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번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를 팬데믹 현상이라고 부른다. 다르게는 카오스 상황이라고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재난이 앞으로 반복되어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고 예측하기도 한다. 우리 일반 국민들은 이와 같은 예측에 반신반의하고 있다.
여기서는 코로나19 감염병과 같은 카오스 상황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조적 자기관리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새로이 맞이할 미래사회는 대단히 무질서하고 불확실한 카오스 상황이 될 것이다. 카오스 상황은 한 치 앞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또한 이해관계자 간 방향성이 상충되고 합의도 어렵다.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과 수단도 알지 못한다. 이 경우 이론적으로는 확률적(stochastic) 계획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팬데믹 현상인 코로나19 감염병이 좋은 사례가 된다. 앞으로 이와 같은 재난형 사례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데 우리 모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카오스 상황의 팬데믹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부의 상황판단적 결정 접근과 협업적 거버넌스 접근, 그리고 개개인의 자조적 자기관리 접근이 요구된다. 상황판단적 접근은 먼저 정확한 예측과 종합적 상황판단을 하고 다음으로 여기에 맞는 합리적 정책결정과 행동을 하는 것이다. 협업적 거버넌스 접근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협업으로 카오스 상황을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자조적 자기관리 접근은 사회구성원들이 스스로 신념체계와 행동양식의 변화를 통해 상황에 적응하고 관리해 나가는 것이다. 예로부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고 했다.
여기서는 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섯 가지 자조적 자기관리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첫째는 건강관리이다. 이는 인간이 일생 중요시해야 할 신계에 해당한다. 건강은 세계가치조사 빅 파이브 가운데 하나이다. 행복의 제일 조건은 건강이다.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 우선이고 국가에도 책무성이 있다. 선진 복지국가인 스웨덴은 담배와 술값이 엄청 비싸다. 이는 예방복지로 정부부담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수년 전 우리나라는 담배가격 인상에서 정치적으로 크게 설왕설래하였다. 이 정책의 궁극목표는 국민건강이고 간접효과가 세수확대이다. 이는 국가가 국민건강을 책임져야하므로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하나 그렇치 못하였다. 이번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에서 전 국민이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 교훈이다.
둘째는 가정관리이다. 이는 인간이 일생 소중히 다루어야 할 가계이다. 따라서 가족관계. 또한 행복의 필수조건이다. 특히 결혼과 함께 가정의 가치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개념화가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가정붕괴로 나타나는 제반 사회문제는 당사자는 물론 엄청난 사회적 부담을 유발한다. 미국 100대 성공한 기업가의 공통된 특징은 여가시간이 주어질 때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우리 사회도 건강한 가정만들기에 개인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감염병은 우리를 보다 가정친화적으로 만들었다.
셋째는 바른 신념체계의 형성과 관리이다. 개인이 갖는 신념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체계이다. 이는 개인이 선호하는 가치의 사회화와 내면화와 제도화로 형성된다. 우리 모두는 목적있는 삶을 지향한다. 그러나 인생은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다.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기준 그리고 의지가 중요하다. 이가 곧 개인의 신념체계이다.
개개인이 갖는 바른 신념체계는 개인의 성공적인 자기성취는 물론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요조건이 된다. 또한 개개인이 갖는 신념체계는 카오스 상황과 팬데믹 현상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지켜나가는 힘이 된다.
넷째는 소확행의 여가관리이다. 다중지능이론의 대가 가드너 교수는 ‘미래의 생산적인 인간’의 조건으로 훈육의 마음을 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AI의 등장으로 여가시간이 증대될 전망이다. 이제 인생 12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평생학습이 중요하다. 개개인의 소질과 자질에 따라 건전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활기술의 달인이 되어야 한다. 그간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권력과 금욕을 지향하는 생산기술의 달인을 키워왔다.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현상에서 훈육의 마음과 소확행을 지향하는 생활의 달인은 자신만의 시간으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다섯째는 자존감의 관리이다. 자존감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의미한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은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고
자중자존한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마슬로우는 ‘인간욕구의 계층’에서 최고의 욕구는 자아실현이고 상호존중을 들고 있다. 자존감이 높은 사회는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지위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된다. 또한 구성원들의 소명의식과 만족도가 높다. 따라서 정부는 직업귀천이 없고 임금격차가 크지 않은 차별없는 사회정책을 지향해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과 환경을 조성하는 일자리 정책을 펴야 한다.
여섯째는 윤리의 마음관리이다. 윤리의 마음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규칙준수와 사회적 배려와 책임의식을 말한다. 지금은 김영란법이 시행되고있다. 우리 사회는 온정주의 사회이다. 이는 서구의 합리주의 사회와 다소 거리가 있다. 합리주의 사회에 기반이 되는 기회균등과 투명한 사회에 크게 미흡하다. 그간 많은 개선과 진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근 회자되는 대부분의 사회부조리는 사회구성원 각자가 분수를 지키고 정도를 걷지 않는 것이 이유이다. 권력에 취약하고 준법정신이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현재와 미래의 카오스 상황과 팬데믹 현상 하에서의 자조적 자기관리는 개인(나)과 가정(가), 지역사회와 국가(세상)를 튼튼히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새삼 자조적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나가세를 외쳐본다.
대구일보, 2017.1.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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