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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모든 것을 수용하는 융합적 특성이 있다. 물의 철학적 개념의 하나로 융합을 든다.
융합은 서로 다른 것이 섞여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각기 다른 에너지가 하나로 융합되면서 극대화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의미를 깆는다.


최근 융합 개념이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IT기술과 같은 과학기술융합에서 제도적 융합, 문화적 융합, 의식적 융합 등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한 몇 사람의 연구진이 개발한 H2O 지역개발이론의 여섯 가지 실천전략 가운데 하나도 융합전략이다.

융합사회는 융합과정을 통해 단순히 기술이 변하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의 산업, 시장, 장르 그리고 정보 수용자 간의 관계 등 사회전반을 변화시키고 선도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융합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간 정부에서는 융합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학제 간 융합연구 지원사업이다.
이는 복잡한 사회문제를 과학적 합리성, 인문적 상상력 및 예술적 창의성 등을 통해 해결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소통의 활성화, 인문・이공 통합 마인드를 지닌 인재양성은 물론 사회적 문제해결방식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 개념은 사회생활에서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칸막이 내에서만 머무르면 전체를 보지 못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창의적 신규사업안을 떠올렸다가도 이것이 다른 사람의 업무분장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지 혹은 괜히 복잡한 일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면서 결국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수동적 자세는 결국 자신과 조직과 지역사회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서로 다른 분야와 조직 간의 협업에는 일정한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에 대한 화합과 조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발전적 융합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과제가 된다.


융합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협력의 전략이다. 파트너십, 공동작업, 통합적 접근 등을 통해 다양한 조직이 공유된 목적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함으로써 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적을 공유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공동생산의 전략이다. 융합사회에서는 공공서비스에 있어 공급자와 소비자가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가 공공정책과 서비스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역량을 강화함으로서 궁극적인 목적을 공동으로 달성하게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다양한 지역사회를 위한 전략이다. 현대사회는 다문화사회로 다양한 인종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창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사회이다. 그 지역에 화가, 무용가, 작가, 배우 등 예술가들이 얼마나 사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보헤미안지수나 동성애자가 얼마나 사는지를 나타내는 게이지수 등은 첨단기술산업이 밀집한 창조적인 지역사회일수록 높다는 연구가 있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융합과 이를 위한 관용의 정신은 새로운 사회로의 도약과 미래 지역사회를 위한 실행전략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구일보, 2012. 6. 14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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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투명한 사회를 위해
많은 사회적 학습비용을 지불하고
김영란법이 제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 되어 운영 중에 있다.
국가나 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측정하고 점검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갖는다. 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데 필요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투명의 사전적 의미는 물과 같은 물질이 속까지 비치어 환한 상태를 뜻한다. 한때 중국에서는 인간의 처세술을 다룬 후흑론(厚黑論)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후흑은 얼굴이 두껍고 속이 검은 사람을 가리킨다. 전자는 유비가 대표적 인물이고 후자는 조조가 대표적 인물이며, 이 둘에 능한 이가 유방이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지향하는 의도가 있다. 의도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좋은 의도를 지닌 투명한 사람을 만나기를 바란다.

UNDP(유엔개발계획, 1997)의 보고서에서 투명은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를 이루는 핵심 개념이라 하였다. 좋은 거버넌스는 구성원들의 참여가 활발하고 상호작용이 투명하며 상호 간에 신뢰성과 책임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투명한 한국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각계각층의 전방위적 접근이 요구된다. 투명한 사회를 위해 사회적 책무성이 요구되는 주요 주체별로 몇가지 실천과제를 제안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정치권의 투명성 확보와 솔선수범이 요구된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후보자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정당공천을 폐지하자는 주장의 여러 이유 가운데 투명성도 하나의 이유가 된다.
둘째는 기업윤리의 확립이다. 공정한 거래질서, 성실한 납세의무, 건전한 노사문화, 그리고 기업이익의 사회적 환원과 공헌이다.
셋째는 사회적 관행에 대한 점검과 개선이 요구된다. 투명성지표개발로 체크리스트표를 만들어 일상에서 적용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넷째는 학교에서 도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직, 준법, 공정, 투명, 질서 의식을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다섯째는 언론의 가치중립적이고 균형적 시각에서 사회지도체계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요구된다.

사회에서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공정하고 신뢰가 높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조건을 갖추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투명성에 대한 신념체계의 형성이고 사회적으로는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가 확립된다는 것이며 국가적으로는 정책의 효율성과 신뢰도를 높인다는 의미이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수행된다면, 궁극적으로 법과 상식이 통하는 투명한 사회와 성숙한 시민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다.

대구일보, 2015. 5. 6 일부 수정


그림/ 김미예(202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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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은 오래전부터 달성공원시대와 앞산공원시대를 거쳐 지금은 팔공산공원시대에 살고 있다. 팔공산은 명산이자 도립공원이다. 얼마전에는 시민단체에서 팔공산을 국립공원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금은 그 논의가 조용한 편이다. 팔공산지역은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점이지대로 탈바꿈하고 있다. 점이지대는 도시와 농촌의 성격이 혼재된 한계지역이다. 과거는 농촌지역이었으나 현재는 도시지역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이로 인해 팔공산지역은 농촌적 삶과 도시적 삶이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관이 양호한 팔공산지역에 새로운 전원주거와 상업시설이 입지하면서 나타났다.
팔공산 점이지대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먼저 긍정적 측면으로는 도시민의 전원생활공간과 휴식・여가공간의 제공이다. 이는 베이비 부머 세대 은퇴자의 증가와 주5일제 근무 그리고 재택근무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난개발과 환경훼손 그리고 원주민과 이주민 간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갈등과 같은 역기능이다.

