸어, 혁신적 기업가정신의 퇴색, 창업기업의 경제적 부담 등 사회적 비용 또한 컸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소유와는 다른 공유로의 변화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부동산에 대한 선호현상에서도 주택 매입보다는 전세, 주말주택, 주말농장 등에 임대 선호가 늘어나고 있다. 원래 법적으로 무엇을 소유한다는 의미는 사용권, 수익권, 처분권의 세가지 개념을 가진다. 반면에 공유의 의미는 사용권만을 가리킨다.

이러한 공유개념이 형성된 중요한 배경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접속시대, 즉 네트워크사회로의 진전이다. 공유시대에는 시장이 곧 네트워크이고, 소유에서 접속으로, 물적 재산보다는 지적 재산이, 산업생산보다는 문화생산의 시대로 전이된다.
공유사회로의 진전에 대한 또다른 배경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정부, 정부와 정부 간에 소통과 협업이 중요한 거버넌스 시대의 도래, 공리주의 사회의 비판과 함께 공동체사회의 중요성 부각, 그리고 수명연장과 저출산에 따른 1인 가구의 증가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공동체생활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협업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의 공유 지원정책을 들 수 있다.

그러면 공유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 공유사회는 크게 경제적 효율성이나 사회적 형평성에 기여한다. 개인에게는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고, 소유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공유참가자들과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소속감을 가지게 됨으로써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통해 사회안정과 지역사회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공유는 자원절약적이고 친환경적 자원 이용으로 지역사회용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주민참여와 자원동원의 활성화로 사회공진화에 유리하다. 또한 기후변화와 고령화,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 메가트렌드에 효과적 대응이 가능한 적절한 사회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생물학자인 가렛 하딘은 오래전에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commons)’을 소개하고 공유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한 마을에 일정한 크기의 목초지에서 10가구가 각각 소 한 마리씩을 키우고 있었고 그 목초지는 소 열 마리가 풀을 뜯는 데 적당한 크기였다.
그런데 한 집에서 욕심을 부려 소를 한 마리 더 키우게 되자 다른 집들도 경쟁적으로 한 마리, 또 한 마리 소 사육두수를 늘림으로써 그 목초지는 결국 황폐한 공간으로 바뀌어 소가 한 마리도 살아갈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는 공유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에 지켜야 할 조건이 있음을 시사해 주는 사례이다.

그럼에도 공유가치는 사회적 부담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편익이 큰 사회적 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공유사회의 촉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요구된다. 개인적으로는 공유가치에 대한 인식과 사회적 수용과 합의, 공동체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 상호존중과 배려, 솔선수범, 규칙준수 등의 공유행태가 요구된다. 사회적으로는 공유문화와 네트워크경제의 구축, 그리고 공유시스템에 적합한 건전한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는 공유 인프라, 거버넌스 체계 구축 지원 등을 통해 지역사회용량의 확대, 자원절약적 친환경적 자원 활용 등 높은 수준의 공유사회로 유인할 비전과 전략, 그리고 구체적인 사업들이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공유 네트워크 대상에서 사회적 약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정부의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구일보, 2014.9.16/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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