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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층의 구덕과 구길: 인생의 품격을 완성하는 아홉 덕길"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인생의 황혼에서 덕길(德道)을 찾다


인생의 봄과 여름이 지나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삶의 황혼기’를 맞이한다. 이 시기의 성숙한 인간, 곧 고은층(高恩層)은 어떤 덕성(德性)으로 자신을 가꾸고, 어떤 구도(求圖)의 길(道)을 걸어야 할까?
세월은 인생의 교과서이며, 덕(德)은 그 교과서의 기본 과목이다. 덕은 단순히 도덕적 규범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 인간과 자연이 함께 이롭게 되는 공생의 덕목이다.
고은층이 지녀야 할 덕목은 단지 마음속의 이상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길(道)’로 드러나야 한다.

이 글은 고은층으로서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가는 아홉 덕길 즉, 구덕(九德)과 구길(九道)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고심과 고신, 고언과 고행이고, 다른 하나는 고택과 고우이며, 마지막 하나는 고미와 고유, 그리고 고추이다.

고은의 마음/ 고심(高心)의 덕길은 사색과 명상이다

“마음이 편하면 세상이 편하고, 세상이 편하면 마음이 편하다.”
고은층은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으며 한편으로는 즐거움을,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의 고생을 함께 경험해 왔다. 젊은 시절에는 어려움이 쉽게 극복되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한 번 마음이 상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결과가 생긴다.

마음이 편안하고 깊어지면 세상만사가 평화롭다. 이제 고은층의 마음은 고요 속에서 사색(思索)과 성찰(省察), 그리고 명상(瞑想)으로 채워져야 한다.
내면의 빛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고심(高心)의 덕길’을 걷는 사람이다.

고은의 몸/ 고신(高身)의 덕길은 순응과 조화이다

“몸은 마음의 집이며, 마음은 몸의 지주이다.”
고은층의 몸은 무리가 아닌 순응 속에서 다스려야 한다.
마음이 평화로울 때 몸도 평안하고, 몸이 평안을 이루면 마음 또한 평온해진다.
이것이 바로 몸과 마음의 순응과 조화이며, 자신을 지키는 지혜이다.

자연의 리듬에 맞춘 호흡(高息), 바른 자세(高態), 깊고 편안한 잠(高睡)은 모두 삶의 조화 속에서 길러지는 덕목이다.
고신(高身)의 덕길은 순응과 조화의 길이며, 곧 몸을 바르게 세우는 길이다.

고은의 말/ 고언(高言)의 덕길은 말의 품격이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다.”
고은층의 언어는 명료 속의 온유함을 품어야 한다. 가장 높은 경지는 묵언(默言)이며, 그 다음은 ‘소소익선(少少益善)’이다. 말이 적을수록 이롭다는 뜻이다. 적게 말하되 따뜻하고 부드럽고 지혜로워야 하며, 그 안에 진심과 겸손, 품격과 감사가 스며 있어야 한다.

말의 상징인 글(高文) 또한 인격의 거울이다. 고은층은 틈나는 대로 자신의 삶과 경험을 글로 정리하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을 하면 좋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고 인생을 성찰하는 또 하나의 인생여정이 된다.

무엇보다 복된 말은 타인에게 평화를 전하고, 자신에게 품위를 더한다.
고언(高言)의 덕길을 걷는 이는 말로써 복을 짓는 사람이다.

고은의 행동/ 고행(高行)의 덕길은 배려와 실천이다

"
품격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난다.”
이 말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함을 일깨운다. 고은층의 삶 역시 말로 설명하기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데 그 가치가 있다. 조용히 실천하고 묵묵히 모범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미덕이다. 젊은 세대가 고은층에게 기대하는 것도 결국 말이 아니라 ‘몸으로 가르치는 삶의 태도’다.

고은층의 행동은 조급하지 않으며, 언제나 남을 세우고 배려하는 쪽으로 향한다. 작은 일에도 진정성을 다하고,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선한 마음으로 행동한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자연스럽게 고업(高業)과 고공(高功)으로 이어진다.

고행(高行)의 덕길은 배려와 실천의 길, 곧 ‘덕이 움직이는 길’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덕을 쌓는 사람, 그가 바로 고은층의 참된 모범이다.

고은의 집/ 고가(高家)의 덕길은 안식과 평안이다

“집은 몸의 그릇이자, 마음의 쉼터이다.”
고은층의 집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삶의 품격이 머무는 공간이다.

고가(高家)에는 늘 따뜻한 온기가 흐른다.
가족 간, 특히 부부 간의 온정이 스며 있는 그곳이 바로 마음의 안식처다.

고은층의 집은 회복과 치유, 그리고 사랑과 포용으로 ‘안식과 평안’을 완성한다.
고가의 덕길은 안식과 평안의 길, 곧 ‘삶을 품는 집의 길’이다.

고은의 벗/ 고우(高友)의 덕길은 인복과 덕성이다

“벗은 인생의 거울이며, 관계는 그 사람의 품격을 비춘다.”
고은층에게 진정한 벗은 말벗이자 길벗이며 마음벗이다.
벗은 단순한 동행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비추어 주는 등불이다.

고은층의 사람됨이 후덕하면, 관계는 자연히 따뜻해지고 인복(人福)은 저절로 채워진다.
진정한 벗은 이익으로 맺어지지 않고, 덕으로 이어지며, 어려울 때 더 빛난다.