필자는 삼 년간 팔공산 인근에 거처를 마련하여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에 팔공산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주민의 환경의식에 관심을 가졌었다.
여기서는 팔공산의 점이지대화에 따른 지역주민의 환경의식과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의식은 잠재해 있는 개인의 행동양식을 말하고 환경의식은 잠재해 있는 개인의 환경양식을 의미한다. 팔공산 점이지대 주민의 환경의식은 좁게는 팔공산의 자연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넓게는 낙동강의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낙동강 정비사업의 공과에도 인과성이 크다.

팔공산 점이지대의 주민구성은 크게 원주민과 도시이주민이다.
먼저 원주민은 일반농업종사자와 마을지도자로 이들 대부분은 고령자이다. 아직도 일부 원주민은 오랜 관습에 따라 생활쓰레기, 농업쓰레기, 농사용쓰레기를 하천에 내다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직도 동네하천을 쓰레기처분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원주민 지도자의 경우도 환경의식은 있으나 대부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음으로 도시이주민은 전원생활 목적의 이주민과 상업목적의 이주민으로 구분된다. 전원생활 목적의 이주민은 고령의 은퇴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일부는 주거정비 폐기물의 도로변 무단투기, 차량으로 이동해서 인근 타지역에 투기, 울타리내 지향적 생활의식으로 마을 바깥에 무관심한 행태를 보여 마을공동체 규범에 동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상업목적의 일부 이주민은 상업용 폐기물의 소각, 오수의 하천방기의 환경행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들 외에 도시방문객과 도시근로자 그리고 부동산 디벨로퍼의 환경의식도 문제이다. 일부 도시방문객과 도시근로자는 일반쓰레기를 자연과 도로에 무단방기하는 비양심적 행태를 보인다. 일부 부동산 디벨로퍼는 건축물 폐기물의 분리수거 미흡과 도로변 무단투기 등의 행태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팔공산 점이지대 주민들의 환경행태는 농촌의 전통적 생활방식과 도시의 익명성에 기반한 환경의식에 기인한다. 팔공산 점이지대의 환경오염은 낙동강 수질악화의 오염원으로 결과한다. 한편 행정당국은 예방적 조치와 사후대응의 행정력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는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의 대응으로 녹색성장과 4대강 정비사업을 하였다.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결과는 녹조와 같은 수질오염과 수생태계의 변화가 나타났다. 문정부 들어 시작된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공론화는 임기가 끝나면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문제는 네 가지 접근방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가 상향적 접근이다. 마을단위에서부터 국가단위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가 점진적 접근이다. 작은 것에서 시작하여 큰 것으로 완성해야 한다. 셋째는 지역적 접근이다. 환경문제는 유기체적이고 위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넷째가 협업적 접근이다. 환경 이해당사자 간 거버넌스 형태로 접근되어야 한다.

이로 볼 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환경은 주민의 건전한 환경의식과 정부의 통합적 환경정책에 달려있다. 이가 곧 정책균형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환경의식과 환경행태의 변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정부의 환경정책은 주민조직화와 환경감시의 강화, 그리고 환경거버넌스의 확립이 필요하다.

대구일보, 2018. 5. 23/일부 수정

사진/ 팔공산 한티재(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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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존재이유는 국민의 복리증진과 사회 후생증진에 있다. 달리 말하면 정부는 공공의 이익 즉, 공익(public interests)을 위해서 일한다. 공익은 사익에 우선한다. 공익을 위해서 사익은 제한되거나 유보된다. 따라서 공익은 그 사용에서 절제가 요구된다. 과거 공익은 법정 열기주의 방식을 채택하여 공익사업의 내용을 법률로 정하기도 하였다.
그간의 작은 정부와 큰 정부, 규제완화와 규제강화, 정부대리인과 민간부문의 활력 등 논의에 배경이 된다.

최근 우리 사회는 검수완박과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두고 시끄럽다. 전자는 국민인권을 두고 권력기관 간의 조정이고, 후자는 주민의 후보 선택권과 정치인의 사천에 대한 문제이다. 이 모두는 국민인권과 주민대표성을 표방하지만 기득이익(vested interests)과 사적이익(private interests)에 대한 충돌이다.

며칠 전 5월 10일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청사진이 확정 발표되었다.

국정비전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이다.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고 선진국으로 재도약하자는 의미와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실현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6대 국정목표는
ㆍ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ㆍ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역동적 경제
ㆍ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ㆍ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ㆍ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ㆍ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이다.
여기에 110대 세부 국정과제가 선정되었다.

또한 공직자들의 행동규범인 4대 국정운영 원칙은 국익ㆍ실용ㆍ공정ㆍ상식이다.
무엇이 국민을 이롭게 하는지를 기준으로 정책을 만들고 이념이 아닌 국민 상식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자는 원칙을 반영했다. 5년 간 소요되는 예산은 SOC를 제외하고 209조 원이다.

