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의 구름은 예술이다"
이성근 ·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서귀포는 하늘과 바다, 그리고 구름의 무대이다
제주 서귀포에서 살아온 지 4년,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변화무쌍한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구름이다. “하늘은 스승이요, 바다는 제자다”라는 비유처럼, 자연은 매일 새로운 가르침을 준다. 또한 서귀포 혁신도시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바다는 섶섬과 문섬, 그리고 범섬이 단조로움을 깨우고, 그 위를 떠다니는 구름은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처럼 상상력을 자극한다. 구름은 황홀과 환희를 주기도 하고, 슬픔과 어둠을 불러오며 마음을 뒤흔들기도 한다.
서귀포의 구름은 변화의 교훈을 전한다
서귀포 하늘에는 교과서 속 모든 구름이 등장한다. 한라산에서 솟아오른 수증기가 하늘과 바다를 만나 누각처럼 솟구쳤다가 이내 사라진다. “구름은 잡으려 하면 사라지고, 바라보면 깨달음을 준다(過眼雲煙)”는 말처럼, 구름은 덧없음 속에서 변화를 가르친다. 맑은 구름은 마음을 밝히지만 먹구름은 우울을 불러오며, 이는 곧 감정의 파장을 드러낸다. 전도서의 “하나님이 모든 것을 때에 따라 아름답게 하셨다”(3:11)는 말씀처럼, 구름은 시간과 존재의 섭리를 상징한다.
서귀포의 구름은 예술로 다가온다
구름을 바라보면 마치 예술작품 앞에 선 듯하다. 빈센트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연은 너무나 풍요로워 내가 캔버스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토로하며, 자신이 본 자연의 진실을 온전히 재현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고백했다. 클로드 모네 역시 “나는 순간의 인상을 붙잡으려 하지만, 빛과 공기의 변화는 끝내 내 붓을 앞질러 간다”고 말했다. 구름의 섬세한 빛과 그림자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화가는 결국 없다는 것이다.
서귀포의 구름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작품이다.
순간마다 변주하는 구름의 선율은 베토벤의 교향곡처럼 웅장하다가도, 슈베르트의 가곡처럼 서정적이다. 윤동주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라는 시구처럼, 구름은 순수와 겸허를 동시에 일깨운다.
서귀포의 구름은 인생을 닮아 있다
구름은 머물다 흩어지는 존재로서 인생을 닮았다. 바람에 흩어지기도 하고 햇살과 만나 무지개를 만들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기쁨과 고통을 함께 안겨준다.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세상만사와 다양한 정리(情理), 곧 인지정사(人之情事)는 각세부운(刻世浮雲)과 상통한다. 또한 야고보서 4장 14절의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라는 말씀처럼, 구름은 인생의 덧없음을 드러내면서도 그 속의 빛과 어둠을 새기게 한다.
서귀포의 구름은 겸허와 성찰을 가르친다
구름은 나타났다 사라지며 인간의 한계를 비춘다. “허심탄회(虛心坦懷)”라는 말처럼,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무한한 의미를 담는다. 때로는 위로하고, 때로는 성찰을 요구하며, 자연 앞에서 겸손할 수밖에 없음을 일깨운다. 필자는 서귀포의 삶 속에서, 지난날 힘써왔던 ‘교육과 계획’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고, 그 깨달음을 구름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구름은 인간의 능력을 낮추면서도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스승이다.
서귀포의 구름은 희망과 창조성의 통로이다
덧없어 보이는 구름은 사실 생명의 근원이다. 비가 되어 생명을 살리고, 무지개가 되어 희망을 전한다. “폭풍 뒤에 무지개가 온다”는 속담처럼, 구름은 위기 뒤 은혜를 약속한다. 아이가 구름에서 용과 토끼를 상상하듯, 서귀포의 구름은 창조적 해석을 요구한다. 창세기의 “하늘에 무지개를 두었다”는 언약처럼, 구름은 희망과 창조성의 상징이다.
서귀포의 구름은 인생의 예술이다
서귀포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구름은 거대한 예술이다. 무상(無常)해 보이는 구름은 삶의 의미를 일깨우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인간은 그 예술을 온전히 담을 수 없지만, 그 앞에서 겸허하게 삶에 감사할 수 있다. “인생은 구름과 같다. 그러나 구름이 남긴 비와 무지개가 세상을 살린다”는 말처럼, 서귀포의 구름은 겸허와 희망, 예술과 신비를 동시에 선물한다.
필자는 오늘도 강파장(서귀포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파골(파크골프)의 놀이를 즐기며 ‘하바구(서귀포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구름)’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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