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회에서 남자는 바깥 일을 주로 하는 바깥 양반이고 여자는 가정 일을 주로 하는 안주인으로 불렀고 가정은 여성의 역할이 중심이었다.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한국은 현모양처, 일본은 양처현모, 중국은 현처양모로 불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양성평등으로 현모양처 못지않게 현부양부가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
남남인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어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며 평생을 함께 지내면서 무수히 많은 희노애락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결혼하면서 부부의 호칭을 흔히 '당신', '자기', '여보'라고 부른다. 이는 서로에게 자신과 같고 보물과 같이 소중하다는 말이 된다. 또한 남녀가 결혼하면 서로에게 배우자 즉, 자신의 반쪽이 된다.
필자는 평생 교수직분에서 제자들로부터 결혼주례 부탁을 받고 주례사를 많이 한 편이다. 주례를 설 때마다 가정생활과 부부관계에 대하여 생각하고 반성도 하였다. 그러나 필자는 정작 제자들에게 들려준 주례사대로 실천하지 못하였다.
필자가 주로 사용한 주례사의 키워드는 세 가지이다.
하나는 "가정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 There is no place like a home."는 서양속담이다. 필자가 이 속담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릴적부터 부모님과 가정의 가치가 다른 무엇보다 소중함을 깊히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부부간 상호신뢰와 상호학습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의 하나가 신뢰이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남녀는 결혼과 함께 부부가 되면서 서로에게 '한 쪽편인 배우자/spouse'가 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상대방을 'better half 또는 other half' 라 부른다. 필자는 이 '배우자/ spouse'를 '배우다/learn' 즉, '서로에게 배우자'로 바꿔 상호학습의 필요성을 주례사에 넣어 활용하였다. 부부가 서로에게 배움/학습의 대상이 되면 각자에게 겸손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 하나는 결혼은 인생 '최고/ 최선/ best'의 선택이고, 이 'b/ e/ s/ t' 네 가지를 금과옥조로 잘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여기에서 blessing 은 부부가 됨은 서로에게 축복이고, edifying 은 결혼생활에서 서로에게 격려와 힘이 되는 말을 자주해야 하며, sharing 은 가정의 모든 일에 부부가 공유와 협업이 되어야 하며, touch 는 정신적 신체적 공감과 교감의 사랑이 항상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년 이후 필자는 가정생활과 결혼생활 특히 부부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종종 가진다. 우리는 정년을 하면 대체로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부부관계가 더욱 중요해진다. 따라서 인생 막바지에 행복의 큰 조건의 하나가 원만한 부부관계가 된다. 원만한 부부관계는 서로에게 따뜻하고 의지가 되는 편안한 관계이다.
필자가 소망하는 노년기의 우리 부부의 모습을 그려본다.
첫째,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 평생을 함께하는 운명과 숙명의 동행자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둘째,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친구이자 원수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다만 원수의 마음은 작아지고 친구의 마음이 커지기를 바란다.
셋째,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 세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유일한 동거/동숙자로 계속 살아가기를 바란다. 바람직한 것은 젊은 날처럼 함께 기침하면 더더욱 좋을 것이나 희망사항이 되어 아쉽다.
넷째,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 세상에서 가진 모든 것의 공유자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나의 제일의 소망은 우리 부부가 건강공유를 바라나 그것은 불가능하므로 서로가 건강을 제일로 삼고 가정우선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여섯째, 우리 부부가 지금처럼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영향력을 가진 자의 지위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워너메이커는 "인생의 진정한 승리는 아내의 부드러운 미소 속에 숨어 있고 아내와 함께 가는 길이라면 든든한 지원자와 함께 가는 길이며 행복한 가정은 천국의 축소판"이라고 하였다.
이 글을 마치면서 성경의 사랑장으로 불리는 고린도전서 13장을 소개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교만하지 아니하며 13: 4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13: 5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13: 6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13: 7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13: 8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 일은 사랑이라 1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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