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층의 익어감은 팔자(八字)
좋은 삶에의 태도에 달려있다"
이성근 ·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고은층의 익어감은 여덟 가지 팔자조건을 통해 가능하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가 드는 것이 아니다. 나무가 해마다 나이테를 새기며 더욱 단단해지듯, 고은층(高恩層)의 삶도 시간이 흐르며 더 깊어지고 무르익는다. 인생의 진정한 성숙은 지혜와 품격으로 이어진다. 공자는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 하여, 일흔에 이르러서는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도를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른다고 했다. 결국 고은층의 삶은 익어가야 하고, 그 익음은 여덟 가지 팔자조건을 통해 가능하다. 이는 하루하루를 단단히 살아내는 길이자, 주변에 짐이 아닌 지혜로운 이웃으로 남는 방법이다.
맑은 물은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가르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다투지 않고 만물을 살린다. 고은층은 물처럼 맑고 유연해야 한다. 청수(淸水)를 마시듯, 마음에도 불필요한 집착을 씻어내야 한다. 맑은 물을 가까이하는 습관은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상징한다. 시편 23편은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라 하였다. 물은 고은층에게 영적 안식과 치유의 근원이다.
산들 바람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기운이다
맑은 바람은 인간을 소생시킨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뜻하며, 청렴하고 고요한 삶을 상징한다. 산들바람은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폐부 깊숙이 새로운 산소를 채워준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그릇을 비우는 일이다. 자연의 바람을 자주 맞으며 자신을 낮추는 삶은, 겸손과 자유의 기운을 동시에 안겨준다.
햇살과 무지개는 풍우동주(風雨同舟)에 이어진다
비 뒤에 무지개가 뜬다. 무지개는 고난 뒤의 약속이며 희망의 증거다. 성경 창세기 9장은 “내가 무지개를 언약의 증거로 세운다”고 전한다. 고은층의 삶도 때로는 풍우(風雨), 즉 바람과 비를 함께 겪어야 한다. 그러나 그 끝에는 늘 무지개의 빛이 기다린다. “태양은 어둠 뒤에 떠오른다”는 말처럼,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오늘의 고단함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 고은층의 삶의 지혜다.
움직이는 몸은 소복유근(小福有勤)을 이룬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몸은 움직여야 젊음을 유지한다. 지나친 운동이 아니라 손과 발을 부지런히 쓰는 생활의 노동이 곧 건강이다. 텃밭을 가꾸고, 매일 걷고, 가벼운 집안일을 하는 것이 곧 생명력을 키운다. 히포크라테스는 “걷는 것은 최고의 운동이다”라 했다. 고은층에게 몸의 부지런함은 노화의 방패이자 삶의 활력소다.
따뜻한 말과 경청은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따뜻한 말은 약보다 강하다. 언어는 관계를 살리고 죽인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는 곧 마음을 얻는 일, 즉 이청득심(以聽得心)이다. 고은층의 지혜는 훈계가 아니라 따뜻한 말과 경청으로 드러난다.
평온한 마음은 안분지족(安分知足)의 행복이다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부자다.” 안분지족(安分知足),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을 아는 마음은 고은층의 삶을 가장 평온하게 만든다. 작은 불편에도 화내지 않고,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는 마음의 주권을 지키는 힘이다. 바울 사도는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일체의 비결을 배웠다”(빌립보서 4:12)라 했다. 마음이 편안하면 몸도 건강해진다.
또렷한 정신은 학이불염(學而不厭)에서 온다
공자는 “배우기를 그치지 말고, 가르치기를 싫어하지 않는다(學而不厭, 誨人不倦)”라 했다. 고은층의 정신은 배움과 호기심으로 유지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일은 정신을 맑게 한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열정적인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배움과 성찰이 멈추는 순간, 정신도 서서히 흐려진다.
일정한 루틴은 일일삼성(一日三省)의 습관이다
삶은 리듬과 질서를 필요로 한다.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식사와 운동, 학습과 휴식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습관은 고은층의 건강을 지킨다. 증자는 “나는 날마다 세 번 나 자신을 성찰한다(一日三省吾身)”라 했다. 하루의 루틴을 성찰로 채우는 것은 몸과 마음의 질서를 회복하는 길이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는 말처럼, 루틴은 곧 성품이 된다.
익어가는 팔자는 성숙한 열매이다
고은층의 팔자 좋은 삶의 태도는 운명적 행운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의 결과다. 맑은 물, 산들 바람, 무지갯빛 햇살, 부지런한 몸, 따뜻한 말, 평온한 마음, 또렷한 정신, 일정한 루틴의 여덟 가지 팔자조건은 고은층의 삶을 무르익게 하는 인생의 레시피다. 결국 익어간다는 것은 주변에 짐이 아닌 지혜로운 이웃으로 기억되는 일이다. “노인은 집안의 보물”이라는 속담처럼, 고은층은 사회와 가정의 지혜로운 자산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팔자 좋은 하루하루를 통해, 고은층의 삶을 성숙한 열매로 완성해 가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근석농장에서 배우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선순환의 지혜 353 (0) | 2025.09.29 |
|---|---|
| 자연의 제주와 텃밭에서 배우는 생명의 지혜: 조류와 곤충이 전해주는 삶의 성찰 351 (0) | 2025.09.27 |
| 시절인연과 고은층의 삶: 서귀포에서 만난 다섯 인연 346 (1) | 2025.09.23 |
| 인생의 시간과 만남의 시절인연에 대한 논의 339 (0) | 2025.09.23 |
|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본 연리지(連理枝)가 들려주는 부부관계의 지혜 343 (0) | 2025.09.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