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생계에 대한 여섯 가지 기준"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인생의 방향을 세우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이 질문 앞에 선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생계(生計), 곧 ‘삶의 설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못한 채, 주어진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이제 인생 12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훌쩍 넘어섰다. 그렇다면 남은 삶을 여전히 무계획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아니면 자신만의 인생계획(人生計劃)을 세워 주체적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물어야 할 때다.
이 글은 그 물음에 대한 실천적 답으로, ‘목적 있는 삶, 배움의 삶, 실천의 삶, 생산의 삶, 행복한 삶, 치유의 삶’이라는 여섯 가지 기준을 통해 생계의 본질을 공유하고자 한다.
꿈과 신념으로 이끄는 목적 있는 삶
목적 있는 삶은 꿈을 가진 삶이다. 꿈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방향과 의지를 포함한 합목적성의 선언이다.
신념은 굳게 믿는 마음이고, 소신은 자신의 원칙과 기준이다. 일념통천(一念通天)처럼 마음이 한결같으면 결국 이뤄낸다.
삶의 비전은 꿈의 표현이며, 목표는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이다. 피카소는 “목표가 너무 높아 달성하지 못할 위험보다, 너무 낮아 달성하는 위험이 더 크다”고 했다. 그러므로 목적 있는 삶은 높은 비전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의지의 여정이다.
배움과 실천을 겸비한 근학무실(勤學務實)의 삶
공자는 「논어」에서 "앎의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했다. 태어나며 아는 자(生而知之), 배워서 아는 자(學而知之), 고생하며 깨닫는 자(困而知之)이다." 대부분은 배우며 아는 사람이다.
미켈란젤로는 87세의 나이에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고 썼다. 이는 학해무변(學海無邊),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상징한다.
퇴계 이황은 배움의 목적을 ‘위기지학(爲己之學)’보다 ‘위인지학(爲人之學)’에 두었다. 즉, 자신을 닦는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 참된 배움이라 하였다.
오늘의 생계에서 배움은 지식을 넘어 삶의 태도다. 근학무실은 배우되 실천에 힘쓰는 삶, 곧 배움을 행동으로 전환하는 삶의 자세다.
행동과 실천으로 완성하는 삶
배움이 생각이라면, 행동은 그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힘이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배우고, 생각하고, 행하는 세 가지가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피카소 또한 “행동이 모든 성공의 기본 열쇠”라 했다.
생계계획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것은 단기적 실행과 중장기적 계획을 함께 세우는 과정형 접근이어야 한다. 행동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해야 하며, 통제 가능한 일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실천의 삶은 의지(will)와 용기(courage), 그리고 인내(patience)로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인생은 행동으로 완성된다.
일로 빚어내는 생산적인 삶
일은 인간의 존재를 사회와 연결하는 통로다.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며 가치 있는 일을 할 때, 그 일은 단순한 생업이 아니라 자기실현의 장이 된다.
생산적인 사람은 비판적이고 창조적이며 윤리적 사고를 갖추고, 근면(勤勉)과 성실(誠實)의 태도로 일한다. 유능한 직업인은 전문기술과 함께 맥락기술(contextual skill)을 갖추고 있다.
일의 방식 또한 협업과 상호존중에 기반해야 한다. 필자가 정의한 협업의 네 원칙인 규칙준수, 정보공유, 솔선수범, 상호존중은 생산성을 높이는 사회적 자본이다.
창조경영의 시대에 우리는 일 속에서도 창의적 실천가로 성장해야 한다.
물처럼 사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
상선약수(上善若水)는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한다.”는 의미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모든 생명을 살린다. 소통, 순환, 생명, 평등, 투명, 융합의 여섯 속성은 행복한 삶의 비유가 된다.
행복은 감정의 상태이지만, 의미 있는 삶은 목적이 있는 여정이다.
오늘날 ‘잘 산다’는 것은 단순히 편안히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감사하며 사회적 연대 속에서 자신을 스토리텔링하는 삶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은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지혜의 삶이다. 문화적 참여, 환경운동, 자원봉사 같은 사회적 실천 또한 그 의미를 확장시킨다.
치유와 회복이 있는 여유의 삶
여유는 단순한 한가함이 아니라 내면의 쉼이다.
가족과 함께 휴식과 휴양을 즐기며 자연 속에서 회복하는 삶은 치유의 삶이다. 전원주택, 텃밭, 산책길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회복의 무대다.
요한 하이징아는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 사유하는 인간, 도구를 만드는 인간,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으로 구분했다. 이는 인간 본성이 여가와 창조에 기초한다는 뜻이다.
미래, 특히 AI시대의 삶은 경쟁기술보다 여가선용기술, 예술과 체육활동, 인문적 역량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여유는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삶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인생설계를 위한 여섯 기준의 제안
필자는 이 글을 마무리하며, 인생을 풍요롭고 품격 있게 살아가기 위한 여섯 가지 생계 기준을 제안한다.
하나는 꿈과 비전으로 나아가는 목적 있는 삶이다.
둘은 배우고 실천하는 근학무실의 삶이다.
셋은 행동과 의지로 완성하는 실천의 삶이다.
넷은 일을 통해 빛나는 생산적인 삶이다.
다섯은 물처럼 유연하고 의미 있는 행복한 삶이다.
여섯은 치유와 회복으로 마무리하는 여유의 삶이다.
이 여섯 길은 곧 인간다운 생계의 여섯 덕목이며,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하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지혜로운 나침반이 될 것이다.
[참고]
이 글은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생계에 대한 논의" 88. 을 일부 수정하여 재게시하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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