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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층 신서귀포인의 다섯 가지 행동양식과 선한 영향력: 제인(濟人)의 삶으로 읽는 일상의 실천 윤리”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서문
고은층의 삶, 실천으로 이어지는 인간형

정년 이후의 삶은 끝이 아니라 전환이다. 필자는 서귀포에서 사 년여를 살아오며 ‘고은층’이라는 삶의 위치를 체험하였다.
신서귀포인의 삶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일상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서서히 드러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이루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인(濟人)은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한 질문이며, 삶의 태도와 실천을 통해 형성되는 생활 윤리이다.

다섯 가지 행동양식의 설정: 나로부터 시작되는 변화의 구조

필자는 삶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기본 축으로 창작, 말, 행동, 태도, 자세를 설정하였다.
이들 행동양식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하나의 생활 윤리 체계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나로부터 시작하여 관계로 확장되고, 다시 사회로 파급되는 흐름’을 가진다. 개인의 작은 선택은 관계의 분위기를 바꾸고, 관계의 변화는 공동체의 질을 변화시킨다.

사색 글쓰기: 내면의 정리에서 사회적 소통으로

글쓰기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이자, 동시에 타자와 연결되는 통로이다. 필자는 서귀포의 자연 속을 걸으며 사색하고, 이를 글로 기록하는 과정을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글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내면을 정리하는 도구가 된다.
특히 필자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지인들과 사색을 나누고 소통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의 덕은 반복된 행위를 통해 형성된다.1) 글쓰기 역시 반복될수록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 그 깊이는 사회적 의미로 전환된다.

긍정의 말 건네기: 관계를 형성하는 언어의 힘

말은 가장 일상적인 표현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 인사 한마디, 격려의 표현, 따뜻한 농담은 관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필자는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가족에게 웃음 섞인 인사를 건넨다. 또한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덕담을 전하려 노력한다. 파크골프를 하면서는 동반자에게 “젠틀맨 샷”, “세워야 산다”는 가벼운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자주 찾는 카페나 헬스장의 직원에게는 진정성 있는 칭찬과 격려의 말을 전한다.
이러한 언어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자산이다.
Goleman이 말한 감정지능은 이러한 언어의 힘을 설명한다.2) 인간은 이성보다 감정에 의해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진정성 있는 말은 관계를 연결하는 핵심 자원이 된다.

행동의 절제: 보이지 않는 평가 속의 자기 관리

인간은 항상 평가 속에 살아간다. 보면서도 평가하고, 보지 않으면서도 평가한다. 일상의 작은 행동 하나는 개인의 품격을 드러내고, 관계의 질을 결정한다.
필자는 정년 이후 고은층이 된 지금, 드물게 참여하는 회의와 자문 자리에서 상대방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려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이는 단순한 예의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질서이기 때문이다.

좋은 태도의 유지: 삶의 품격을 만드는 지속적 선택

태도는 일회적인 감정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형성되는 구조이다. 약속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며, 존중과 나눔을 실천하는 태도는 제인의 핵심 윤리이다.
필자는 일상에서 가능한 한 '차사'와 '밥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또한 누군가 정보를 요청하면 아는 범위 내에서 성실하게 공유하려 한다. 그리고 성별과 연령, 직업과 지역을 불문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Putnam이 말한 사회적 자본의 핵심은 신뢰와 관계이다.3) 태도는 개인의 덕목을 넘어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회적 자산으로 기능한다.

바른 자세 세우기: 몸과 마음, 그리고 예의의 통합

자세는 단순한 신체의 형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몸가짐, 마음가짐, 그리고 예절은 하나의 통합된 실천으로 나타난다.
필자는 언제 어디서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 몸가짐뿐 아니라 마음가짐 또한 긍정적으로 유지하려 한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예의를 갖추고, 상황에 관계없이 배려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 한다.
이러한 자세는 자기의식(self - consciousness)을 바탕으로 할 때 가능하다. 결국 자세는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가장 직관적인 표현이다.

선한 영향력의 확산: 개인에서 사회로

선한 영향력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기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일상의 작은 실천은 가족과 이웃에게 전달되고, 다시 사회로 확산된다.
이 과정은 강제되지 않는다. 긍정적인 행동은 모방을 낳고, 모방은 확산을 만든다.
Thaler와 Sunstein이 말한 ‘넛지(nudge)’는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4) 선한 영향력 역시 이러한 구조를 따른다.

내부성의 외부화와 외부성의 내부화: 생활 속의 사회적 의미

개인의 내면적 가치, 즉 내부성(internality)은 행동을 통해 외부로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선한 행동은 사회적 편익으로 전환되며, 이는 긍정적 외부성의 구조와 유사하다.
Pigou와 Coase의 논의를 생활 윤리의 차원에서 보면, 개인의 선한 행동은 타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다시 개인에게 되돌아온다.5,6) 이 순환 속에서 개인과 사회는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다.

맺음말: 제인(濟人)의 삶,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큰 변화

필자의 고은층 신서귀포인의 다섯 가지 행동양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상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이 반복될 때, 그것은 고은층의 인간형이 되고, 관계를 변화시키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고은층의 삶은 ‘나를 중심에 둔 삶이 타자를 향하는 삶(From a life centered on myself to a life directed toward others)’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그것은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를 확장하고, 공동체에 기여하는 삶이다.
결국 삶의 방식은 영향력이 된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제인(濟人)의 삶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1)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이창우 역, 길, 2011.
2) Goleman, D. (1995). Emotional Intelligence. New York: Bantam Books.
3) Putnam, R. D. (2000). Bowling Alone: The Collapse and Revival of American Community. New York: Simon & Schuster.
4) Thaler, R. H., & Sunstein, C. R. (2008). Nudge: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 Yale University Press.
5) Pigou, A. C. (1920). The Economics of Welfare. London: Macmillan.
6) Coase, R. H. (1960). “The Problem of Social Cost.”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3,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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