고우(高友)의 덕길은 함께 걷는 상생(相生)의 길이자, 마음과 마음이 향기처럼 이어지는 길이다.

고은의 맛/ 고미(高味)의 덕길은 음미와 감사이다

“맛은 혀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낀다.”
고은층의 식사는 음미와 감사의 행위이다. 많이 먹기보다 바르게 먹고, 맛의 깊이보다 마음의 향기를 음미함으로써 ‘고미의 품격’을 일깨운다.

한 끼의 식사에서도 음미와 감사가 깃들면, 그것이 곧 덕의 향기가 된다.
고미의 덕길은 음미와 감사의 길, 곧 ‘마음으로 먹는 길’이다.

고은의 여유/ 고유(高裕)의 덕길은 삶의 여백을 가꾸는 예술이다

“여유는 마음의 부요함이다.”
고은층의 여유는 삶을 비우는 것이다.
고유(高裕)의 덕길을 걷는 이는 빠름보다 느림을, 소유보다 존재를 중시한다.
잠시 멈추어 사색하고, 고요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것이 참된 여유다.

삶의 여백은 마음의 비움에서 비롯되며, 그 비움은 다시 다른 마음을 채운다.
고유의 덕길은 ‘비움 속의 채움, 채움 속의 비움’으로 이어지는 '비채(비우고 채우고)'를 이어가는 길이다.

고은의 가을/ 고추(高秋)의 덕길은 순환과 성찰이다

“가을은 완성과 성찰의 계절이다.”
고은층의 가을은 자연의 순환 속에서 자신을 비추는 시기이다.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고, 생명의 리듬에 자신을 맞추며, 지나온 삶을 되돌아본다.

‘고추(高秋)’의 정신은 자연을 경외하고, 무상함 속에서 삶의 본질을 사유하는 데 있다. 나뭇잎이 지듯 집착을 내려놓고, 빈 가지에 다시 새순이 돋듯 새로운 순환을 준비한다.

고추의 덕길은 멈춤이 아니라 다시 피어날 생명을 위한 쉼의 길이다. 조용히 익어가는 열매처럼 내면을 가다듬고, 성찰을 통해 다음 생의 봄을 예비하는 이가 곧 고추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덕이 곧 길이고, 길이 곧 삶이다

"덕(德)은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드러나는 것이다."
고은층의 아홉 덕길은 모두 ‘삶의 품격’을 완성하는 조건이다.
말이 곱고, 마음이 고요하며, 관계가 따뜻한 사람은 이미 인생의 가장 높은 품위, 곧 고은의 덕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고은층의 구덕은 곧 구도의 길이다. 품격 있는 고은층은 덕으로 완성되고, 덕은 길 위에서 피어난다.”

[고은층의 구덕(九德)과 구길(九道): 품격의 삶을 사는 아홉 덕길 요지]

서: 인생의 황혼에서 덕길(德道)을 찾다
1. 고은의 마음/ 고심(高心)의 덕길은 사색과 명상이다.
2. 고은의 몸/ 고신(高身)의 덕길은  순응과 조화이다.
3. 고은의 말/ 고언(高言)의 덕길은  말의 품격이다.
4. 고은의 행동/ 고행(高行)의 덕길은 배려와 실천이다.
5. 고은의 맛/ 고미(高味)의 덕길은 음미와 감사이다.
6. 고은의 집/ 고가(高家)의 덕길은 안식과 평안이다.
7. 고은의 벗/ 고우(高友)의 덕길은 인복과 덕성이다.
8. 고은의 여유/ 고유(高裕)의 덕길은 삶의 여백을 가꾸는 예술이다.
9. 고은의 가을/ 고추(高秋)의 덕길은 순환과 성찰이다.
결: 덕이 곧 길이고, 길이 곧 삶이다.

[참고자료: 한라산 1100고지 습지]

한라산 1100고지 습지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색달동 산 1-2 일대, 해발 약 1,100m 고지에 위치한 산지습지로서, 한라산 서사면의 완만한 경사면에 형성된 평탄지 위에 16여 개의 습지 패치가 불연속적으로 분포하는 독특한 고산 생태계이다. 이 지역은 2009년 10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고 같은 해 10월 12일 국내 12번째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되어 국제적으로도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습지는 상시 담수가 유지되는 지역부터 건기에 일시적으로 마르는 지역, 거의 육화되어 풀밭 형태를 띠는 지역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고산습지 특유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관속식물만 약 275종이 확인되었고, 멸종위기종인 매와 벌매, 한라산뒤쥐, 고유곤충 등 희귀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의 자연 순환체계 속에서 물과 생명의 저장소 역할을 하며,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1100도로’ 드라이브 코스의 정점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약 675m 길이의 나무데크 산책로를 따라 탐방이 가능해 일반인도 쉽게 고산습지의 경관과 생태를 체험할 수 있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며 특히 겨울에는 상고대와 눈꽃이 어우러져 한라산의 신비로운 고원 풍경을 연출한다. 한라산 1100고지 습지는 제주 고유의 기후와 지형, 생명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생태 교과서로서,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균형과 순환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귀중한 공간이다.

사진. 이성근. 한라산 1100고지 습지 전경. 2025.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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