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고은층 파크골프 놀이의 여섯 가지 마인드"
이성근 영남대 명예교수 · 행정학박사
서문
고은층에게 왜 놀이가 중요한가?
인생을 흔히 봄·여름·가을·겨울에 비유한다. 젊은 시절이 성장과 도전의 청춘(靑春) 계절이라면 정년 이후의 삶은 성숙과 완성의 고추(高秋) 계절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를 단순한 노년층이 아니라 '고은층(高銀層)'이라 부른다. 고은층이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세월 속에서 지혜와 품격을 갖추어 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고은층에게 건강은 중요하다. 그러나 건강만으로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건강한 몸 위에 의미 있는 활동이 있어야 하고, 활동 위에 사람과의 관계가 있어야 하며, 관계 위에 삶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놀이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인생 후반전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삶의 방식이다.
필자는 제주 서귀포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지금도 기회가 오면 온종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마음까지 넓어지는 푸른 여백이다. 또한 사계절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다. 무엇보다 수많은 고은층이 함께 웃고 걷고 대화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필자는 파크골프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는 사회학습의 작은 학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만난 고은층의 모습 속에는 인생 후반부를 살아가는 여섯 가지 중요한 마인드가 담겨 있었다. 그것은 성장, 기회, 협력, 적응, 소통, 그리고 평온과 고요의 마음이다.
파크골프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마음을 키운다
많은 사람은 정년 이후를 인생의 종착역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고은층에게 정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파크골프를 하다 보면 매일 새로운 과제가 생긴다. 어제 잘 맞던 샷이 오늘은 빗나가고, 쉬운 홀에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반대로 어렵게 느껴졌던 홀에서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것이다. 한 타를 줄이기 위해 연구하고, 코스를 분석하며, 스윙을 교정하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다.
공자는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하였다. 배움에는 나이의 제한이 없다. 파크골프는 고은층에게 평생학습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도 배우고 성장하려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육체는 성장을 멈춰도 정신은 계속 자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파크골프는 고은층의 성장 본능을 깨우는 운동이다.
파크골프는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여는 마음을 키운다
고은층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나이가 아니라 포기하는 마음이다.
“이제 나이가 많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제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다.”
이러한 생각은 스스로 가능성의 문을 닫아 버린다. 필자는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대신에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원에서 끝은 시작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본다. 70대에 처음 골프채를 잡은 사람이 있고, 80대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사람이 있으며, 대회에 참가하여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사람도 있다.
성경은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이사야 43장 19절)라고 말씀한다. 삶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
파크골프는 단순히 공을 치는 운동이 아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새로운 목표를 만드는 기회의 장이다. 인생 후반기에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활동이다.
인생은 나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결정한다. 새로운 가능성을 믿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길이 열린다.
파크골프는 협력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르친다
파크골프는 개인 경기이면서도 공동체 운동이다.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더욱 중요하다. 상대방의 좋은 플레이에는 박수를 보내고, 실수에는 격려를 보내며, 어려운 상황에서는 서로 도움을 준다.
필자는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종종 이런 모습을 본다. 초보자가 실수를 하면 경험자가 조용히 조언하고, 연세가 많은 회원에게는 자연스럽게 배려가 따른다.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공동체의 질서가 형성된다.
헨리 포드는 “함께 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하는 것은 진전이며,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이다”라고 말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는 빨리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가야 오래갈 수 있다.
고은층의 행복은 경쟁보다 관계에서 나온다. 이기는 것보다 함께 웃는 것이 중요하다. 파크골프는 승부보다 존중을 배우는 운동이며, 협력의 가치를 실천하는 작은 공동체이다.
파크골프는 변화를 수용하고 적응하는 마음을 기른다
인생 후반전은 적응의 연속이다.
체력이 변하고, 역할이 변하며, 생활환경이 변한다. 과거의 방식만 고집하면 갈등이 생기고 삶이 힘들어진다.
파크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바뀌고 바람이 달라지며 코스 조건도 수시로 변한다. 어제의 전략이 오늘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고은층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환경에 적응한다.
강창학 파크골프장의 바람은 늘 일정하지 않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바람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수시로 바뀐다. 고은층은 바람과 싸우지 않는다. 바람을 읽고 이용한다.