이 청사진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복리증진 즉, 국리민복이다. 여기에 국민세원에 기초하는 막대한 국가재정이 수반된다. 따라서 유능한 정부는 기본전제가 된다. 바라건대, 윤정부가 의도한바 대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 글에서는 국리민복의 기초개념인 공익의 전통적인 입장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공익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과거의 사상가들은 일종의 윤리적 기초로서 공익을 이해하고 있다. Platon은 시민의 도덕(the Moral Citizens of the City State), Rousseau는 일반의지(Genernal Will), Locke는 자연권(Natural Right)이 공익이라고 주장하였다.
그 후 Hobbes의 질서의 강조, J. Bentham의 최대 다수의 최대복리이론, T. H. Green의 공동선(Common Good) 등도 이 범주에 속한다.


공익의 개념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설명한 학자는 G. S. Schubert의 공익론(The Public Interest)과 M. Meyerson과 E. Banfield의 정치, 계획 및 공익론(Politics, Planning and Public Interest)을 들 수 있다.

G. S. Schubert는 공익을 실체적 내용으로 설명하려 했던 합리주의학파(Rationalist School)와 공익을 보호수단(safe guard mechanism)과 정치적 선택(political choice)의 과정으로 보는 현실주의학파(Realist School)로 구분하였다.

M. Meyerson과 E. Banfield는 사회 전체에 동등하게 혜택이 될 수 있는 공동의 이익(common interest)이 존재하는가 여부를 중심으로 일원론적 개념(unitary conception)과 개인주의적 개념(individual conception)으로 분류하고, 이를 다시 유기체적 개념(organismic conception)과 공동체적 개념(communalist conception), 그리고 공리주의 개념(utilitarian conception), 준공리주의 개념(quasi-utilitarian conception)으로 세분하여 공익의 성격과 내용을 매우 광범위하게 설명하였다.


이상에서 논의된 공익의 개념을 종합하면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합리론적 공익관이고, 다른 하나는 과정론적 공익관이다.

먼저 합리론적 공익 개념은 이상론적 공익과 합리적 공익으로 구분된다.

첫째, 이상론적 공익은 이상주의자들과 유기체적 사회관을 가진 사람들이 절대적 가치기준이나 유기체의 고유 목표로 보는 개념이다.
사회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고유한 목표를 가지고 사회구성원인 개인의 목표나 이익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익을 위한 모든 행위는 절대적 가치기준에 따라야 하고, 이에 상반되는 개인의 이익을 제한하는 것은 사회유지를 위해 당연하다는 것이다.

둘째, 합리론적 공익은 합리주의자들이 국민의 의지(the will of the people)로 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선호가 공익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일원론적 개념에 속하는 공동체적 개념에서도 공익을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공동체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개별적인 이익과 별도로 공동체사회를 위한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Needham과 A. Faludi는 이를 가리켜 공동체사회가 갖는 이익의 총합(aggregate sum of interest)이라 부른다.
M. Meyerson과 E. Banfiled는 이상론자와 합리론자의 공익을 모두 일원론적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왜냐하면 이 두 개념은 모두가 합의적 사회관에 근거하고 있고, 사회가 관념의 공동체로서 하나의 공동목표 또는 공동이익을 가지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과정론적 공익은 현실론에 기반한 개념이다.
A. Downs에 의하면 사회는 통일된 가치관이 존재하는 일원적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개인들에 의하여 사회가 구성되기 때문에 많은 경우 구체적 계획문제는 고사하고 궁극적인 사회목표와 가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회 전체를 위한 통일된 공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실주의자들은 공익을 오직 과정적 차원에서 특정한 의사결정방법의 결과물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므로 공익은 일체의 가치나 윤리적인 의미도 지니지 않는 대립하는 이해문제의 정치적 선택과정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중 공리주의자들은 공익을 최대 다수 최대행복이라고 정의하여 다수결의 법칙을 적용한 반면, 준공리주의자들은 사회정의나 형평을 위해서는 일부 집단의 이익은 다른 집단의 이익보다 더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다수결의 문제점을 보완하였다.
이 같은 차원에서 공익의 개념은 대부분의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공동이익과 특수하고 구체적인 개인이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A. Faludi와 Needham의 한정적 일원론이 보다 현실적이고 설득력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상에서 논의한 공익개념의 특징적인 구성요소들(출처 재인용)을 중심으로 공익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익은 일반/보편적 가치이다. 사회는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제도화된 가치규범이 존재한다. 이러한 가치규범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 기치로서 공익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둘째, 공익은 공동체의 이익이다.
국가와 사회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공동체는 그 구성요소인 개인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가유지와 국민의 생존권이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점에서 공동체 자체의 이익이 공익의 주된 내용이 된다.

셋째, 공익은 미래의 이익이다. 사회 전체의 생존과 발전을 위하여 요구되는 미래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공익이다. 국가미래를 위해 과학기술을 육성하거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행위는 대표적인 미래의 공익활동이다.

