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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를 내려놓고 존중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고은층의 삶의 태도와 지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고은층의 삶은 이미 주어진 것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고은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에 이미 주어진 것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태도로 마주할 것인가를 다시 묻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이는 ‘가진 자의 풍요’보다 ‘아는 자의 절제’를 중시하는 삶의 태도이며, 더 많이 소유하려는 방향이 아니라 이미 충분함을 인식하는 쪽으로 삶의 시선을 돌리는 선택이다.
노자는 이를 두고 “족함을 아는 자가 부유하다(知足者富)”고 하였고, 전도서 또한 헛된 수고로 재물을 쌓는 일의 허망함을 경계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은층의 삶은 소유의 논리가 아니라 존중의 논리 위에 세워질 때 비로소 안정된 깊이를 갖게 된다.

신과 생명 앞에서의 겸손이 삶의 깊이를 더한다

고은층의 삶에서 신과 자연을 대하는 기본 태도는 경외와 겸손이다.
인간이 만물의 주인이 아니라 잠시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라는 인식은, “땅과 거기 충만한 것이 여호와의 것”(시편 24:1)이라는 성경의 고백과도 맞닿아 있다.
자연 앞에서 고개를 낮추는 태도는 결국 자신을 삶의 중심에서 내려놓는 일이며, 그 내려놓음 속에서 삶은 오히려 가벼워지고 더해진다.

가족과 이웃을 대하는 고은층의 관계와 태도는 온유이다

고은층이 자녀와 가족, 형제자매와 이웃을 대하는 방식의 중심에는 온유가 자리한다.
이는 상대를 앞서 비판하기보다 기다리고, 앞세우기보다 배려하려는 태도이다.
공자가 말한 “온화하되 흐리지 않고, 엄정하되 사납지 않다(溫而厲)”는 인간상은 이러한 관계의 미덕을 잘 보여 준다.
잠언의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한다”는 가르침처럼, 고은층의 언어는 속도를 늦추고 높이를 낮춤으로써 관계의 긴장을 풀어낸다.
사랑은 주장으로 생겨나지 않고, 온유 속에서 오래 지속된다.

금전과 물질 앞에서는 감사와 절제가 삶의 펑안을 지킨다

고은층에게 돈과 물질은 삶의 목적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재료이다.
필요 이상의 소유를 경계하는 태도는 부족이 아니라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바울이 말한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된다”(디모데전서 6:6)는 고백은, 만족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편안하게 한다는 진실을 전한다.
‘곳간이 차야 마음이 편하다’는 세속의 통념과 달리, 고은층의 평안은 비움에서 비롯된다.

자기 자신에게 자유하는 태도에서 고은층의 품격은 드러난다

고은층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 자유하는 삶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살라는 사회적 관행에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리듬을 자유하는 태도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중용(中庸)의 일상적 실천이며, 쉼을 허락하고 느림을 받아들이는 선택이다.
이러한 태도는 일시적인 여유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삶의 지혜이다.

소유하지 않아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고은층이 마침내 도달하는 삶의 통찰은,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물질을 소유하지 않아도 깊이 존중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더 많이 가지지 않아도 풍요롭다”는 이 역설은 무소유를 말한 법정 스님의 사유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고은층의 행복은 세상만사를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결국 고은층의 삶은 무엇을 이루었는가 보다,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가를 남기는 삶이다.

"신 앞에서는 겸손으로, 자연 앞에서는 존중으로, 사람 앞에서는 온유로, 물질 앞에서는 절제로, 자기 자신 앞에서는 자존으로 살아가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는 세상만사를 지나치게 무겁게도, 가볍게도 만들지 않는다.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산다”는 말처럼, 태도는 삶의 결을 결정한다.

고은층의 삶은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다

고은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삶의 방향을 성취에서 깊이로 전환하는 선택이다.

"소유하지 않고도 존중하고, 사용하지 않고도 감사하며, 함께 하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는 마음과 태도이다."

이와 같은 고은층의 삶의 지혜는 사람과 관계와 장소 속에 은근한 향기로 스며든다. 이와 같은  고은층의 새로운 삶의 방식과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과 이웃, 그리고 세상에 선한 기운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위 사진은 서귀복연의 은 선생이 보내온 서귀포 칠십리 공원의 매화 소식. 202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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