노자는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 것을 이긴다”라고 말했다. 변화에 저항하기보다 수용하고, 상대를 이기기보다 이해하며, 고집하기보다 이해하는 것이 고은층의 지혜이다.
인생의 행복은 온전한 조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에서 온다.
파크골프는 소통하고 동행하는 마음을 키운다
고은층의 가장 큰 위기는 건강의 적신호만이 아니다. 외로움 또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대화가 끊어지면 삶의 활력도 줄어든다.
강창학 파크골프장의 진정한 가치는 운동보다 사람에 있다. 라운딩 전 나누는 인사, 경기 중의 격려, 라운딩 후 차 한 잔의 대화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나눈다. 건강 이야기를 하고, 자녀 이야기를 하며, 살아온 세월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외로움은 줄어들고 삶은 따뜻해진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남은 인생은 혼자가 아닌 동행이 중요하다. 혼자 잘 사는 것보다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파크골프는 공을 따라 걷는 운동이지만 사실은 사람과 함께 걷는 운동이다. 결국 인생도 홀인원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여정인지 모른다.
파크골프는 평온과 고요 즉, 영정치원(寧靜致遠)의 마음을 가르친다
고은층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평정심이다.
젊은 시절에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인생 후반전에서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성취보다 평온이 중요하다.
중국 삼국시대 제갈량은 아들에게 보낸 "계자서(誡子書)"에서 “비영정무이치원(非寧靜無以致遠)”이라고 하였다. 마음이 평온하고 고요하지 않으면 원대한 목표에 이를 수 없다는 뜻이다.
파크골프에서도 이 가르침은 그대로 적용된다.
티샷을 하는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라 마음이다. 멀리 보내겠다는 욕심이 앞서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스윙은 무너진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공은 오히려 원하는 방향을 벗어난다.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목표를 바라보며 평정심을 유지하면 스윙은 자연스러워지고 결과도 좋아진다.
필자가 만난 고수들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잘 맞았다고 지나치게 들뜨지 않고, 실수했다고 크게 낙담하지 않는다. 한 홀의 결과보다 전체 라운딩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
정년 이후의 삶은 더 많이 얻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을 감사하며 누리는 과정이다. 건강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간관계의 변화에도 조급해하지 않으며, 삶의 굴곡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결국 행복한 사람이다.
성경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잠언 4장 23절)고 말씀한다. 결국 인생의 승패는 환경보다 마음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영정치원은 단순한 수양의 덕목이 아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태도이고, 티샷을 하는 마음가짐이며, 고은층이 일상과 여생에서 품어야 할 삶의 자세이다. 마음이 평온하고 고요하면 시야가 넓어지고, 시야가 넓어지면 인생도 더욱 멀리 볼 수 있다.
맺음말
강창학 파크골프장은 인생학교다
필자는 강창학 파크골프장에서 단순히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고은층은 성장하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한다. 협력과 존중을 익히고, 변화에 적응한다. 사람과 소통하고 동행하는 법을 배우며 나아가 영정치원(寧靜致遠)의 평정심을 익힌다.
결국 파크골프의 진정한 가치는 기록에 있지 않다. 몇 타를 쳤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에 있다.
광활하고 시원한 태평양이 한눈에 펼쳐지는 강창학의 푸른 잔디 위에서 오늘도 많은 고은층이 파크골프로 웃고 즐기며 공놀이하고 있다. 그러나 고은층이 굴리는 것은 단지 공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희망과 우정, 건강과 지혜, 그리고 평온한 마음을 함께 굴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말하고 싶다.
“고은층의 파크골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며, 놀이는 곧 인생을 아름답게 완성해 가는 또 하나의 배움이다. 그리고 강창학 파크골프장은 그 배움이 매일 이어지는 인생학교이다.”
특히 고은층에게 파크골프는 성장·기회·협력·적응·소통·평온과 고요라는 여섯 가지 마음을 실천하게 하는 삶의 훈육장이다. 공 하나를 치는 작은 행위 속에 인생을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다. 따라서 파크골프의 궁극적 목적은 좋은 점수를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삶을 만들어 가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 강창학 파크골프장의 이모저모. 2026.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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