넷째, 공익은 다수의 이익이다. 다수의 이익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정당성을 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섯째, 공익은 사회적 약자의 이익이다. 공익은 그 속성으로 사회적 형평성을 지닌다. 사회복지와 소득분배 그리고 자원배분이 공익에 포함되는 이유가 된다.


이성근, 정책계획론, 서울: 법문사, 2006 에서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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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Gunnar Myrdal의 순환적 누적적 인과모형,
John Friedmann의 농도통합적 접근,
Walter B. Stohr의 상향적 내발적 발전 파라다임과 맥을 같이 한다. Myrdal의 순환적 누적적 인과모형은 하나의 요인이 다른 요인의 변화를 유발한다는 지역성장모형이고, Friedmann의 중심-주변모형과 농도통합접근론은 중심과 주변지역 간 긴밀한 상호작용에 의해 지역성장이 나타난다는 모형이며, 그리고 Stohr의 상향적 내발적 발전 파라다임은
외부보다는 내부의 주도적 힘이 지역성장에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주 지방을 살리는 길: 순환형 지역진흥모델 소개에 이어 순환형 지역발전의 중요한 조건의 하나인 지역역량의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순환형 지역발전에 중요한 조건의 하나인 지역역량 강화에 대해 논의해 보기로 한다.
순환형 지역발전은 지역구조의 재구성과 지역역량을 키우는 전략이다.
지역순환은 산업진흥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소득 창출, 교육진흥으로 지역의 유능한 인재양성과 지역내 취업기회 제공, 문화예술 진흥과 건강복지 확대, 자연환경과 재해안전, 그리고 살기좋은 정주여건 조성으로 지역인재가 지역에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향유하면서 살게 하고 나아가 좋은 인재가 지역으로 모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순환형 지역발전은 지역 스스로의 역량강화를 통해 지방정부주도의 정책개발과 사업집행으로 지역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지역정책의 궁극적 목표인 일자리, 기업, 소득의 창출, 그리고 주민행복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선순환 지역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역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치역량과 정책역량, 지역사회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우선 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합리적 기능배분과 지방재정력 강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의 과세자주권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교부세 및 국고보조금제도 등 지방재정조정제도 개편을 통해 최근 급증하는 사회복지 관련 재정지출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각 지방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연구원의 기능 강화를 통해 지방의 정책역량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책연구기능만을 수행해 온 지방연구원에 계획과 평가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해 지역정책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만의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중앙정부차원의 적극적 재정지원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지역사회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평생학습의 진흥으로 신뢰관계망과 지역공동체를 회복해 나감으로써 사회통합을 구현해 나가고 주민의 행복을 증진시켜야 한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생활기술교육(문화예술, 생활・여가선용 능력 교육), 은퇴준비교육(노후설계・직업능력교육), 시민대학 육성 등과 같은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보다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주민행복 이행 3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지역의 시・군・구별 주민행복지수를 측정하고 이를 높일 수 있는 구체적 방안들을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 2013. 5. 28 일부 수정

사진/ 영남대 캠퍼스(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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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필자가 논의하는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이성근 외 5인 공저, 지역순환형 자립발전모델, 대구경북연구원, 2013)은 분권과 균형에 기반한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전략이다. 이 모델의 궁극적 목표는 3創 즉, 일자리, 소득, 기업의 창출이다. 지역진흥모델은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지역교육, 지역산업, 지역문화예술, 지역건강복지, 환경ㆍ안전, 지역창조・재생 등 6진(振)의 선순환구조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의 추진전략은 지역역량(competency)과 연계협력(cooperation), 그리고 융합(convergence)의 3C로 구성되고, 이는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인구와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왔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살고 있고, 이 지역의 경제규모는 국가 전 지역을 아우르고 남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지역 간 불균형 현상은 OECD국가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격차는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부활한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산업기반 붕괴와 인구감소, 자본의 역외유출 등으로 인해 경제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또한 지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단지 지방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서비스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지역경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지역의 활력을 되살리고, 궁극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시대적 흐름이자 패러다임이다. 우리나라도 국가주도의 정책결정과 자원배분, 경쟁적 지역개발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율적인 체제하에서 순환형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분권은 중앙과 지방의 합리적 권한배분, 재정분권의 강화, 계획고권 확립 등을 통한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의 핵심 요건이다. 이러한 자치분권의 강화는 글로벌화, 기후변화, 고령화에 대응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방은 교육, 의료, 고령자 보호, 환경보전, 생활기반 정비 등 변화하는 시대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여러 사회적 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지역사회 밀착형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지역균형발전은 국가 내의 여러 지역이 균형되게 발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지역 간 삶의 질과 기회의 균등,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통한 국가경쟁력에 기여한다. 아울러 지역 간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통합을 증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역이 스스로 인재를 키우고 청년을 살게 하며 사람이 모이는 지방주도적 지역전략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이 글에서 필자가 제안하는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분권과 균형에 기반한 실질적인 지역균형발전전략이다.

