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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고향은 낙동강 유역에 위치한 창녕 유어 광산이다. 유어의 지명은 놀 유 고기잡을 어 이다. 광산은 빛 광 메 산을 쓴다. 유어는 낙동강에 유래하고 광산은 마을 인근에 있었던 광산 늪에 유래한다. 마을 인근의 광산 늪은 70년대 개발시대에 농토로 변화되었다. 필자는 1998년 3월 2일에 국제습지조약 보존습지로 지정된 우포 늪이 있으나 사라진 광산 늪이 훨씬 자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필자는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국토와 환경의 이해’와 ‘녹색성장사회의 이해’를 개설하고 강의했다. 또한 「국토와 환경의 이해」(영남대 출판부), 「녹색성장과 지역경영」(공저, 영남대 출판부), 「기후변화와 녹색성장」(공저, 법문사), 「녹색경영론」(공저, 법문사)를 출판하였다. 그리고 4대강(낙동강) 정비사업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의 과실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여기서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정비사업의 교훈과 차기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제언해 보기로 한다.

먼저 4대강 정비사업의 정책배경에 대해 살펴보자. 4대강 정비사업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녹색성장정책의 핵심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이 사업은 신규 수자원의 확보와 수질개선, 홍수조절 능력, 여가 문화공간의 확충,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가 구체적인 목표였다.
그러나 사업이전과 추진과정 그리고 사업이후에도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있었다.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녹색성장, 그리고 물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세계인구의 1/3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면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는 이미 UN이 분류한 물 부족국가군에 속한다. 우리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 283㎜로 세계 연평균 강수량에 비해 많지만 인구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에 불과하다. 전체 수자원 총량 가운데 26%만이 이용되고 있다. 이는 동고서저라는 국토공간구조와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인구 및 산업집중, 그리고 계절별 강우 편중이 주된 요인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변화와 댐 건설과 같은 담수정책추진에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더욱 물 수급의 장래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다음으로 4대강 정비사업의 교훈에 대해 논의해 보자.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와 같은 메가트렌드의 대응을 위해서는 네 가지 접근이 요구된다.

첫째는 상향적 접근이다. 당초 4대강 정비사업이 지류 하천 정비사업에서 시작하여 큰 강 정비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4대강 정비사업은 국가 주도로 추진되다 보니 하향적 접근이 되었다. 문제가 되고 있는 4대강 보의 녹조와 퇴적물은 불가피한 현상으로 한시적 보 개방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둘째는 협업적 접근이다. 하천법상 하천 종류별로 중앙과 지방의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애초 이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은 4대강 정비사업을 반대하였다. 따라서 4대강 정비사업은 시작부터 중앙과 지방의 협업적 접근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정부 간 협업이 되지 않아 주민참여를 통한 오염원 차단과 같은 지류 하천정비와 병행하는 사업이 되지 못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생산과 생활 그리고 여가를 포함하는 삶의 제반 방식이 환경친화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농촌 일부 주민은 동네 하천을 쓰레기 처분장으로 인식하고 있고 기업들은 환경윤리가 정착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또한 4대강 녹조의 원인이 된다.

셋째는 지역적 접근이다. 강은 선(線)이자 면(面)으로 형성된다. 역대정부는 5년 단임의 대통령제하에서 대형 국책사업을 임기 내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또한 차기정부는 전임정부의 사업에 별로 호의적이지 못하다. 이로 인해 4대강 정비사업 또한 선적 면적인 접근보다는 보 건설과 주변지역사업에 집중하는 점적인 사업이 되었다.

넷째는 점진적 접근이다. 이는 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4대강 정비사업은 동시에 모두 이루어졌다. 정부가 우선하여 필요한 정비대상을 선정하고 해당 지자체와 협의하거나 아니면 정비사업을 선호하는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먼저 시험적으로 시행하고 결과가 좋으면 계속사업으로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경우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역할을 분담하고 협업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4대강 정비사업이 끝난 지 오래다. 이 사업의 편익과 긍정적 효과 보다는 비용과 부정적 효과만 부각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보를 개방하거나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4대강 정비사업에 참여한 전문가는 모니터링과 다른 주문으로 신중하다.

필자의 의견은 차기정부 들어 4대강의 새로운 정책방향으로 문제를 보완하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논의한 접근방법대로 정책 재설계와 정책추진이 필요하다. 미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녹색성장, 그리고 물 부족문제를 극복하는데 4대강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제2의 4대강 정비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류 하천과 오염원에서부터 시작하는 상향적 접근,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기초지자체가 참여하는 협업적 접근, 그물망처럼 얽혀있는 강 유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지역적 접근, 그리고 지역 선호와 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점진적 접근이 요구된다.
4대강 리모델링사업은 과거 정권과 차기 정권의 합(合)의 정치,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정책혁신의 성공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구일보, 2017.7.5/ 일부 수정

그림 / 김미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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