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불확실성과 위기의 시대이다. 이와 같은 시대에는 사회 전 분야에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먼저 공공부문에서 일어나야 한다.
우리 국민은 세계 어느 국민 보다 탁월하다. 최근 공공부문에 우수한 많은 청년 엘리트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을 변화와 혁신의 역군으로 활용하여 국가개조의 에너지원으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 전 분야에 변화와 혁신을 확산하여 국가개조를 완성해야 한다.
필자는 새로운 국가개조가 유능한 정부를 만들고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또한 국가개조는 새로운 국민변혁(변화와혁신)운동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서는 변혁의 시대에 국가개조의 한 대안으로 먼저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소명의식과 시대정신에 맞는 보편타당한 가치관에 대해 논의해 본다.
필자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 혁신컨설팅 단장으로 일한 적이 있고, 당시 몇몇 컨설팅 위원들과 담당 공무원들이 함께 지방행정혁신 컨설팅 길잡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집필하기도 하였다.
최근 우리 사회는 국가개조에 대한 관심이 많다. 국가개조는 다양한 접근방법의 논의가 가능하다. 구성원의 지위와 역할을 재구조화하는 사회구조 기능론적 접근과 경제적 효율성을 지향하는 사회시스템적 접근이 있다. 이들 접근은 국가조직과 시스템의 재설계이고 국정프레임의 개조다.
필자는 국가개조의 대안적 접근으로 공무원의 국가적 책무성과 소명의식, 그리고 21세기 미래 시대정신에 맞는 범우주적 보편타당한 가치관의 형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대 중국 철학자들은 자연을 지배하는 원리를 탐구하여 인간의 본성을 이해했다고 한다. 물은 그러한 자연현상 가운데 중요한 하나이다. 실제로 물은 사회적 윤리적 가치구조의 근간인 개념 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은유로 사용되었다.
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원리는 소통, 순환, 생명, 평등, 투명, 융합의 여섯 가지 요소이다. 필자는 이가 이 시대의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소명의식이자 보편타당한 가치관이라 생각한다.
여기서는 물(H2O)의 원리를 통해 공무원이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 소명의식과 보편타당한 가치관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첫째, 소통을 잘하는 공무원이다. 소통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상호 의견수렴과 설득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중요하다. 소통이 잘되는 사회는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고 서로 다른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키우는 다양성과 존중의 문화를 갖고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둘째, 순환형 사회를 견인하는 공무원이다. 순환형 사회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상호작용과 지속가능성을 이루는 사회이다. 순환형 사회의 건설은 도시를 중심으로 한 고도성장의 결과 낙후된 농촌과의 관계회복이라는 점에서 현대 지역사회의 중요한 화두이다. 공무원은 개인, 가정, 직장, 지역사회, 국가, 글로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어떠한 형태의 순환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파악하고 설계하며 실천해야 한다.
셋째, 생명의 존엄성을 행정의 최우선적 가치로 삼는 공무원이다. 우리 사회는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풍조로 인해 무수히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생명사회는 궁극적으로 환경과 경제와 균형발전의 조화를 의미한다. 또한 이는 녹색사회와 녹색성장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생명사회를 효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녹색경제의 기반 조성,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관리, 녹색지역화를 위한 그린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고, 이에 대한 공무원의 가치관 형성과 함께 그 역할이 중요하다.
넷째, 평등하고 공정한 행정으로 신뢰받는 공무원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는 법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기회가 균등히 보장되는 사회, 실력으로 평가받는 사회, 차별과 배제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의미한다.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는데 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섯째, 투명하고 일관성있는 공무원이다. 공직자에게 투명성과 일관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고, 국가적으로는 예산집행과 제도수행의 효과성과 만족성을 높인다는 의미이다. 궁극적으로 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공유와 협업시대에 융합행정을 선도하는 공무원이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융합과 관용의 정신은 새로운 사회로의 도약과 미래 지역사회를 위한 실행전략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창조적인 융합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공동생산, 그리고 다양한 지역사회를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공무원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상에서 국가개조의 대안적 접근으로 공무원의 소명의식과 범우주적 보편타당한 가치관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공무원 개개인의 소명의식과 보편타당한 가치관 형성에 대한 핵심역량을 측정하고, 부족한 역량부문은 맞춤형 교육을 통해 함양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 국가개조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일보, 2014.7.8/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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