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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에서 끝은 다시 시작이다:
고은층의 시간관과 동토레 인생의 새해 윤리"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원형의 시간과 고은층의 시간관

고은층의 삶을 이해하는 데 가장 흔한 오류는 시간을 직선으로 상정하는 데서 비롯된다. 청년기는 시작, 중년기는 확장, 노년기는 마무리라는 도식은 고은층의 시절을 설명하지 못한다. 고은층의 시간은 끝을 향해 소진되는 직선이 아니라, 축적된 삶 위에서 다시 이어지는 원형의 시간이다.
“원에서 끝은 곧 시작이다”라는 말은 고은층의 시간관을 가장 간명하게 드러낸다. 한 해의 끝은 정리의 종점이 아니라 다음 국면을 준비하는 전환점이며, 시작은 언제나 이미 쌓인 경험과 연륜 위에서만 가능하다. 2025년의 끝자락에 선 고은층은 성취의 목록보다, 삶의 원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흐름을 먼저 돌아본다.

동토레의 인생과 나이테로 축적되는 삶

고은층의 인생은 멈춰 세워진 완성품이 아니다. 지금도 굴러가며 나이테를 남기는 동토레에 가깝다. 잘 굴러간 동토레가 고른 나이테를 남기듯, 한 해의 시간은 평가의 대상이기보다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인 연륜이다.
2025년은 고은층에게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또 하나의 나이테로 남는다. 필자에게 서귀포에서의 생활, 집필의 지속, 일상의 리듬 속에서 축적된 경험들은 결과의 크고 작음과 무관하게 인생의 결을 한층 두텁게 만든다. 여기서 고은층의 삶의 가치는 무엇을 이루었는가 보다, 어떻게 굴러왔는가에 있다는 조용한 확신에 이르게 된다.

고은층에게 삶의 리듬은 재구성된 일상

고은층의 삶은 은퇴 이후 멈춰 선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쉼과 노동, 사유와 활동이 다시 엮인 삶의 리듬이다. 파크골프에서의 몸의 리듬, 자연농사에서의 근로, 글쓰기에서의 사유는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일상은 고은층의 시간이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질서를 회복하는 시간임을 보여준다. 쉼은 낭비가 아니라 조율이며, 노동은 생계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고, 사유는 관념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기술이다. 고은층의 삶은 여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완성 단계라는 인식이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계획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오래가는 지속

고은층의 계획은 성취의 욕망이 아니라 지속의 윤리에서 출발한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무작정 시작하라는 격려가 아니다. 좋은 시작은 이미 좋은 끝을 품고 있다는 경계의 말이다.
2026년을 앞둔 고은층의 계획은 새로운 목표를 더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의 삶의 궤도를 점검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무리 없이 계속 굴러가기 위한 균형을 잡는 일이다. 새해의 출발은 ‘새로 시작하는 해’가 아니라, 잘 이어 가기 위한 해로 이해되어야 한다.

오늘의 실천은  미루지 않는 윤리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말은 성취를 재촉하는 구호가 아니다. 고은층에게 이 말은 삶의 주도권을 현재로 되돌려 놓으라는 조용한 실천의 윤리이다.
작은 실행이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가 한 해를 이루며, 그 한 해가 다시 인생의 나이테가 된다. 고은층의 삶은 선언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오늘의 루틴을 성실히 이어 가는 반복 속에서 지속된다. 2026년 역시 거창한 다짐보다 오늘의 리듬을 지키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미세한 조정은 다시 굴러가기 위한 다짐

2026년은 새로운 원의 출발점이 아니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동토레 위에서 방향을 조금 조정하는 해이다. 고은층에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안정이며, 확장이 아니라 지속이다.
필자 역시 글쓰기와 일상의 루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며 지금의 리듬을 이어 가려한다. 이것이 고은층으로 살아가는 필자에게 가장 현실적이고도 의미 있는 새해의 계획이다. 끝을 잘 맺는다는 것은 멈추는 일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일임을 고은층은 이미 알고 있다.

고은층의 삶은 멈추지 않는 원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원이고, 성공은 도착이 아니라 지속이며, 성찰은 멈춤이 아니라 방향 조정이다. 고은층은 2025년의 끝에서 감사와 절제를 선택하고, 2026년의 시작에서는 꾸준함과 실행을 선택한다.
동토레가 굴러가듯 삶도 굴러가야 한다. 그 굴러감 속에서 남겨지는 나이테 하나하나가 곧 고은층이 살아온 방식의 기록이 되기 때문이다.


용어 해설
1. 고은층
은퇴 이후의 소극적 노년이 아니라, 경험·연륜·절제를 바탕으로 삶을 재구성하는 적극적 생애 단계이다.
2. 원에서 끝은 곧 시작이다
시간과 삶을 직선이 아닌 순환으로 이해하는 고은층의 시간관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3. 시작이 반이다
준비된 시작이 이미 좋은 끝을 포함하고 있다는 계획의 윤리이다.
4. 동토레
멈추지 않고 굴러가며 나이테를 남기는 삶의 은유로, 고은층 인생의 지속성과 리듬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위 사진 1,2는 서귀포에서 본 한라산과 송악산, 사진 3,4는 대구 금호강가에서 본 하늘, 사진 5,6은 서귀삼연 현 선생의 감귤농장, 사진 7은 제주 한림 금능 근석농장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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