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새삼 개념과 상식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우선 개념과 상식의 올바른 의미를 보자.
개념은 어떠한 사물 또는 현상에 대한 일반적 지식으로 기초적인 이해와 생각을 말한다.
상식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할 지식으로 기본교양에 해당한다.
따라서 개념과 상식은 일반 보통의 정상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있거나 또는 가지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지식이다. 우리는 이를 일반사람들에게 널리 통하고 적용되는 사회통념이라고도 한다.
개념과 상식이 있으면 이해력, 판단력, 분별력을 가지게 된다. 개념없는 사람은 행동이나 생각을 하지 않거나 상식에 어긋나게 하는 경향이 있다 .
현실에는 개념과 상식과 관련하여 여섯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잘못을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를 개념이 부족한 사람, 무식한 사람, 무지몽매한 사람이라 부른다. 우리 국민의 교육수준은 양적으로나 질적인 면에서 아주 탁월하다. 국민의 학습역량도 우수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제반문제는 개개인이 가진 무식의 소치가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른 것이다.
둘은 잘잘못에 생각없이 무심코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를 영혼이 없는 사람, 생각이 없는 사람, 개념이 없는 사람, 대책이 없는 사람, 상황판단이 안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대화에도 선을 넘었다, 도가 지나치다 등 개념과 상식의 단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셋은 잘못을 알고도 습관적으로 반복해서 행동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를 철학이 없는 사람, 원칙과 기준이 없는 사람, 몰상식한 사람, 상식 밖의 사람, 염치가 없는 사람, 도덕이 결여된 사람이라고 부른다.
우리 속담에 세 살 적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고 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고도 하였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한 번은 우연이고 두 번 이상은 습관이라 하였다. 이와같이 습관은 후천적 경험에 의해서 형성된다. 좋은 습관을 갖는데 사회학습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 직장과 사회에서 바른 생활교육이 중요한 이유가 된다.
넷은 잘못을 알고도 머리 굴려 편법으로 자기 중심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를 양의 가죽을 쓴 사람, 위선자, 범법자, 인생이 불쌍한 사람이라 부른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은 뒷전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감언이설로 기망한다. 중국의 처세술에 관한 인기도서 가운데 하나인 후흑론의 얼굴은 두껍고 속은 검은 사람에 해당한다.
다섯은 잘못을 알고도 행동한 후 어느 일방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부인하고 타인에게 잘못을 돌리며 심지어 타인의 잘못을 찾아 물타기 즉 물귀신 작전을 펴는 사람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런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느 일방에서 문제를 들추면 무조건 아니라고 부정한다. 오히려 상대방의 잘못을 찾아내고 폭로한다. 상대방 또한 아니라고 부정하고 물타기라고 주장한다. 이후 사안이 사회문제로 비화되면 부덕의 소치라거나 관리가 소홀했다거나 다음에는 엄격하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분명한 것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패턴이 되었다.
마지막 하나는 알고 바르게 행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이를 개념이 있는 사람, 상식이 있는 사람, 양식이 있는 사람, 공의와 정의가 선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우리는 전통사회를 공동체 사회라 불렀다. 공동체 사회는 일정한 공간영역 안에서 구성원들 간에 긴밀한 상호작용과 동질적 가치와 제도를 갖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사회규범 내지 공동체 규범이 있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가 가해졌다. 이가 곧 관습법이다. 현대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공리주의사회로 변화하면서 개인의 이익이 우선이고 공동체 사회에서 요구되는 개념과 상식이 무너지게 되었다.
최근 들어 신공동체 형성과 회복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이번의 대선에서 공정과 상식, 사회정의와 기회균등의 개념이 바로 선 나라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어 다행스럽다.
바라건대 국민 개개인의 삶에 개념과 상식이 있고 국가경영 전반에 정의와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선진 대한민국을 기대한다.
(사) 한국지역균형연구원, 2022.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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