이 모델의 궁극적 목표는 3창 즉,일자리, 소득, 기업의 창출이다.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먼저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지역교육, 지역산업, 지역문화예술, 지역건강복지, 환경ㆍ안전, 지역창조・재생 등 6진(振)의 선순환구조를 의미한다.
첫째, 우수 인재양성을 통한 지역교육진흥이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역산업진흥이다. 산업부문진흥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 및 역동적 지역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문화와 예술기반 구축을 통해 지방문화예술을 진흥해 나가야 한다.
넷째, 지역건강복지 강화를 위한 지역건강복지진흥이다. 이를 통해 지역건강복지예산 및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건강복지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지구환경위기와 각종 재해성 위험에 주민의 환경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지구온난화와 재해성 위험에 대응하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형 지속가능발전과 녹색성장 사회시스템을 확충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여섯째, 지역창조와 재생진흥을 통해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여 지역의 매력과 균형된 공간을 진흥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의 추진전략은 지역역량(competency)과 연계협력(cooperation), 그리고 융합(convergence)의 3C이고, 이는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여기에서 지역역량은 지방자치, 지역정책, 지역사회역량을 의미하고, 연계협력은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 그리고 정부와 민간 간의 협력을 의미하며, 융합은 전통적인 물리적 체인형 네트워킹이 아닌 기능형 융합을 의미한다. 아울러 ICT에 기반한 전 부문의 화학적 융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은 차기정부의 인수위가 향후 5년 간 국정의 기조와 국정과제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국가균형발전 특위도 설치되어 활동 중에 있다.
또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선 후보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유혹하는 단편적인 선거공약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필자는 국가균형발전의 비전과 기본목표, 추진전략 그리고 전략과제의 선정에 앞서 분권과 균형발전에 기반한 기본모형의 설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6월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공약에도 미래 지역의 분명한 비전과 목표, 실현가능한 사업, 파급효과가 큰 사업, 그리고 협업적 거버넌스로 추진이 가능한 사업을 선정하는 명료한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모두는 당초 정부가 의도하는 정책의 성공과 국(주)민체감 그리고 재정효율성을 담보하는 방편이 된다.

무엇보다 순환형 지역진흥모델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을 살리는 확실한 길이고 이의 실현여부에 따라 지방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대구일보, 2014. 12. 9 일부 수정

사진/ 앞산 고산골(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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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희망과 기회균등한 세상을 원한다. 그간 역대정부도 이를 알고 국민행복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행복과 삶의 질 향상,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가 국민을 행복하게 못하면 존재가치가 없다면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즉,포용국가를 표방하였다.
그러면 과연 우리 국민들은 행복한가? 이와 관련하여 유엔에서는 매년 세계행복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 150여개 국가 가운데 우리 국민의 행복지수는 2013년 41위, 2016년 58위, 2018년 57위, 2020년 61위, 2022년 62위이고, OECD 37개국 가운데는 35위로 더 나빠지고 있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 나라경제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나라경제(2021년 5월호)에 나온 2018-2020년의 국민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으로 대학성적으로 치면 F학점 수준이다. 이는 필자가 오래전(2010, 2011년)에 국무총리실 정부부처평가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중앙부처의 정부정책에 대한 평가 가운데 국민체감도 점수가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수준이었던 것과 비슷하다. 이와같은 결과는 아직까지 정부 정책과 국민체감은 괴리가 큼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인식에서 지역주민에게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희망과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개발이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침 대구경북연구원장직의 기회를 가지면서 몇사람의 연구진과 함께 행복ㆍ희망ㆍ기회균등한 지역개발론이라는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지금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바라건대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행복, 희망, 그리고 기회균등한 지역발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성공적으로 실천하여 주민행복지수를 높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회를 빌어 당시 함께한 연구진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지역개발은 주민행복에 대한 관심, 지역의 주체적 역할이 강조된 지방분권화, 새로운 지역개발주체로서의 지역공동체복원 등과 같이 이전과는 차별화된 접근이 활발하다.

필자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대구경북연구원의 몇몇 연구원들과 함께 지역개발에 관한 새로운 대안이론으로 「H2O 지역개발이론」을 개발(이성근 외 4인 공저, 「H2O 지역개발론」, 2012)하였다.
이 이론의 목적은 지역주민에게 현재의 행복(happiness)과 미래 시점의 희망(hope)을 보장하고 균등한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다.

H2O 지역개발은 투입과 산출만을 중시하던 기존 지역개발을 보완하여 지역개발의 목표와 수단을 재설계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첫째, 투입대비 산출을 높이고자 했던 과거목표에서 벗어나 주민의 행복, 미래, 기회향상을 궁극적 목표로 설정하고, 주민이 느끼는 주관적 만족감(outcome)이 지역개발의 투입, 과정, 산출의 최종결과임을 강조한다. 둘째, 과정을 중시하여 전략을 재조명한다. 기존의 지역개발에서는 과정을 단순한 집행으로 여겼으나 H2O 지역개발에서는 주민의 주관적 만족감을 조절하는 전략수단의 적용과정으로 본다.
H2O 지역개발전략은 지역개발정책결정자와 집행자가 지역개발을 실천하는 과정에 요구되는 조건으로 인간과 환경을 중시하는 대안적 이론에서 도출된 핵심요소인 소통, 순환, 생태, 평등, 투명, 융합의 여섯 가지를 적절히 활용한다.

