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이 살아 움직인다: 입과 말의 힘, 그리고 책임"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입과 말은 ‘살아 있는 존재’이다
“말이 살아 움직인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그것은 마음을 움직이게도, 접게도 하며,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생명체와 같다.
한마디 말이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또 한마디 말이 관계를 무너뜨린다.
입은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이 밖으로 드러나는 ‘창(窓)’이며, 말은 그 영혼이 세상과 대화하는 ‘숨결’이다.
옛사람들은 “입은 재앙의 문(口禍之門)”이라 경고했고, 성경은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다”(잠언 18:21)고 하였다.
입은 생명을 여는 문이 될 수도, 재앙의 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말은 인격의 표현이며, 인격은 말에서 드러난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말했다. “네 입에서 나오는 것은 곧 너의 인격이다.”
이 글은 말의 다섯 가지 덕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진정성과 정직은 믿음을 세우는 말이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
말의 첫 번째 덕목은 진정성이다.
입은 마음의 문이고, 그 문을 통과한 말이 거짓되면 신뢰는 무너진다.
“한 입으로 두 말하지 말라(一口二言)”는 경구는 진실함이 곧 인간의 품격임을 일깨운다.
성경은 “거짓을 버리고 각각 참된 것을 말하라”(에베소서 4:25)고 가르친다. 거짓된 말은 잠시 유익을 줄 수 있으나 오래가지 못한다.
프랭클린은 말했다. “정직은 최고의 정책이다.” 진실한 말은 사람과 사회를 지탱하는 도덕의 기둥이며, 공자는 “군자는 말보다 행실이 앞서야 한다(君子恥其言而過其行)”고 하였다.
진정성 있는 말은 그 자체로 덕(德)이 되어 신뢰의 토대를 세운다.
책임성과 신중성은 말의 무게이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말의 두 번째 덕목은 책임성이다.
말은 날개가 없어도 멀리 날아가며, 그 흔적은 오래 남는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의 금언이 생겼다.
성경도 경고한다. “혀는 작은 불이지만 온 산을 태운다.”(야고보서 3:5) 작은 말 한마디가 공동체를 흔들고, 인간관계를 태운다.
간디는 “생각을 조심하라, 그 생각이 말이 된다”라고 했다.
말은 행동의 씨앗이며, 결국 운명이 된다. 우리가 내뱉는 한마디는 누군가의 마음에 씨앗처럼 박힌다. 그 씨앗이 꽃이 될지, 가시가 될지는 우리의 책임에 달려 있다.
배려는 상대를 존중하는 말의 품격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의 세 번째 덕목은 배려로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말은 마음의 온도계다. 따뜻한 말은 마음의 얼음을 녹이고, 차가운 말은 관계를 얼어붙게 한다.
“친절한 말 한마디가 겨울을 따뜻하게 한다.”는 일본 속담처럼,
배려의 말은 인간관계의 기후를 바꾼다.
성경은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대로 은혜로운 말을 하라”(에베소서 4:29)고 하였다. 배려의 말은 곧 은혜의 언어이며,
그 은혜는 듣는 이를 기쁘게 하고 말하는 이를 품격 있게 만든다.
‘설왕설래(說往說來)’처럼 오가는 대화 속에는 감정의 온도가 있다.
그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힘이 바로 배려의 언어다.
작은 말 한마디가 긴 관계를 지키고, 한순간의 말실수가 오랜 신뢰를 무너뜨린다.
배려는 타인을 중심에 두는 언어의 겸손이며, 그 겸손이 쌓여 마음의 다리를 놓는다.
공감은 마음을 이어주는 말의 다리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말의 네 번째 덕목인 공감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언어의 다리다. 배려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라면, 공감은 그 마음 안에 함께 머무는 능력이다.
성경은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잠언 15:1)고 한다. 공감의 말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상처를 치유하며, 갈등을 평화로 바꾼다.
