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에서 끝은 다시 시작이다: 동토레 인생의 성찰과 새해의 삶의 윤리"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한해의 끝은 단절이 아니라 새해의 이음이다
“원에서 끝은 곧 시작이다”라는 말은 시간을 직선이 아니라 순환으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시작과 전개, 그리고 마무리로 나뉘는 도식적 시간관은 삶을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
2025년의 끝자락에 선 지금, 한 해의 성취와 아쉬움은 평가의 대상이기보다 다음 걸음을 준비하는 흐름의 일부로 다가온다. 원 안에서는 끝과 시작이 서로를 밀어 올리며 이어지고, 이 인식은 지나온 시간을 후회가 아니라 성찰로 남기게 한다.
동토레와 나이테는 멈추지 않는 삶의 궤적이다
인생은 멈추지 않고 굴러가는 동토레와 같아 해마다 새로운 나이테를 남긴다. 필자에게 2025년은 서귀포에서의 유유자적한 삶, "이성근 교수의 인생사색 4,5,6,7" 네 권의 출간, 그리고 "이성근 교수의 제주사색"의 집필이라는 굵은 결이 더해진 시간이었다.
이 시간들은 삶을 앞당겨 달리게 하지는 않았지만, 나이테를 한층 두텁게 하며 삶의 밀도를 깊게 만들었다.
고은층의 일상은 쉼과 활동의 균형과 리듬이다
고은층의 삶은 은퇴 이후의 정지가 아니라 삶의 리듬을 새롭게 조정하는 단계다. 파크골프장에서의 규칙적인 움직임, 한림 금능 근석농장에서의 자연농사, 그리고 매일의 글쓰기는 필자의 일상을 이루는 반복이다.
이 반복은 쉼과 활동, 사유가 분리되지 않을 때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은층의 삶은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완성 단계다.
계획은 끝을 잘 맺기 위한 준비와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에는 두 겹의 뜻이 담겨 있다. 첫걸음을 겁내지 말라는 격려이자, 준비 없는 시작은 끝을 흐리게 만든다는 경계다.
2026년을 앞둔 계획은 새로운 목표를 과도하게 설정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의 삶의 궤도를 점검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계속 굴러가기 위한 균형을 찾는 일이다. 새해의 출발은 ‘좋은 끝을 위한 의도된 시작’이어야 한다.
오늘의 반복과 훈육은 내일의 연륜이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은 성취를 재촉하는 명령이 아니다. 이는 삶의 주도권을 현재에 두라는 실천의 윤리다.
작은 실행이 쌓여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가 한 해를 이루며, 그 한 해가 다시 인생의 나이테가 된다. 2026년의 계획 역시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루틴을 성실히 이어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2026년을 향하여, 계속 굴러가기 위한 조용한 다짐
2026년은 새로운 원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동토레의 방향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해가 될 것이다. 글쓰기와 일상,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며 지금의 리듬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새해의 계획이다.
끝을 잘 맺는다는 것은 멈추는 일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일이다.
원은 멈추지 않는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원이며, 성공은 도착이 아니라 지속이다. 성찰은 멈춤이 아니라 방향성의 조정이다.
2025년의 끝에서 필자는 감사와 절제를 선택하고, 2026년의 시작에서는 꾸준함과 실행을 선택한다. 동토레가 굴러가듯 삶도 굴러가야 하며, 그 과정에서 남겨지는 나이테 하나하나가 곧 살아온 방식의 기록이 되기 때문이다.
용어 해설
1. 원에서 끝은 다시 시작이다
시간과 삶을 직선이 아닌 순환으로 이해하는 사유를 뜻한다. 끝은 소멸이 아니라 전환이며, 시작은 이전의 축적 위에 놓인다.
2. 시작이 반이다
빠른 시작을 재촉하는 말이 아니라, 준비된 시작이 이미 성공의 절반을 이룬다는 뜻이다. 시작의 질은 끝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3.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시간 관리의 격언을 넘어, 삶의 주도권을 현재에 두라는 실천 윤리를 강조한다.
4. 동토레
‘동테’ 또는 ‘굴렁쇠’를 뜻하는 경상남도 방언으로, 이 글에서는 멈추지 않고 굴러가며 나이테를 남기는 인생의 은유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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