H2O 지역개발에서 추구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생태적 미래가치 추구, 창조적 지역발전 지향, 공동체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거버넌스체계 구축, 내발적 발전에 초점을 둔다. 미래세대의 수요를 고려하면서 기존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추구하고, 경제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환경의 질 혹은 생태적 가치 제고를 지향한다. 대형인프라사업보다는 매력적인 공간창조를 우선으로 하고, 주민, NGO, 전문가, 관료가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거버넌스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더불어 지역의 부존자원, 노동력 및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그 지역의 고용 및 소득을 창출하고 다시 지역경제로 재투입하는 내발적 발전을 추구한다.

또한 H2O 지역개발은 지역주민의 주관적인 행복, 희망, 기회에 대한 기본지표를 제시하여 궁극적 정책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에 대한 측정을 통하여 지역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 분야별 프로그램과 사업, 예산, 조직, 인력, 법・제도 등의 정책적 요소를 투입요소인 독립변수로 두고,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수단으로 소통, 순환, 생태, 평등, 투명, 융합 등의 여섯 가지 조절변수를 활용한다.

H2O 지역개발이론에서 지역주민의 주관적 만족감인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과 소득, 사회・교육, 여가・문화, 정치・행정, 건강・복지, 생활편의, 재해・안전, 녹색환경 인프라, 정책 및 행정의 효과성 등 객관적 조건이 개선되어야 함은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다양한 대안이론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객관적 조건의 개선만으로 궁극적인 지역주민의 만족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H2O 지역개발은 이러한 점에 주목하고, 지역의 정책과 개발에 있어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앞의 여섯 가지 전략이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객관적 조건에서도 주관적인 만족감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객관적 조건의 영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제 새롭게 출범할 정부는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국정운영 방향을 설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최종목표는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건설하는 일일 것이다. 부디 국민의 행복과 희망,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온 정성과 힘을 쏟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대구일보, 2012.12.20 일부 수정

사진/ 대구 앞산 고산골(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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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구위기의 시대이다. 작년 7월과 10월에 감사원은 인구위기와 관련하여 저출산ㆍ고령화대책 보고서와 인구보고서를 내놓았다.
전자는 지난 15년 간 정부의 저출산ㆍ고령화 기본계획의 수립ㆍ추진과 400조 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져 정책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정책성과평가 보고서이다.
후자는 향후 100년 간 초장기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분야 대응실태에 관한 내용을 다룬 감사보고서로 인구정책과 지역정책을 종합적으로 접근한 보고서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장래인구는 2017년 5,136만 명에서 100년후 2117년 1,510만 명으로 추계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모든 지역은 인구가 감소하여 고위험 소멸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국 229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2047년 157개, 2067년 216개, 2117년 221개가 고위험 소멸지역에 속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저출생ㆍ고령화와 총인구의 감소와 고위험 지역소멸화는 먼 장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목전에 닥친 절제절명의 중차대한 국가위기과제가 된다.
그 이유는 인구가 무너지면 모두가 무너지게 된다. 인구는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인구가 지탱되어야 다른 영역도 지탱이 가능하다.
인구는 모든 영역에서 기본지표이다. 인구지표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의 변수이자 독립변수이다. 인구정책이 성공하면 일파만파로 정책의 파급효과가 크다.
필자는 이 글에서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지역소멸을 극복하는 인구위기의 대안으로 공동체적 접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인구문제 즉,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이 많다.
먼저 이에 대한 지표를 보자. 합계출산율은 2020년 기준으로 0.84명이고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고령화율은 2021년 기준 17.1%이며 전체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은 2020년 기준  31.7%이다. 앞으로 1인 가구와 부부중심의 소규모 가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인구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유소년(0-14세) 인구는 크게 감소하고 고령(65세 이상) 인구는 크게 증가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생산연령(15-64세)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인구지표로 보는 우리의 장래는 크게 밝지 않다. 무엇보다 이들 지표의 속도가 OECD 국가중 가장 빠르다.

다음은 이와 같은 인구지표가 장래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보자.
저출생은 인구절벽으로 이어진다. 국민 평균연령의 상승과 후속세대의 감소, 도시・농촌 지역 간 편향은 더욱 심해진다. 고령화는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국가 및 지역의 역동성을 저하시킨다. 1인당 부양인구의 증가로 국민 개개인의 가처분소득의 감소가 나타난다. 국민건강복지 비용부담의 증가로 정부 건강복지예산의 팽창과 국민의 증세부담이 발생한다. 무엇보다 고령인구의 확대로 국가와 사회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와 같이 저출생・고령화는 사회・경제・교육・공간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국가지속성과 지역소멸로 귀결된다.

이와 같은 저출생・고령화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저출생은 젊은 층의 일자리와 소득문제로 인한 결혼연령의 지체가 주된 원인이다. 젊은 층의 자유주의적 결혼관과 자녀관, 여성의 사회적 참여 확대와 일・가정의 양립도 요인이다. 성 역할 및 양성평등의 미정립과 자녀양육 및 교육비의 부담도 이유로 지적된다.
고령화는 수명연장으로 고령인구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가족공동체의 해체로 핵가족화와 고령가구의 확대, 남녀 평균수명의 차이로 고령 1인 가구가 증대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2004년 저출산・고령화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한 이래,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제정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 그리고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화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저출생・고령화 해결을 위해 400조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였으나 가시적 성과가 없고 지표개선도 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지역소멸은 어떻게 극복 가능한가? 필자는 저출생・고령화는 가족공동체 복원과 공유기반사회로의 이행이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생・고령화문제는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그간의 저출생・고령화정책은 투입지향적 접근이었다. 단선적이고 분산적이며 원자론적 접근이었다. 이로는 의도한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저출생과 고령화 그리고 지역소멸 대응 정책은 공동체적 접근이 되어야 한다. 이는 유기체적이고 복합적 조화적 접근이다. 이 접근은 네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첫째가 가족공동체 복원정책이다. 이는 다세대 접근으로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공동체의 복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다.
아울러 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정과 가족/자녀 그리고 부모의 소중함을 교육시켜야 한다.