마더 테레사는 말했다. “작은 친절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 친절의 출발점이 바로 공감의 말이다.
공감은 지적 이해와 감정적 일치의 조화를 필요로 한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공감의 문턱에 선다.
칼 로저스는 말했다. “공감은 상대의 내면을 자신의 내면처럼 느끼는 것.” 이때 말은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치유의 도구가 된다.
“유순한 혀는 생명나무요, 거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잠언 15:4) 공감의 언어는 생명을 살리는 언어다. 한마디 말이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하나의 문장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다.
공감의 언어는 상대의 고통을 덜어주는 ‘말의 동행(同行)’이다.
이것이 바로 말이 살아 움직이는 이유이며, 그 말이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는 이유다.
절제와 간결은 침묵의 지혜와 말의 품격이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렵다.”(잠언 10:19)
말의 마지막 덕목은 절제와 간결이다.
말이 많아질수록 진심은 희석되고, 의도는 흐려진다.
그래서 옛말에 “말을 아끼면 몸이 편하다”라고 했다. 이 짧은 속담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인생의 깊은 지혜다. 과도한 말은 오해를 낳고,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온다.
반면에 침묵은 때로 가장 지혜로운 대답이 된다.
에픽테토스는 “입은 닫고 귀는 열어라”라고 했고, 소크라테스는 “듣는 것은 지혜의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보다 듣기를, 소리보다 침묵을 귀하게 여긴다.
한마디로 핵심을 꿰뚫는 ‘일언지하(一言之下)’의 경지는
바로 절제된 언어의 힘에서 비롯된다.
말의 품격은 양(量)이 아니라 질(質)에서 나온다.
적절한 때에, 올바른 내용으로, 간결한 표현을 하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낸다.
간결한 말은 마음을 살리는 예술이다.
말의 생명력, 다섯 덕목에서 피어나다
말은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인격과 품격, 그리고 관계의 온도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그 거울을 맑게 닦는 일은 곧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세상과 화평을 이루는 길이다.
“온유한 혀는 생명나무요, 거친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잠언 15:4)
결국 말의 생명력은 진정성·책임성·배려성·공감성·절제성의 다섯 덕목에서 비롯된다.
진정성과 정직은 믿음을 세우는 말, 책임성과 신중성은 말의 무게를 지탱하는 힘, 배려는 상대를 존중하는 품격, 공감은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 절제와 간결은 침묵 속에 피어나는 지혜다.
이 다섯 덕목이 조화를 이룰 때, 말은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바꾸는 생명의 언어가 된다.
이제 우리 모두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세상을 밝히는 ‘살아 있는 말’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우리가 내뱉는 짧은 한 마디의 말이 내일의 관계를 세우고, 세상을 빚어 가는 씨앗이 됨을 늘 기억하고 또 기억하자.
[요약 및 용어 정의]
1. 입과 말의 다섯 덕목과 교훈
1) 진정성
진실하고 정직한 말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 / 一口二言
“거짓을 버리고 참된 것을 말하라”(에베소서 4:25)
2) 책임성
신중하고 책임 있는 말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 三思一言
“혀는 불이다”(야고보서 3:5)
3) 배려성
상대를 존중하는 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說往說來
“은혜로운 말을 하라”(에베소서 4:29)
4) 공감성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 / 一言之中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느니라”(잠언 15:1)
5) 절제성 침묵과 간결의 지혜
말을 아끼면 몸이 편하다 / 一言之下
“말하기는 더디 하라”(야고보서 1:19)
2. 개념 정의
1) ‘입’은 물리적 기관으로 표현의 문으로 정의
2) ‘말’은 그 문을 통과해 나온 의미와 인격의 표현으로 정의
참고: 이 글의 출처는 "삶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입(口)과 말(言)에 대한 논의 189". 이성근 교수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 2024. 9. 14. 의 글을 2025. 10. 6 추석날을 맞아 새벽에 일부 내용을 수정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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