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高秋), 고은층의 가을과 샹그릴라를 찾아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사바세계에서 샹그릴라로
인생의 사계절을 돌아보면, 봄은 청춘(靑春)의 출발이고 여름은 열정(熱情)의 시기이며, 가을은 결실(結實)의 계절이다. 그리고 겨울은 정돈(整頓)의 시간이다.
이 가운데 가을은 단순히 자연의 한 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완성과 통찰을 상징한다.
특히 고은층(高恩層), 즉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을은 더욱 특별하다.
필자는 젊은 시절 치열했던 사바세계(娑婆世界)를 지나 이제 ‘샹그릴라(Shangri-La)’, 곧 마음의 지상낙원을 찾아가는 한 지인 부부를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들은 서울을 본거지로 삼고 계절마다 자연을 찾아 떠나며, 역사와 문화를 탐방한다.
두 사람이 보내오는 사진 속에는 평온한 미소와 단풍빛처럼 따뜻한 기운이 흐른다.
그 모습이야말로 고은층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삶, 곧 ‘고추(高秋)’의 풍경이라 생각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고추(高秋)는 익어가며, 맵고도 달싹한 인생의 맛을 낸다
가을의 ‘고추’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는 ‘높은 가을(高秋)’이고, 다른 하나는 ‘붉게 익은 고추(苦椒)’이다.
가을의 공기는 높고 맑다.
고은층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다.
한평생의 경험이 무르익어 인생의 빛깔이 짙어지고, 마음은 한층 고요하고 넉넉해진다.
붉게 익은 고추처럼 고은층의 인생도 여전히 뜨겁다.
그 매운맛은 젊은 날의 자극적이고 거친 맛이 아니라, 은근하고 깊은 향을 머금은 맛이다.
입 안에 달싹한 여운을 남기듯, 세월을 맛본 사람의 삶은 부드럽고 깊다.
고춧가루가 음식의 맛과 색을 더하듯, 고은층의 삶 또한 사회의 양념이 된다.
그들의 경험은 젊은 세대의 삶에 풍미를 더하고, 공동체를 따뜻하게 물들인다.
익어갈수록 단단해지고, 마를수록 향이 깊어지는 고추처럼, 고은층의 삶도 세월의 무게 속에서 더욱 단맛과 감칠맛을 더해 간다.
가을과 고은층은 서로 닮아 있다
가을과 고은층은 서로 닮아 있다.
가을은 고은층에게 무엇보다 편한 계절이다. 숨쉬기에도, 걷기에도, 마음을 열기에도 가장 좋다.
뜨거운 여름의 열기나 겨울의 냉기와는 달리, 가을은 평온한 숨결로 우리를 맞이한다.
단풍잎이 물들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그것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다.
떨어진 잎은 흙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길러낸다.
고은층의 삶도 이와 같다. 세월의 무게를 짊어졌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생명을 보태는 순환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고은층은 가을을 사랑한다.
단풍놀이, 산책, 여행, 그리고 작은 모임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지고 계절의 흐름과 조화를 이룬다.
그 속에서 고은층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잃었던 여유와 감사를 회복한다.
고은층은 사바세계를 멀리하고, 샹그릴라를 지향한다
젊은 날의 사바세계는 경쟁과 분주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제 고은층은 그 세계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는다.
그것이 바로 ‘샹그릴라’를 향한 여정이다.
샹그릴라는 지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욕망과 비교, 갈등에서 벗어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내면의 낙원이다.
특히 고은층 부부가 함께 떠나는 계절 여행과 문화 탐방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여정을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다.
함께 걸으며 웃고, 함께 사진을 찍고, 식사와 차를 나누며, 대화를 이어가는 일상 속에서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고은층의 샹그릴라는 멀리 있지 않다.
곁에 있는 이와 함께 나누는 따뜻한 미소,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그 순간에 있다.
고은층의 가을은 고추처럼 익어간다
매일 지인 부부가 보내오는 사진을 보며 필자는 느낀다.
그들의 삶은 인생의 완숙미를 보여주는 하나의 수채화처럼 보인다.
고은층의 가을은 단순한 일상의 시간표가 아니다.
그것은 ‘익어가는 인생’, ‘조화로운 삶’, ‘내면의 평화’를 상징한다.
젊은 시절의 치열함이 지나간 자리에서 비로소 찾아오는 고요한 기쁨, 그것이 바로 고추(高秋)의 맛이다.
이 글은 그들의 삶을 찬미하는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고은층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샹그릴라를 찾아가자.
인생의 가을은 여전히 따뜻하고, 여전히 아름답다.
그 붉은빛처럼 우리의 마음도 익어가며 깊어지기를 바란다.
[고추 부부 소개]
"상철과 순분 부부이야기"
이 글에서 소개하는 칠순의 부부는 필자 가족의 동기·동창으로, 신혼 초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다. 서로 직장과 생활 지역이 달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끔씩 소식을 전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두 부부가 고은층(高恩層)이 되면서, 한쪽은 사진으로, 필자는 글로 일상을 나누며 더욱 가까워졌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늘 아침에도 이들로부터 사진과 글을 받아 보며, 문득 이 부부를 소재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쓰게 되었다. 평소 이들 부부를 보며 느낀 단상을 정리한 것이다.
상철과 순분 부부는 이름부터가 천생연분이다. 두 사람의 이름 가운데 ‘상순(相馴)’의 결합은 서로 길들여지고 조화를 이룬다는 뜻을 지닌다. 또한 끝글자 인 ‘철분(鐵粉)’의 결합은 두 사람이 일심동체로 온전히 융합될 운명임을 보여준다.
바라건대, 이들 부부가 지금처럼 ‘고추(高秋) 부부’로서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백년해로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위는 '상철ㆍ순분 부부의 고추(高秋), 고은층의 가을과 샹그릴라를 찾아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의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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