둘째는 공유기반사회로의 정책이행이다. 지금은 공유사회이다. 1주택 다세대 융복합 주거형태를 포함한 시대변화에 부응한 공유기반사회 인프라 구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이다.
또한 정부와 준정부기관인 국가ㆍ지방공기업은 고령화와 1인 가구 중심사회에 적합한 공유형 사회・물리적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셋째는 생애주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맞춤 연계형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고령친화적 도시・농촌계획의 수립과 환경 조성, 고령친화형 스마트 도시 조성, 과소지역의 공간구조 재편과 함께 1인 가구 및 고령연령층의 주거양식과 행태 변화 등에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

네째로 공동체 사회의 접근은 사회전반에 협업적 거버넌스형의 정책적 제도적 설계가 필요하다. 협업적 거버넌스 개념도 자조와 협조, 공조와 국조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조는 주민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의 변화이고 협조는 지역사회와 민간차원의 협동과 협력을 의미한다. 공조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 간 협력과 자치단체 간 연합과 같은 협업이고 국조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약과 협업을 의미한다.

이상에서 우리에게 불어닥친 인구위기시대의 해결대안으로 공동체적 접근에 대해 논의하였다. 바라건대 젊은 층에게 자녀 출생이 자유롭고 고령층에게 차별없는 삶 그리고 균형잡힌 지속가능한 지역세상을 바란다.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뉴스레터, 안민포럼, 2017.11.27/ 일부 수정

사진/ 영남대 캠퍼스(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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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산업화로 이촌향도의 도시화를 경험하였고, 최근에는 저출생과 고령화의 진행으로 농촌지역의 인구절벽을 경험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농촌지역의 소멸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서는 농촌위기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해법을 제안해 본다. 특히 농촌지역의 인구절벽과 지역소멸의 극복방안으로 정주체계의 개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1970년 50%에서 2020년 91.8%로 국민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도시에서 살고 한 명만이 농촌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농촌지역은 소멸위기에 놓여있다. 지역소멸은 인구감소로 지역이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지금의 저출생・고령화가 농촌의 지역소멸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지역소멸은 1차적으로 농촌지역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우리의 농촌은 언제까지 지속가능할 것인가가 화두다. 농촌주민의 생활복지수준이 유지가능할 것인가도 큰 관심사다.
그간 우리는 장래예측을 하면서도 여러 사정으로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농촌의 인구절벽과 지역소멸이 예상되는데도 균형성과 형평성에 기반한 인프라 공급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이제 농촌정책의 혁신적 전환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농촌위기의 원인과 영향 그리고 해법을 제안해 보기로 한다. 먼저 농촌위기의 원인과 영향을 보자.

첫째,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 저출생과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합계출산율(2020년)은 0.84명이고, 고령인구비율(2021년)은 전국이 17.1%, 농촌은 44.7%이다. 이는 지역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고 농촌지역이 도시지역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수도권과 도시근교 농촌보다 지방의 소규모지역과 산간농촌에 인구감소가 크고 지역소멸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둘째, 이와 같은 인구절벽은 기형적 인구구조를 나타낸다. 유소년 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늘게 되며 생산가능인구는 감소되어 지역의 활력은 떨어진다.

셋째, 인구절벽은 학생절벽으로 이어지고 지역의 교육소멸로도 이어진다. 농촌지역은 학생절벽으로 과소학급 문제가 심각하고 교육서비스 격차와 교육비 지출의 비효율성이 크다.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넷째, 농촌지역의 고령화는 농업인구의 고령화로도 이어진다. 농가인구중 고령인구(2020년)는 38.4%이다. 농업종사인구의 고령화는 농업소득과 농업경쟁력 저하로 나타난다. 영농 후속 세대의 감소는 농업절벽으로 이어진다.

다섯째, 고령인구는 농업을 둘러싼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술혁신과 같은 환경변화에 취약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작물지도가 바뀌고 있다. 또한 자연재해와 재해성 질병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고령인구는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응이 어렵다. 농업에도 기술혁신이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또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와 수요도 변화하고 있다. 이들 변화를 수용하고 적응하는데 고령의 영농자는 한계가 있다.

여섯째, 고령인구는 부부 가구 또는 1인 가구가 많고 확대 속도가 빠르다. 전국 1인 가구비율(2020년)은 31.7%이다. 이는 특히 농촌지역이 심하다. 농촌지역의 고령인구는 보건의료와 사회 보장성 서비스 공급에 취약하다. 사회서비스 공급도 지역 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제반 현상은 궁극적으로 농촌지역사회의 해체를 가져온다.

