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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가 주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인생교훈에 대한 논의"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인내의 의미와 가치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격언은 짧지만 깊은 울림으로 우리의 가슴에 남는다. 인내란 단순히 고통을 버티는 행위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가 마침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이다.
일상의 삶에서 널리  회자되는 “성공은 작은 인내의 반복 위에 세워진다”는 말과, 성경에서는 “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눅 21:19)라고 선언한다. 인내는 단순한 덕목을 넘어 인간 존재를 완성하는 근원적 힘이다.
그러나 인내는 양날의 칼과 같다. 지나치면 체념이 되고, 부족하면 조급함과 후회로 이어진다. 공자가 경계한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인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인내는 균형 속에서 빛나는 법이다.

인내의 세 가지 차원에 대한 논의

개인의 고통은 인내의 토양이다


삶은 도전과 시련의 연속이다. 훈련장에서 고된 훈련을 참아내는 운동선수의 인내, 힘든 병마와 싸우는 환자의 인내, 수많은 실패 끝에도 다시 실험대에 서는 연구자의 인내, 취업문 앞에서 수십 번 고배를 마시고도 이력서를 다시 내는 청년의 인내가 그렇다.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 발명을 위해 수천 번의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만들어지지 않는 수천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 했다. 그의 끈질긴 인내는 인류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되었다. 결국 개인의 성취는 인내라는 토양에서만 싹틀 수 있다.

자연의 순환은 인내를 가르친다

자연은 인내의 교사다. 농부는 씨앗을 뿌리고도 곧장 수확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햇볕과 비, 바람과 시간을 친구 삼아 한 계절을 묵묵히 견딘다. 봄의 씨앗은 겨울의 찬바람을 견뎌야 나오고, 가을의 열매는 여름의 햇살을 지나야만 완성된다.
“봄에 씨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다”는 속담과 같이, 모든 것은 제 시기를 따라 무르익는다. 성경의 말씀처럼 “때가 이르면 아름답게 하셨다”(전도서 3:11).

관계의 인내는 말 한마디의 무게만큼 소중하다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자리에서 인내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부부는 차이를 맞추기 위해, 부모는 자녀의 성장통을 지켜보기 위해, 동료는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인내한다.
성경은 “부드러운 혀가 뼈를 꺾는다”(잠언 25:15)라 하여 말의 인내가 관계를 살린다고 가르친다. 간디가 선택한 비폭력 또한 인내의 결정체였다. 그 길은 결국 제국주의를 무너뜨렸다.

삶이 전하는 인내의 현장: 삼척 장호항의 어부 이야기

최근 우연히 접한 KBS ‘동네 한바퀴’에 소개된 삼척 장호항의 한 어부는 반세기 넘게 문어를 잡으며 인내의 삶을 증언했다. 구부정한 허리, 햇볕에 그을린 얼굴, 굵은 손마디에는 바람과 파도가 새겨놓은 세월이 배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억지로 안 되는 게 인생이지요. 어제 안 되면 오늘 될 거라 생각하고, 오늘 안 되면 내일 될 거라 믿고 참으며 기다려야지요.”
그의 인내는 단순한 버팀이 아니었다. 매일 배를 몰고 나가 바람의 결을 읽으며, 문어 한 마리가 던져줄 희망을 기다리는 행위 자체가 삶이자 기쁨이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내의 세 가지 의미와 가치를 배운다.

• 인내는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태도다.
• 인내는 기다림 속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지혜다.
• 인내는 결국 삶의 열매를 맺는다는 진리이다.


인내가 주는 인생교훈: 견디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인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세 가지다.
첫째, 인내는 긍정의 태도 속에서 빛난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속담처럼, 고난의 밤은 끝나고 희망은 기다리는 자에게 찾아온다.
둘째, 인내는 훈련으로 길러진다. 작은 불편을 견디는 습관이 모여 큰 시련을 이길 힘이 된다.
셋째, 인내의 궁극적 뿌리는 믿음이다. 사도 바울은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낳는다”(로마서 5:3-4)라 했다. 믿음은 인내를 희망의 여정으로 바꾼다.

무엇보다 인내는 우리에게 “견디는 것이 곧 이기는 것”임을 가르쳐 준다. 인내는 내일을 향한 믿음의 씨앗이 되어 고통을 달게 하고, 실패를 성숙으로 바꾸며, 인간을 더욱 온전하게 만든다. 바람이 제 길을 가듯, 우리 또한 인내의 길 위에서 삶의 열매를 익혀야 한다. 쓰디쓴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열매는 달콤한 향기로 우리 삶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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