지금 우리는 농촌에 불어닥친 인구절벽과 그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가 당면한 과제이다. 이에 대해 몇가지 정책제안을 해보기로 한다.

첫째는 농촌정주체계의 선택적 개조가 필요하다. 이는 인구절벽에도 지속가능성이 있는 농촌을 대상으로 정주체계를 개조하고 강화하는 전략이다. 정주체계의 개조는 도시민의 생활여건에 못지않은 전원도시형이 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청장년층과 은퇴세대층을 대상으로 귀농・귀촌을 확대하여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둘째는 농촌의 고령과소가구를 공유기반형 공동체사회로 재구조화 해야 한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농촌인구의 고령화는 가속화하고 부부가구와 1인 가구는 확대된다. 이의 대응은 공유형 농촌사회로 이행하는 것이 해답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보장하되 공동생활이 가능한 부문은 공유시설을 확대하여 공동이용하도록 한다. 식사와 취미, 건강, 교통, 영농기자재 등 고령사회에 적합하게 공유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다.

셋째로 정부는 농촌 인구절벽의 대응전략으로 협업적 거버넌스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의 역할분담과 책임성 그리고 유기적 추진이 요구된다. 지금의 농촌정책은 여전히 중앙정부가 정책메뉴를 개발하고 지방은 수동적이다. 이제 지방이 주체적으로 주민수요와 지역성에 적합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게 해야 한다.

넷째는 농촌정책이 물리적 재정적 투입지향에서 주민복지중심의 결과지향적이 되어야 한다. 이제 농촌주민의 생활과 건강, 안전 등 사회보장에 정책의 우선순위화가 필요하다.

다섯째는 농정의 혁신성과 창조성도 중요한 과제이다. 최근 농가소득의 양극화는 확대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농업경영에서도 혁신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농정도 지식기반농업과 창의영농이 되도록 정책추진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신농촌정책은 인구절벽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주민이 행복한 농촌복지를 실현하는데 필요조건이 된다. 또한 국토개조차원의 신농촌 재건정책의 충분조건이 된다. 무엇보다 농촌정주체계의 개조는 지속가능한 국토이용과 국가재정의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뉴스레터, 안민포럼, 2017.12.19/ 일부 수정
 
 
 

사진/ 대구수목원(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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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간생활은 자연 극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이 과거에는 인간 위(above)에 자리했고 근대화 과정에는 인간 아래(below)에 자리했다. 지금은 함께(with) 가야 할 자리에 있다.
이제 우리는 반드시 자연과 함께 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시스템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미 지구는 한계치에 도달했다. 일대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망가진 지구를 회복하고 복원하면서 우리의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인간중심의 사회적 모델과 자연중심의 생태적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사회적 생태적 모델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정치행정의 거버넌스 모델이 포함된 융합모델로 가야 한다. 융합모델의 핵심가치는 균형과 번영이 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주민의 번영과 장소의 번영을 이루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인간과 자연은 어떤 관계인가? 이 둘 간에 인과성이 있는가?

전근대사회에서는 자연 조건이 인간생활을 결정한다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환경이 인간생활을 지배한다는 사상을 환경결정주의라 하고 공간 개념으로는 공간귀결주의라고 부른다.

전통적으로 한국사회는 자연에 대한 숭배사상인 샤머니즘이라 불리는 무속신앙과 땅과 지형 그리고 지기에 따라 길흉화복이 주어진다는 풍수사상이 있어왔다. 현대사회에서 무속신앙은 퇴색되었으나 풍수사상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유효하다.

풍수지리가 과거에는 망자의 묫자리를 잡는 음택이 주된 관심사이었으나 최근에는 주택과 사무실, 각종 시설과 신도시 입지 등 양택에도 활용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일부 대학에서 학부 교양과목으로 풍수지리를 개설하거나 대학원에서 석ㆍ박사 연계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한편 근대사회로 오면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자연을 개조하고 형성하는 사회로 변화되었다. 전통적인 생산과 여가 그리고 거주공간에서 인위적으로 주거단지, 산업단지, 관광단지와 같은 신인간정주공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를 공간형성주의라 하고 환경개념으로는 환경가능주의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공간형성주의는 인간생활에 편리성과 효율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으나, 환경파괴와 불균형개발의 부정적 효과를 가져왔고, 이가 지역 및 환경문제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지역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개발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이들 지역 및 환경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 및 환경정책이 장소 중심적 정책이고 개별 부처 중심적 정책에 기인한다. 또한 인간의 행태가 환경우월적이고 환경지배적 사고에 원인이 있다.

인간과 자연은 서로 독립변수이자 종속변수이고 상호의존적 관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환경결정 또는 공간귀결주의와 공간형성 또는 환경가능주의를 절충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균형잡힌 인간・자연 공생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필자는 인간중심의 사회이론과 자연중심의 환경이론 그리고 정치・행정이론을 결합한 지역융합이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된다. 이제 인간과 자연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순환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일방의 희생 위에서 일방의 성장이 아니라 호혜적이고 공존하는 공생적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이가 곧 주민의 번영과 장소의 번영이고 주민행복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이다.

(사)한국지역균형연구원,
주민이 행복한 지역세상 서문 일부, 이성근교수 컬럼집 1권, 2021. 3. 15/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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